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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스-클레이, 한화의 '잔혹사' 끊을까?


1998년부터 16년간 투수 2명 '동시 성공' 사례 없어

[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까.

한화는 29일 메이저리그 완봉승 경험의 좌완투수 앤드류 앨버스(29)와 총액 8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화는 펠릭스 피에(29), 케일럽 클레이(26)와 함께 올 시즌 뛰게 될 외국인 선수 3명을 확정지었다.

9개 구단 가운데 한화가 가장 늦게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마무리했다. 늦은 만큼 경력은 확실한 선수를 뽑았다. 앨버스는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현역 메이저리거다. 지난해 미네소타 트윈스에서는 10경기에 출전해 2승5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특히 앨버스는 8월13일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9이닝 동안 2피안타 2탈삼진 완봉승을 거두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해가 메이저리그 승격 첫 시즌인데다 나이도 아직 20대라 팀에서는 유망주 대접을 받는 선수다.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한화가 미네소타에 지불한 이적료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완 클레이는 앨버스보다 먼저 한화 유니폼을 입고 이미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있다. 클레이는 1988년생으로 매우 젊은 나이여서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14경기에 등판, 5승2패 평균자책점 2.49로 성적도 좋았다. 제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앨버스와 클레이는 올 시즌 한화 선발진의 중심이 돼야 할 선수들이다. 한화는 두 선수에게 좌-우 에이스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풀타임으로 검증된 선발 투수가 없는 한화이기 때문에 두 외국인의 어깨가 더더욱 무겁다. 마운드만 무게감을 갖춘다면 정근우와 이용규가 한꺼번에 가세한 공격력, 수비력과 함께 한화의 전력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 될 수 있다.

앨버스와 클레이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임무는 한화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어내는 것이다. 한화는 지난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데이비스, 로마이어, 크루즈, 클락 등 수준급 야수들을 선발하는데는 성공했다.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데이비스, 로마이어의 공이 컸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는 그렇지 않았다.

한화가 외국인 투수를 처음 뽑은 것은 지난 2001년. 당시 규정은 3명 보유에 2명 출전이 가능했다. 한화는 재계약한 데이비스와 함께 누네스, 에반스, 리스, 워렌, 윈스턴, 차베스 등 무려 6명의 외국인 선수를 써봤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교체 회수에 제한이 생긴 것에는 2001년 한화의 사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꾸준히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던 한화는 그나마 2007년 좌완 세드릭이 11승(13패)을 거두며 웃을 수 있었다. 2008년부터 2년간 마무리로 활약한 토마스 역시 몇 안되는 성공사례. 2011년 대체 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 지난해까지 활약했던 바티스타도 비교적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한화에서 풀타임 선발로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린 외국인 투수는 아직까지 2007년 세드릭이 유일하다. 토마스와 바티스타(2012년 후반기부터 선발 전환)는 마무리 투수였다. 한화에게 있어 외국인 선수, 특히 선발 투수의 역사는 그야말로 '잔혹사'였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데폴라, 카페얀, 오넬리, 배스, 이브랜드 등 야심차게 영입한 투수들이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을 넘겼다. 올 시즌 선발진의 중심이 돼야 할 앨버스와 클레이에게 거는 한화의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화를 제외하더라도 외국인 투수 2명이 동시에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경우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2명 중 1명만 에이스급 활약을 보여주더라도 성공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만약 2명이 한꺼번에 '특급' 활약을 펼쳐준다면 그 팀은 전력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2009년 KIA 타이거즈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KIA는 로페즈(14승)와 구톰슨(13승)이 27승을 합작했다. 그 결과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뒤 한국시리즈에서도 SK 와이번스를 꺾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2008년 하위권에서 1년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급격한 전력 상승을 경험한 것이다. KIA의 우승에는 외국인 선발 듀오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한화의 외국인 선수 마지막 한 자리가 늦게 정해진 이유는 확실히 전력에 도움이 될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서였다. 외국인 투수만 제 몫을 해준다면 4강 진입도 어렵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행보였다. 최근 5년간 8-8-6-8-9위에 머물며 또 다른 '잔혹사'를 써내려온 한화. 앨버스와 클레이, 두 이방인의 어깨에 올 시즌 한화의 운명이 달려 있다.

◇한화 역대 외국인 선수 명단(괄호 안은 교체 선수)

1998년 부시, 치멜리스

1999년 데이비스, 로마이어

2000년 데이비스, 로마이어

2001년 데이비스, 누네스(리스), 에반스(워렌, 윈스턴, 차베스)

2002년 데이비스, 피코타, 아모리 가르시아(파라)

*2001~2002년 3명 보유 2명 출전

2003년 피코타, 에스트라다(메히아, 기론)

2004년 데이비스, 엔젤(에디 디아즈)

2005년 데이비스, 마크 스미스(브리또)

2006년 데이비스, 클리어

2007년 세드릭, 크루즈

2008년 토마스, 클락

2009년 토마스, 빅터 디아즈(연지)

2010년 데폴라, 카페얀(부에노)

2011년 데폴라(카림 가르시아), 오넬리(바티스타)

2012년 바티스타, 배스(션 헨)

2013년 바티스타, 이브랜드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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