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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 끊겠다' 박기원 감독, 이란전 벼른다


친분 있는 벨라스코 감독과 자존심 걸린 맞대결…이란 첫 경기 관전

[류한준기자]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기원 감독은 이란배구와 인연이 깊다. 박 감독은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이란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박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이란 배구는 아시아에서 변방에 속했다. 선수들의 체격조건은 유럽팀들과 견줘 밀리지 않았지만 아시아에서는 늘 한국, 중국, 일본의 밑에 위치해 있었다.

그런 이란대표팀의 성장을 박 감독이 도왔다. 박 감독이 이란 대표팀을 맡은 뒤 2002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은메달과 아시아선수권대회 3위를 차지했다. 이 때부터 이란 배구는 기지개를 켰다.

이란배구협회는 박 감독이 한국으로 유턴하자 세르비아 출신 명장 조란 가이치 감독을 데려왔다. 하지만 영입 효과가 크게 없자 자국 감독인 후세인 마다니를 대표팀 사령탑에 앉혔다가 다시 세계적인 명장으로 꼽히는 훌리오 벨라스코(이르헨티나) 감독을 데려와 팀을 맡겼다.

벨라스코 감독이 팀을 맡은 뒤 이란은 아시아 정상을 차지했다. 직전 대회인 2011년 아시아선수권이었다.

박기원 감독은 벨라스코 감독과도 막역한 사이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승자가 있다면 패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박 감독은 2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함만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제17회 아사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 C조 1차전 이란과 카자흐스탄 경기를 직접 현장에서 지켜봤다.

박 감독은 "자존심이 걸려있다"며 "이번 대회에서 이란전 연패 사슬을 반드시 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박 감독은 예정된 대표팀 훈련 시간보다 2시간 먼저 숙소를 떠났다. 이란의 첫 경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과 함께 F조에 속했다. 이란과 조가 달라 당장 만날 일은 없다. 그러나 조 1, 2위 팀이 오르는 16강전이 다시 조별리그제로 치러지기 때문에 이란이 속한 C조 팀과 한데 묶일 가능성이 높다. C조 1위가 확실한 이란은 16강 리그전에서 한국을 만난다.

한국은 역대 상대 전적에서 이란에게 12승 6패로 앞서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치른 맞대결에서는 내리 5연패를 당하고 있다. 박 감독도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이후 지난 아시아선수권대회부터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세계예선전까지 이란을 만나 모두 덜미를 잡혔다.

이날 이란은 카자흐스탄에게 3-0으로 완승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보다 이란의 실력이 더 늘었다"며 "리시브와 연타 능력이 좋아졌다. 반면 범실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이란은 신장·서브·공격 등에서 우리보다 한 수 위에 있다"면서 "하지만 수비와 경기 운영은 우리가 낫다. 자존심이 걸려 있는 경기인 만큼 무조건 이겨서 연패의 사슬을 끊겠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박 감독은 "내가 이란을 맡았었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느냐"며 "팀을 옮기면 옛 일은 모두 잊어야 한다. 이란 선수들은 다혈질이다. 한 번 페이스를 잃으면 한꺼번에 팀이 흔들리는 약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회조직위원회는 이날 각팀 단장·감독·팀닥터 등이 모인 가운데 '제너럴미팅'을 열었다. 대회 최종 참가국 숫자가 조정됐다. 당초 24개국에서 21개국으로 줄었다. 요르단, 인도네시아, 파키스탄이 불참을 통보했다.

조별리그 조편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당초 A조에 속해 있던 요르단과 인도네시아가 모두 빠지고 G조에 있던 우즈베키스탄이 A조로 자리를 옮겼다. H조에서는 파키스탄이 제외되고 레바논과 태국이 남았다. 이런 이유로 A조(아랍에미리트, 우즈베키스탄) G조(인도, 카타르) H조(레바논·태국)는 조별리그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16강 진출이 확정됐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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