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박기원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이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14 월드리그를 패전으로 시작했다.
한국은 5월 31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런드 에인트호번 인도어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월드리그 E조 첫 상대인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19-25 26-28 23-25)으로 졌다.
문제는 역시 높이였다. 네덜란드의 평균 신장은 2m. 반면 한국은 박철우(삼성화재)를 비롯해 박상하(상무) 하현용(LIG 손해보험) 등 세 선수가 198cm로 키가 가장 컸다. 한국은 블로킹 숫자에서 5-12로 네덜란드에게 밀렸다.
한국이 시도한 공격은 자주 상대의 블로킹에 걸리고 유효블로킹으로 연결됐다. 네덜란드는 타점 높은 공격을 앞세워 한국 수비를 괴롭혔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박 감독은 "전체적으로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연습해왔던 걸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경기 내용이 삐걱댔다. 첫 경기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선수들이 리듬을 제대로 못탔다. 경기 리듬을 못 읽는 느낌"이라고 아쉬워했다.
한국은 몸이 덜 풀린 듯 1세트를 쉽게 내줬다. 1세트 초반 흐름은 좋았다. 5-3으로 앞서가며 기세를 올리는가 했지만 박철우가 시도한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막히면서 역전을 허용, 분위기를 네덜란드에게 내줬다. 박 감독은 13-17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현역 군인으로 복무 중이라 몸이 덜 만들어진 한선수(국방부)까지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2, 3세트는 선전했으나 막판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한국은 2세트 25-25 상황에서 최민호(현대캐피탈)가 시도한 속공이 성공한 것으로 착각하며 상대 선수 몸에 맞고 넘어온 공을 받아내지 못하고 실점했다. 세트 포인트로 갈 수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몰리게 됐다. 결국 네덜란드가 공격에 성공해 2세트도 가져갔다.
3세트에서는 12-8까지 앞서갔지만 상대 추격에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17-18로 역전을 당했다. 22-22로 맞선 상황에서는 네덜란드 세터 니미르 압델 아지즈에게 2단 패스 페인팅을 허용하는 등 집중력이 흔들려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전광인(한국전력)이 팀내 가장 많은 12점으로 분전했고 최민호가 블로킹 3개 포함 10점을 올렸다. 박상하도 7점을 기록했다. 네덜란드는 딕 쿠이가 두 팀 합쳐 최다인 24점으로 맹활약했다. 쿠이는 강서브로 한국의 서브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그는 서브로만 5점을 뽑았고 블로킹도 4개를 잡았다.
한국과 네덜란드의 두 번째 경기는 1일 같은 장소에서 오후 10시에 열린다. 한국은 네덜란드와 2차전이 끝난 뒤 체코로 이동, 월드리그 2주차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한편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포르투갈은 체코를 상대로 첫 승을 신고했다. 포르투갈은 베테랑 센터 조아우 호세가 14점, 알레한드레 페레이라와 발데르 세퀘이라가 35점을 합작하는 활약으로 세트스코어 3-1(25-23 19-25 25-18 25-20)로 이겼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과 금메달을 다툴 후보 중 한 팀인 이란은 이날 A조 첫 경기에서 이탈리아를 맞아 0-3(19-25 22-25 23-25)으로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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