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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 "문규현 선배 빈 자리 걱정마세요"


기대주서 복덩이로…공수 쏠쏠한 활약, 팀 연승 도우미

[류한준기자] '지금만 같아라.' 신본기에 대한 롯데 자이언츠 벤치의 바람이다.

신본기는 지난 25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유는 있었다. 전날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주전 유격수 문규현이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문규현은 번트를 시도하다 투구에 오른쪽 검지 손가락을 맞았다. 골절 진단을 받아 최소 2개월 동안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롯데 유격수 자리는 시즌 전부터 김시진 감독의 속을 태웠다.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였던 박기혁은 시즌 개막을 코 앞에 두고 연습경기에서 수비 도중 역시 손가락 골절 부상을 입었다.

걱정과는 달리 문규현이 한층 성숙된 기량으로 유격수 자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그는 수비뿐 아니라 취약점이었던 타격에서도 제몫 이상을 해줬다. 문규현은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58경기에 나와 타율 3할6리를 기록했다. 하위타선에서 그야말로 짭짤한 기여를 해줬던 것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부상이 문규현의 발목을 잡았다. 김시진 감독 입장에선 걱정이 컸다. 수비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지난 시즌부터 박기혁과 문규현의 공백을 잘 메우며 주전 유격수로 나섰던 신본기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본기의 방망이가 믿음을 못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신본기는 이런 걱정을 시원하게 날렸다. 1군 콜업 당일 한화전에서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도움을 줬다. 다음날도 안타를 쳤고 전날에 이어 득점도 2개 올렸다. 연승의 고비였던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는 홈런까지 날리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신본기가 하위타선에서 힘을 내자 롯데 공격력은 배가 됐다. 롯데는 탄력을 받았고 NC와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5연승으로 신바람을 냈다. 2위 NC, 3위 넥센 히어로즈와 승차는 각각 3경기, 2,5경기로 좁혔다. 더욱 중요한 건 5위 두산 베어스와 승차를 3.5경기로 늘린 부분이다. 기세를 몰아 4강권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다.

신본기는 최근 타격 호조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자세를 낮췄다. 안타나 홈런을 쳐도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는 "타격감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고 했다. 1군에 올라온 이유는 분명히 알고 있다. 그는 "(문)규현 선배가 빠진 그 빈자리를 최소화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길게 얘기를 할 이유는 없다. 그라운드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잘 소화하면 된다는 생각뿐이다.

신본기는 1군 콜업 전 퓨처스(2군)리그에서 타율 2할8푼6리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견줘 확실히 더 많은 안타를 치고 있다. 그러나 2군과 1군의 차이는 크다. 신본기도 욕심을 내면 오히려 페이스를 흐트러뜨릴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는 "목표는 딱 한 가지"라며 "팀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매 경기 준비를 잘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발로 나가든 경기 후반 수비 보강을 위해 교체 출전하든 항상 이 다짐을 잊지 않는다.

신본기가 문규현의 공백을 지우는 동안 롯데는 순항하고 있다. 앞으로 순위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이제부터 신본기에게 필요한 건 반짝활약이 아닌 꾸준함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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