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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 2연패' 문태영, 형과 친정팀 울렸다


문태영, LG 떠난 뒤 2년 연속 우승…문태종은 첫 우승 기회 놓쳐

[정명의기자] 형제 중 웃은 쪽은 동생 문태영(36, 모비스)이었다. 형 문태종(39, LG)은 동생의 우승을 축하해줄 수밖에 없었다. 두 형제 사이에는 창원 LG라는 얄궂은 대상이 끼어 있다.

울산 모비스가 챔프전 2연패에 성공했다. 모비스는 10일 열린 챔프전 6차전에서 창원 LG에 79-76으로 승리하며 최종 전적 4승2패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지난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모비스 우승의 주역은 문태영이었다. 5차전까지 평균 21.6득점 7.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모비스의 3승2패 우세를 이끌었던 문태영은, 이날 6차전에서도 25득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챔프전 상대 팀이 LG라는 점이 문태영에게는 공교로웠다. LG는 문태영이 KBL 리그에 데뷔해 처음 몸담았던 팀. 문태영은 2009~2010시즌을 시작으로 2011~2012시즌까지 세 시즌을 LG에서 뛰었다. 그러나 LG는 문태영이 뛰었던 세 시즌 동안 정규리그 4위, 5위, 7위에 그쳤다.

이후 문태영은 귀화혼혈 선수는 한 팀에서 세 시즌밖에 뛸 수 없다는 KBL의 규정에 따라 지난 시즌부터 팀을 모비스로 옮겼다. 팀을 옮긴 뒤 문태영은 곧바로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지난 시즌 모비스는 챔프전에서 정규시즌 우승팀 서울 SK에 4연승을 거뒀다. 문태영도 4경기 평균 10.5득점 6.8리바운드로 모비스 우승에 힘을 보탰다.

1년 뒤 챔프전에서 문태영은 더욱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했다. 이번 상대는 친형 문태종이 뛰고 있는 친정팀 LG였다. 문태영은 1차전부터 5차전까지 매 경기 20득점 이상(20-23-21-20-24)을 기록하더니 6차전에서도 식지 않는 득점력을 과시하며 챔프전 2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문태영이 팀을 옮긴 뒤 치른 두 시즌을 모두 우승으로 장식한 가운데 그의 형 문태종은 데뷔 첫 우승의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문태종은 문태영보다 1년 늦은 2010~2011년 전자랜드에 입단해 KBL 무대에 데뷔했다. 전자랜드에서 세 시즌을 보낸 문태종은 동생 문태영과 마찬가지로 규정에 의해 올 시즌부터 LG 유니폼을 입었다.

세 시즌 동안 전자랜드를 정규시즌 2위-6위-3위에 올려 놓으며 존재감을 드러낸 문태종의 기량은 LG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올 시즌 LG를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끈 것. 남은 과제는 챔프전에서 승리해 통합 우승을 달성하는 것 뿐이었다.

문태종 역시 1~5차전에서 14-15-25-20-15득점을 올리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6차전에서도 12득점 6리바운드로 그럭저럭 제 몫을 했다. 하지만 LG는 아쉽게 모비스를 넘지 못했다. 문태종도 정규시즌 우승과 챔프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경기 전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내가 보기에는 문태영이 챔프전 들어와서도 형을 의식하는 것 같다"며 "공수에서 전부 나아졌다. 형을 이기려고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과거 자신보다 기량이 뛰어났던 형을 뛰어넘기 위해 문태영이 남다른 각오로 이번 챔프전에 임했다는 뜻. 결국 문태영은 형 문태종을 뛰어넘고 모비스의 우승을 이끌었다.

문태영은 모비스라는 새로운 팀을 만나 챔프전 2연패를 달성했다. 자신의 폭발적인 득점력이 조직력으로 똘똘 뭉친 모비스에 날개를 달아줬다. 그러나 문태영이 내뿜은 빛은 그의 친정팀 LG와 형 문태종에게 그림자를 만들었다. LG도 문태종도 첫 우승이라는 꿈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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