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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영이 밝힌 선방의 비결 '책임감'


결혼한 뒤 아내 내조로 힘 불끈, 김승규 "상대 선방에 자극 받아"

[이성필기자] 축구는 언제나 골을 넣는 공격수들이 조명을 받는다. 그러나 공격수들의 강력한 슈팅이 골키퍼의 멋진 선방에 막히면 시선이 골키퍼에게로 향하기도 한다.

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6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울산 현대의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K리그 득점 1위 김신욱(울산 현대, 5골)과 4위 양동현(부산 아이파크, 3골)이 버티고 있는 팀들간 대결이었지만 이범영(25, 부산 아이파크), 김승규(24, 울산 현대) 두 골키퍼의 선방에 한 골도 터지지 않았다.

이날 이범영과 김승규는 자신에게 온 유효슈팅은 모두 막았다. 이범영이 6개의 유효슈팅 중 5개, 김승규가 7개 모두를 선방했다. 축구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여전히 대표팀 주전 골키퍼를 향해 경쟁하는 가운데서 서로 보는 앞에서 과시한 선방이라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물론 둘의 상황은 다소 다르다. 김승규는 정성룡(수원 삼성)과 대표팀 수문장 1인자 자리를 놓고 경합중이고 이범영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과 세 번째 골키퍼 자리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 각자 6경기를 치른 가운데 김승규가 2실점으로 가장 적고 이범영이 6실점, 정성룡이 8실점을 기록중이다.

이들이 계속 선방하는 장면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승규는 "(이)범영이 형을 보는게 아니라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자극받아 더 선방하려고 한다"라며 경쟁심리가 자신의 발전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물론 팀 경기력에 신경쓰느라 상대의 선방을 제대로 살필 겨를이 없다는 김승규다. 여유가 넘친 김승규는 "리그 경기 때 상대의 슈팅이 별로 오지 않았다. 수비 형들이 잘해서 그런 것 같다"라며 적은 실점의 공을 수비진에 돌렸다.

다음달 12일 대표팀 소집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고 갈 길이 멀다. 정규리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소화해야 한다. 그는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고 한다. 매 경기 집중해 앞으로도 현재의 컨디션을 유지하겠다"라고 전했다.

김승규와 비교해 더 신들린 듯한 선방을 보인 이범영은 "비겨서 아쉽다"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좋은 선방을 통해 무실점을 했는데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흡족함을 나타냈다.

이범영은 지난해 1년간의 교제끝에 결혼하며 유부남의 대열에 합류했다. 가정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이범영에게 생존 의식을 높여주는 계기가 된 모양이다.

그는 "책임감 등 여러가지가 주어진 것 같다. 국가대표에 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 가장이 됐고 팀에도 조금 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경기력이 안정된 것 같다"라고 자신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부인의 내조도 이범영을 웃게 한다. 그는 "식사 문제 등의 조언을 받기도 한다. 경기장도 찾아오는데 응원으로도 큰 힘이 된다"라며 애처가 기질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월드컵 대표팀 선발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부산 김원동 사장은 "(이)범영이가 지난달 그리스 평가전에 뽑히지 않는 뒤 자극을 받은 것이 확실하다. 괜찮냐고 물어봤는데 '리그에서 잘하면 된다'라고 하더라"라고 소개했다. 대표팀에 대한 열망을 느낄 수 있다.

대표팀에서도 주전 골키퍼로 나설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을까. 이범영은 "그런 생각은 안해봤다. (정성룡, 김승규가) 넘을 수 없는 벽은 아니지만 충분히 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인다면 그것에 대한 선택은 감독님이 하시지 않을까 싶다. 조급해하지 않으면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라며 냉정함을 보였다.

울산을 상대하기가 더 쉽다며 여유를 보인 이범영은 "김신욱이 부산의 장신 센터백에 제압을 당했다. 한상운 등도 잘 안다. 다른 팀보다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라고 웃은 뒤 "오늘은 즐겼다. (김)신욱이 형과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같이 생활했고 워낙 잘 알고 있어서 움직임이 파악된다. 일대일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속임수를 써서 막았다"라며 비기를 슬쩍 공개했다.

조이뉴스24 부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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