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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전 앞둔 세 골키퍼, '조용한 전쟁' 중


고무 밴드 묶고, 이동없이 방어하고, 모든 훈련은 '무실점' 위해

[이성필기자] "스텝 없이 움직인다!"

김봉수 골키퍼 코치의 낮은 음성에 정성룡(수원 삼성), 김승규(울산 현대), 이범영(부산 아이파크) 세 골키퍼는 말없이 움직였다. 이따금 이범영이 "아자! 파이팅!"을 외치는 것을 제외하면 훈련의 긴장감은 높았다.

한국 축구대표팀 홍명보호는 비공개 훈련에 여념이 없다. 14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포스 두 이구아수의 페드로 바소 훈련장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훈련에 집중했다.

비가 잘 오지 않는다는 브라질의 겨울인데 예상과 달리 곳곳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멕시코-카메룬의 A조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린 나타우에는 경기 내내 폭우가 쏟아졌다. 이구아수에 내린 폭우와 양이 비슷했다.

물론 한국-러시아의 1차전이 열리는 쿠이아바의 경우 경기 당일인 18일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예보되어 있지만 혹시 모를 일이다. 쿠이아바는 이구아수와 비슷한 내륙 지역이라 지형적인 영향으로 비가 내릴 수 있다. 적도 부근인 나타우에 비가 내린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당연히 골키퍼들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비가 내리면 볼이 불규칙 바운드가 될 수 있고 또 바운드된 공이 빨라진다. 비가 내리지 않아도 수비수들의 백패스를 받다가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이날 새벽 열린 스페인-네덜란드전에서는 좀처럼 실수하지 않는 스페인의 명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가 볼 컨트롤 실수로 로빈 판 페르시에게 실점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명성에 먹칠을 하기도 했다.

공수 조직력 다지기에 심혈을 기울이는 홍명보호도 골키퍼들이 얼마나 선방을 잘 해주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김봉수 코치는 13일 골키퍼들을 훈련시키며 고무밴드를 몸에 묶게 하고 연신 슈팅을 했다. 높이와 강도를 조절하며 다양한 슈팅을 했다.

골키퍼들은 '으악' 소리를 내며 몸을 날렸다.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에서 가장 작은 볼인 스킬볼(1호볼)로 선방 능력을 키웠다면 브라질에서는 파주 훈련 때 했었던 고무 밴드를 다시 착용했다. 순발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0-4로 패할 때 수비진의 잘못으로 실점하기는 했지만 4실점이나 했다는 점에서 골키퍼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골키퍼들이 더욱 훈련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14일에는 폴대를 가로 세로로 놓고 빠른 움직임으로 볼을 막아내는 훈련에 열을 올렸다. 좁은 폴대 사이를 좀 더 빨리 지나가야 페널티지역 안에서의 혼잡함을 뚫고 방어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훈련이었다. 좌우로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서 김 코치의 볼을 받아내는 훈련을 하는 등 실제 경기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열을 올렸다.

아직 누가 선발 출전할 지는 알 수 없다. 홍명보호의 세 골키퍼는 지금 말없이 그들만의 전쟁을 치르며 다가오는 본선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조이뉴스24 포스 두 이구아수(브라질)=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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