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 "하정우·전지현, 실제 부부처럼 지냈다"

[권혜림기자] 영화 '베를린'으로 관객을 찾는 류승완 감독이 극 중 부부 연기를 펼친 하정우와 전지현에 고마움을 전했다.

21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베를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류승완 감독은 "영화 속에서 남녀 관계를 전면에 드러내는 것이 처음이라 배우들에게 맡겼다"며 "배우들이 잘 했다"고 호평했다.

주연 배우 하정우와 전지현은 극 중 북한 출신의 부부로 등장한다. 전지현은 북한 대사관 통역관 연정희로, 하정우는 그의 남편이자 비밀 요원 표종성으로 분했다. 연정희는 동명수(류승범 분)에 의해 믿었던 남편마저 흔들리기 시작하자 그 누구도 신뢰할 수 없게 되는 인물. 이에 부부 사이의 믿음 역시 흔들리기 시작한다.

류승완 감독은 "항상 가까이 있어 오히려 묻혔던 관계, 후회하는 순간 너무 늦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의도를 알렸다. 이어 "두 배우들이 후반에는 실제 부부처럼 거의 현장에서 지냈다"며 "그래서 두 배우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하정우는 북한 출신 요원을 연기하기 위해 애쓴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그들이 어떤 교육을 받고, 북한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고 해외에 나오게 되는지, 그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 많이 들었다"며 "그러면서 표종성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에 대해, 아내를 두고 위장 부부처럼 살아가게 되는 전반적인 이야기들과 관련한 사례들을 들었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자료나 다큐멘터리가 없어 어느 정도까지만 소개돼 있었다. 한계가 있었다"며 "자료를 찾는 데 애먹었다. (북한) 출신자들에게 말로 전해듣고 캐릭터를 구축하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베를린'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표적이 된 비밀 요원들의 미션을 그린다. 하정우·한석규·류승범·전지현 등 충무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액션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 온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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