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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애연 "뺨 세 대 맞고 귀 빨개진 김성민에 미안"(인터뷰)


JTBC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혜진 役

[권혜림기자] JTBC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는 그야말로 '체감 인기'가 남다른 드라마다. 결혼과 이혼을 그리는 현실적인 시각과 공감 만점 에피소드들은 주인공 자매인 혜진(정애연 분)·혜윤(정소민 분), 그리고 이들의 어머니 들자(이미숙 분)의 일상을 통해 생생하게 살아난다.

배우 정애연은 극 중 자매의 맏이이자 남편 도현(김성민 분)과 이혼을 앞둔 혜진을 연기한다. 간호조무사로 일하던 혜진은 유부남 병원 원장 도현과 얽혀 그와 떳떳하지 못한 결혼 생활을 시작하지만 온 마음을 다해 내조를 한다. 그러나 '제 버릇 남 못 준다'는 말처럼 도현은 또 다시 한눈을 팔고, 급기야 혜진과 이혼 소송까지 벌인다.

도현의 만행을 보는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은 분노 그 자체다. 젊고 어린 모델과 바람을 피우면서도 떳떳함을 잃지 않는 그의 모습, "돈을 주기 싫어 이혼을 못 하겠다"고 버티는 모양새는 특히 그럴만 했다. 물론 혜진 역시 도현의 가정을 깨고 결혼한 처지이지만, 그는 뒤늦게 도현의 전 부인이 겪었을 상처를 떠올리고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는 상황. 그러나 "내 안에 짐승이 있다"는 도현의 삶의 방식은 도무지 바뀔 줄을 모른다.

지난 10일 조이뉴스24와 만난 정애연은 혜진에 감정을 이입한 시청자들로부터 드라마의 체감 인기를 한껏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미용실이나 식당에서 뵙는 아주머니들이 '이혼 대체 언제 하냐'며 물어오시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물이 오른 미모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정애연은 지난 2009년 배우 김진근과 결혼해 아들 하나를 둔 어머니다. 남편의 바람기로 마음 고생을 한다는 점만 빼면 극 중 혜진과 정애연의 삶에도 꽤 많은 접점이 있다.

"혜진의 입장에 몰입하기는 쉬웠어요.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는 설정만 빼면 아들이 하나 있는 것도, 극 중 나이도, 성격도 비슷해요. 실제로 저는 막내지만 혜진이가 어머니를 남다르게 생각하는 느낌 등이 많이 와 닿았어요."

아버지가 부재한 가정에서 동생을 보살피며 일찍 철이 든 혜진은 어머니 들자에게 남다른 애정이 있다. 정애연은 "저 역시 어머니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다"며 "극 중에서도 들자에 대한 혜진의 마음이 따뜻하게 표현돼 좋았다"고 말했다. "과거 연극 '국화꽃 향기'에서 어머니와 통화하는 장면을 연기하면서도 참 애잔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혜진은 과거 한 가정을 깨고 사랑을 얻는 데 성공했지만 이제 남편에게 등장한 새로운 여성으로부터 모종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 처했다. 정애연은 "혜진이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도현을 통해 해소하려 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보살핌을 받아본 적 없는 혜진도 누군가로부터 돌봄을 받고 싶었을 것"이라며 "애정결핍에서 시작된 사랑이 아닐까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알렸다.

"혜진의 사랑을 극 중 혜윤의 애인 정훈(성준 역)의 사랑과 비교해보면 명확한 것 같아요. 헤어지자는 혜윤의 말을 어른스럽게 받아들이는 정훈을 보니, 성장 과정에서 충만한 사랑을 받고 자란 덕에 건강한 연애를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었어요. 그런 면에서, 엉뚱한 사람과 사랑에 빠진 혜진이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우결수'는 혜진과 도현의 이혼을 통해 가사 노동과 성별 분업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할 거리를 던진다. 극 중 혜진은 도현을 충실하게 내조해 그의 병원 수익이 세 배나 느는 데에 일조했다고 자신하지만 도현과 이혼 사무관의 입장은 냉정하기만 하다.

풍족한 생활비를 받으며 살림을 했던 혜진의 사례는 펑범한 여성들과 비교해 결코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 그러나 수치화되지 않은 형태의 가사 노동이 이혼 시 가정 주부였던 여성에게 한없이 불리해질 수 있음은 혜진의 사례에서도 우회적으로 드러난다.

"저도 연기를 쉴 때 집안일을 하면, 그 양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남편들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모든 와이프들이 집안일에 매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문제겠죠. 이번에 이혼을 앞둔 혜진을 연기하면서, 이혼 사례를 많이 찾아보기도 했어요."

극이 중반을 향해 갈수록 혜진은 고분고분했던 아내의 얼굴을 벗고 '할 말은 하는' 당당한 여성의 면모를 드러낸다. 최근 방영분에선 유독 도현 역을 맡은 김성민을 때리는 장면이 많았다. 정애연은 "이제 선수가 된 것 같다"며 장난스럽게 웃어보였다.

"처음에 때릴 때 '딱' 소리가 나야 하더라고요. 그 뒤에 몇 번을 연습했어요. 두 번 때리고 나서 세 번째인가 오케이 됐는데, (김)성민 오빠가 '야, 가짜로 때린다며'라고…(웃음) 세 대 때렸는데 귀가 빨개지셨더라고요. 감독님도 '어떡하냐'고 웃고 계시더라고요. 이 자리를 빌어 남도현 씨께 사죄합니다.(웃음)"

김성민과 정애연의 연기 호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MBC 드라마 '비포앤애프터 성형외과'에서 의사와 코디네이터 역으로 함께 연기했던 것. 두 사람은 흥미롭게도 다시 성형외과 의사와 간호 조무사 출신 아내로 만나게 됐다. 워낙 가까워진 둘은 촬영장에서 서로를 "여보"로 지칭하며 장난을 칠 정도의 사이가 됐다.

1982년생, 지난 2003년 영화 '여섯개의 시선'에서 박광수 감독의 단편 '얼굴값'으로 연기를 시작한 정애연은 어느새 현장에 가면 '언니, 누나' 소리를 듣는 나이가 됐다. 그 사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얻은 정애연은 데뷔 초에 비해 한결 부드러워진 인상을 갖게 됐다. 그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다 보니 인상이 변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주로 세련되고 도도한, 도시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연기했던 정애연이지만 '우결수'에서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혜진 역시 멋드러진 외모를 자랑하는 인물이지만, 한없이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캐릭터라는 점이 이전의 인물들과 궤를 달리 한다.

"결혼 전에는 차가운 이미지의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어요. 아이를 낳자마자 연극 등 네 작품을 연달아 했는데, 그러면서 결혼과 출산이 연기에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이를 낳고 얼굴 선이 부드러워졌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요. 삶의 또 다른 세계가 열린 기분이예요.(웃음)"

정애연은 TV 드라마나 영화 외에, 연극 무대에서도 꾸준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국화꽃 향기'와 '버자이너 모놀로그'로 무대를 누볐던 그는 "연극이 정말 좋다"며 "연극은 대본이 나와 있는 상태에서 한 달 혹은 한 달 반 동안 연습을 하며 찾아낼 수 있는 것들이 무척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과정 덕에 연기가 나아질 수 있는 것 같다"며 "관객과 바로 소통하면서 내가 깨우치고 얻어갈 수 있는 것이 많다"고도 덧붙였다.

정애연과 이미숙·정소민·성준·김성민·최화정 등이 출연하는 '우결수'는 매주 월·화요일 9시 50분에 방송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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