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실책-13실점' 한화, 씁쓸한 수비 집중력 붕괴

[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가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대패를 당했다. 주전들이 빠진 상황에서 수비 집중력이 붕괴되며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헌납했다.

한화는 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4-13으로 대패를 당했다. 점수 차만 컸던 것이 아니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집중력도 아쉬움을 남겼다.

선발투수 이동걸이 2.1이닝 동안 홈런 2방을 맞는 등 7실점하며 무너져 이기기 힘들었다. 3회까지 스코어가 0-8까지 벌어지자 김응용 감독은 1~3번 타순에 배치됐던 이용규, 정근우, 피에를 모조리 교체했다. 포수도 김민수에서 정범모로 바뀌었다. 주전들의 체력을 안배하고 백업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를 위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조치였다.

그러나 한화는 이후로도 5점을 더 내줬다. 내용이 좋지 못했다. 6회말에는 2사 1,2루에서 조동화의 내야 뜬공을 유격수 송광민과 정근우를 대신해 투입된 2루수 이학준이 겹치며 놓치고 말았다. 한 점을 헌납한 한화는 계속된 2사 2,3루에서 최정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스코어는 0-11이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7회말에는 1사 1루에서 정상호가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렸다. 좌익수 이양기의 송구를 받은 유격수 송광민이 홈 쇄도한 1루 주자 나주환을 잡기 위해 홈으로 공을 뿌렸다. 이번에는 포수 정범모가 공을 뒤로 흘렸다. 나주환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았고, 정상호는 그 사이 3루까지 진루했다.

홈 송구를 뒤로 놓치는 것까지는 이해한다 해도 투수 임기영의 플레이는 아쉬움이 남는다. 홈 송구 시 포수 뒤로 백업을 갔어야 했다. 그러나 임기영은 포수 앞에 서 있다 공이 뒤로 빠지자 그제서야 공을 따라 백네트 쪽으로 향했다. 임기영과 정범모가 한꺼번에 공을 쫓는 웃지 못할 장면이 연출됐다.

결국 한화는 이어지는 1사 3루에서 김성현의 유격수 땅볼로 한 점을 더 헌납, 0-13이라는 다소 민망한 스코어를 만들어줬다. 8회초 상대 실책과 정현석의 투런 홈런 등으로 4점을 만회했으나 위안으로 삼기에는 잃은 점수가 많았고 무너진 수비진이 남긴 아쉬움이 컸다.

이날 한화는 무려 4개의 실책을 범했다. 1회말에는 상대 도루를 저지하기 위한 포수 김민수의 송구가 외야까지 흘렀고, 3회말에는 김회성의 원바운드 송구를 김태균이 뒤로 빠뜨렸다. 그리고 주전들이 빠진 6회말, 7회말에는 다소 김빠지는 실책을 추가했다.

이미 경기가 기운 뒤 투입된 한화 선수들의 플레이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어떤 상황에서든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펼쳐야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 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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