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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두산, '절반의 성공'으로 시즌 마감


[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가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에 1승 3패로 밀려 탈락하며 올 시즌을 마감했다.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라 '가을 야구'를 다시 경험한 점, 지난해 감독 사퇴 파동으로 뒤숭숭했던 분위기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나름 만족할 수 있는 성적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고비를 또 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두산의 올 시즌을 규정하는 단어는 '반쪽 야구'다. 투수진이 몰라보게 안정되며 매 경기 승리 가능성을 드높여준 점은 분명 성공적이다. 특히 니퍼트-김선우-노경은-이용찬-김승회로 이어진 선발 로테이션은 8개 구단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시즌 중반 셋업맨에서 선발투수로 전환한 노경은은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고, 2년 전 마무리로 뛰었던 이용찬은 선발 투수로 입지를 완전히 다졌다. 그간 가능성만 인정 받았던 김승회 역시 5선발 역할을 소금처럼 소화해줬다.

팀 평균자책점 3위(3.59)를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지난해 무너졌던 불펜도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비록 포스트시즌에선 기대이 못미쳤지만 홍상삼의 재발견은 큰 수확이다. 경기 후반 등판해 1∼2이닝을 철통처럼 틀어막으며 올 시즌 최고 셋업맨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홍상삼과 마무리 스캇 프록터 콤비는 경기 후반을 안정적으로 틀어막았다. 두산이 경기 운영을 수월하게 가져갈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였다.

선발로테이션을 새롭게 정립하고, 불펜의 필승조를 발견해낸 점은 분명 수확이다. 지난 겨울 새로 부임한 김진욱 감독과 정명원 투수코치가 세운 가장 큰 공으로 꼽힌다.

문제는 공격이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전반적으로 투고타저 현상이 기승을 부렸다. 투수들이 활개를 친 반면 타자들은 제대로 기를 펴지 못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도 두산 타선의 무기력증은 심각했다. 팀타율 3위(0.260)로 외형만 괜찮았을 뿐 출루율(0.321) 최하위에 장타율(0.350) 7위에 불과했다.

타선의 파워 부족 현상이 무엇보다 극심했다. 팀홈런(59개, 7위)이 2년 전 149개에서 40% 수준으로 급감했다. 확실한 중심타자 부재와 전반적인 타격 철학의 변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탓에 가장 중요한 공격지표인 득점에서 두산은 530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 부문 최하위 한화(509개)와 큰 차이가 없었다.

긍정적인 점은 신예 4번타자 윤석민의 발굴이다. '차세대 4번타자'로 오랫동안 기대 받아온 윤석민은 팀내 유일한 두자릿수 홈런(10개)을 기록했다. 시즌 후반 4번타로 자리를 굳힌 그의 존재 덕분에 두산은 '김동주 이후'에 대한 대안을 마련한 셈이다. 윤석민 외에도 최주환, 허경민, 최재훈, 김재호 등 신예들이 1군 멤버로 자리를 잡은 점, 민병헌 등 군제대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합류한 점도 일단 내년 시즌 전망을 밝힐 수 있는 요소다.

두산의 전력은 개막 전 4위 정도의 수준으로 평가 받았다. 시즌을 모두 마친 현재 결과는 전반적인 야구판의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가을 야구' 단골 손님 자리를 되찾은 점은 두산으로서 분명 성공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투자 및 신예 발굴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정상에는 못 오르는 중위권 팀'으로 굳어질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가을 잔치 자리를 일찍 떠난 두산은 일단 휴식을 취한 뒤 내년 시즌 전력 보강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기나긴 시즌을 마친 곰 군단이 이제 '겨울나기' 준비에 들어간다.

조이뉴스24 부산=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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