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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민라 2014' 취소 논란…고양시 일방 통보 옳았나


고양문화재단 "손해배상 할 것" vs 민트페이퍼 "일방적 통보 유감"

[장진리기자] 뷰티풀 민트 라이프가 고양시의 일방적인 취소 통보로 개최 하루를 앞두고 공연이 불발됐다.

고양시는 음악 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4(이하 뷰민라 2014)' 개최 하루 전인 지난 25일 공문을 보내 공연 취소를 통보했다.

고양문화재단 측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재단은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의 희생자, 실종자 그리고 그 가족들의 슬픔을 뒤로 한 채 어떤 형태로든 '뷰민라 2014' 정상진행에 협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본 재단은 '뷰민라 2014'의 취소를 통보하니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문제는 고양시가 이번 공연을 주최하는 민트페이퍼 측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연 취소를 통보했다는 데 있다. 고양문화재단은 주최사와 협의 없이 공식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관객들에게 공연 취소를 알렸고, 이후 공문을 보내 민트페이퍼에 공연 협조 불가와 함께 공연 취소를 알린 것.

'뷰민라 2014' 공연 취소를 둘러싼 갈등의 중심에는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가 있다. 각종 공연 등이 취소되는 가운데 '뷰민라 2014'는 '음악으로 위로와 희망의 뜻을 전하고 싶다'는 의지로 떠들썩한 페스티벌 대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공연을 당초 예정대로 열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사고 희생자를 돕기 위한 성금 5천만 원을 고양시 사회복지협의회에 전달했고, 주요 스태프들이 안산에 위치한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공연에 동의했던 고양시는 공연 개최를 하루 앞두고 돌연 입장을 변경, 공연 개최 불가를 통보했다.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밝혀왔던 민트페이퍼 측에는 비상이 걸렸다.

민트페이퍼 측은 고양시에 공문을 보내 "무대 세팅은 물론 리허설에 이르기까지 특별한 제지나 협상 조치가 없었으며, 공연을 앞둔 지 불과 하루도 남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저희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급하게 일방적으로 취소를 통보하고, 고양시청을 통해 업무 조율없이 일방적으로 취소 관련 기사를 배포한 부분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침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고양문화재단은 "공연 취소 통보와 함께 약정서 제 7조(배상 및 책임)에 의거해 배상하도록 하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음악으로 상처받은 대한민국을 위로하겠다는 뜻을 모아 무대에 서기로 했던 아티스트들은 감출 수 없는 서러움을 토로했다. 스윗소로우 성진환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인종차별과 전쟁으로 얼룩진 어두웠던 시절 많은 사람들이 모여 평화를 노래하며 서로를 위로했던 음악 페스티벌의 시작을 기억합니다. 2014년 봄, 이 절망적인 대한민국에서 그래도 우리가 할 일이, 우리가 지켜야 할 자리가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라며 "음악을 업으로 삼은 이후 그 믿음이 오늘처럼 많이 흔들렸던 적이 없네요. 만 하루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어떤 압력에 취소된 뷰티풀 민트 라이프. 견딜 수 없이 슬프고 부끄러운 밤입니다"라고 씁쓸한 속내를 밝혔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아직까지 백여명의 실종자가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한 상황이다. 이번 사고로 인한 국민들의 슬픔을 헤아리겠다는 고양시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공연 개최 불가 통보를 개최 불과 하루 전에 일방적으로 알린 것은 문제점이다.

또한 여러 가지 상황 속에 어렵게 공연 개최를 결정한 주최 측과 공연 참여를 결정한 아티스트, 이들과 함께 하기로 결정한 팬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도 적지 않은 문제다.

데이브레이크 이원석은 "그 어떤 공연보다도 많이 고민하며 준비했던 '뷰민라 2014'. 서로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하며 희망을 노래하고 싶었습니다. 그저 가벼운 딴따라질로 치부되어지는 것에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한 곡, 한 곡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싶었습니다"라며 "오시는 분들도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주최측, 뮤지션, 그리고 관객을 아무 생각없는 사람들로 만드는 이 선택이 과연 옳습니까?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못했기에 지금의 슬픔이 더욱 커지는 것 아닐까요?"라고 꼬집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이미 예정된 공연을 취소할 경우 주최 측의 피해도 문제지만 그 공연과 관련된 업체에까지 피해가 줄줄이 이어진다. 공연 업계의 경우 영세업체가 많아 작은 피해가 줄도산으로까지 이어지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무조건 공연을 취소할 수만은 없는 문제"라며 "공연을 예정대로 여는 것에 대해 고양시는 딴따라들의 가벼운 모임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공연을 연다고 해서 거기에 모인 사람들이 추모, 애도의 뜻이 없겠는가"라고 안타까워했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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