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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의 무능, 韓 배드민턴 간판을 사지로 몰다


행정 실수로 도핑테스트 불응, 이용대 자격정지 1년 징계

[최용재기자]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인 이용대(26, 삼성전기)가 국제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이유는 도핑테스트 회피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이용대가 지난해 3월, 9월, 11월 3차례 도핑테스트를 회피했다며 규정에 따라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린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용대는 1년 동안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올해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도 그래서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이용대와 함께 김기정(24, 삼성전기) 역시 같은 이유로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이용대가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내막을 보면 황당함에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기가 찬다. 이용대는 금지 약물을 복용한 적도 없고, 고의로 도핑테스트를 회피한 적도 없다. 그런데 도핑테스트 회피로 인해 자격 정지를 당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안일한 일처리 때문이었다.

세계반도핑기구 검사관들은 지난해 3월과 11월 태릉선수촌을 방문했으나 이용대는 태릉선수촌에 없었다. 협회의 온라인 보고에서 이용대의 소재지가 태릉으로 돼 있었지만 당시 이용대는 태릉에 없었던 것이다. 검사관들은 허탕을 쳐야 했다. 이용대는 3월에는 전주 대회, 11월에는 코리아 그랑프리에 참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9월에는 협회가 아예 선수 소재지 보고를 온라인으로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용대는 3차례 도핑테스트를 거부한 것으로 처리가 된 것이다.

협회가 제대로 선수 소재지 보고만 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협회의 무능이 만들어낸 웃을 수 없는 촌극이다. 협회는 스스로 한국 배드민턴과 간판스타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데 앞장섰다. 또 협회는 이용대의 아시안게임 출전도 가로막았다. 협회의 역할과 책임을 완벽히 무시한, 그야말로 협회는 이용대를 사지(死地)로 몰아넣고 말았다.

협회는 28일 오후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마치 선수들이 금지 약물을 오남용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용대, 김기정 선수는 어떠한 금지 약물도 복용하지 않았고, 도핑 테스트를 거부하거나 고의적으로 회피한 적이 없다"며 협회의 행정 처리 부실로 벌어진 일이라 뒤늦게 해명했다.

이어 "해당 선수와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규정 위반과 관련한 사실관계와 관련 규정의 적용과정 등 모든 것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법규상 정당한 항소 절차를 통해 이번 조치가 과도하고 부당한 것임을 입증하고 선수와 협회의 명예 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하겠다고 했다.

이미 때늦은 일이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났다. 협회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무지한 일을 저질렀다. 이번 일로 인해 이용대의 미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협회의 무능으로 인해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이 위기에 몰렸다. 대한배민턴협회는 선수를 관리하고 지원하는 곳이 아니라 선수를 망치는 곳으로 전락했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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