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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아픔 딛고 무대로 "음악이 힐링이다"(인터뷰)


[이미영기자] 가수는 노래할 때가 가장 예쁘다.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난다. 다시 돌아온 알리의 무대가 반가운 것도 그 때문이다.

알리가 두번째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정규 1집 이후 13개월 만이며, 자작곡 '나영이' 논란과 힘겨웠던 과거 고백 이후의 첫 공식활동이다. 많은 위로를 받았고 상처를 치유했던 지난 시간, 그래서 그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 진심을 다해 노래하는 가수 알리로 돌아왔다.

알리는 "공백 기간 동안 대상 포진도 걸렸고, 불면증에 시달렸다. 이명현상이 오면서 음이탈도 아닌, 정체불명의 이상한 소리를 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힘들었던 그 시간, 알리는 오롯이 음악에만 파묻혔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음악 밖에 없었다.

"여가수들은 자기 자신을 꾸민다든지, 여행을 다니거나 취미 생활을 한다든지 시선을 분산 시키는 데 반해 저는 스트레스도 노래로 풀었어요. 여행을 가서 사진을 봐도 내 재킷에 쓰면 좋겠다, 영화를 봐도 내 가사로 쓰면 좋겠다고 했었죠. 음악과 제 자신을 대입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지난해 '불후의 명곡'을 만나서 비로소 알게 된 것 같아요. 무대를 통해 저를 표출해 왔는데, 그것을 펼치지 못하니까 그랬던 것 같아요."

이십대의 막바지, 음악에 매달리며 보냈다. 새 앨범 아이디어를 내고 작곡가들과 작업하느라 매일 밤을 새고 새벽이나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을 정도. 알리는 "준비하는 기간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 전에도 항상 제 앨범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어요. 오히려 너무 드러내면 역효과가 날 수 있어서 제 솔로 앨범을 낼 때까지 기다렸죠. 이번 앨범을 위해 받은 곡만 100여곡인데 선택하느라 정말 고심했죠. 너무 준비를 많이 해서 이번 앨범에 들어가지 못한 작곡가들에게 너무 미안해요. 힙합, 발라드, 재즈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소질 있는 분들과 작업했는데 다 담진 못했죠. 그 곡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빛을 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치열한 곡 선정 과정 속에서 알리의 자작곡 '이기적이야'도 선택 받았다. 알리는 "겨우 살아남은 곡"이라며 "제 음악적 성향이 마니아적인 부분이 있어 제 곡에 무한신뢰를 할 수는 없다. '이기적이야'는 국악에서 멜로디가 접목된 듯한 실험적인 곡인데, 회사분들이 믿어주셨다"고 웃었다.

알리는 앨범 수록곡을 세세하게 설명했다. 타이틀곡 '지우개'는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해 아파하는 여성의 마음을 섬세하게 표현한 애절한 발라드로, 기교를 빼고 가사를 곱씹으며 불렀다. 알리는 "사람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속사 신인 아이돌 씨클라운의 강준과 함께 부른 '눈물이 흘려버렸어'를 소개하며 "아이돌과 작업하며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했다. 휘성이 군대 가기 전 작업한 "'말돌리지마'는 휘성의 창법을 녹여 부른 노래라며 그와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앨범을 소개하는 알리의 표정이 즐거워보였다. 한 장의 앨범을 손에 쥐기까지 얼마나 즐겁게, 또 성실하게 참여했는지 고스란히 묻어났다.

알리는 "앨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내 색깔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어 좋다. 반면 너무 많이 제 것을 고집하면 다른 분들과 충돌이 있을 수 있을 수 있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 점에서 박진영 선배님이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알리는 지난해 힘겨운 시간을 이겨낸 후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굴곡 있는 인생이었는데 많은 위로를 받으며 치유했어요. 그래서인지 소수의 혹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제가 노래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난 것 같아요. 제 음악으로 치유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도 생겼죠. 많은 분들이 SNS로 많은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답은 잘 안해도 다 보고 있어요. 보이지 않는 힘 때문에 움직이고 있죠."

알리는 노래의 진심을 믿는 가수다. 과거 발표한 '365일'은 가사를 이해하기 위해 공책에 가사를 100번을 쓴 일화도 있다. "가사를 내 것으로 소화해야 노래할 수 있다"는 알리는 "그래서 내 노래에는 거짓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최근 '불후의 명곡' 인순이 편에서 부른 '아버지'도 그랬다.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아 진심으로 부른 노래에 동료 가수들도, 방청객들도 눈물을 보였다.

"산전수전 다 겪은 어르신들이 '불후의 명곡'에 오셔서 제 음악을 응원해 주셨는데 기분이 묘했어요. '내가 진짜 노래를 잘하고 있는 건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나중에는 믿기로 했어요. 그 분들이 느끼시는 것이 제 목소리 안에 있다고 말이죠."

사실 요즘 노래는 빠른 유행가 같다. 곡이 차트에 머무는 기간도 짧고, 사람들은 금세 또다른 신곡에 열광한다. 알리는 "삶이 힘드니까 가볍고 웃고 즐길 수 있는 것을 지향하는 것 같다. 그러나 잠재적으로 노래는 삶에서 감동을 받는 순간 함께 하는 힘이 있다. 그런 부분들을 채워넣을 때 보탬이 되는 보컬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질리지 않는 음악, 좋은 음악으로 오래 오래 만나고 싶어요. 진심을 담으면 그 노래는 언젠가 통하지 않을까요."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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