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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훈 "나까지 무너지면 감독님 마음은…"


[한상숙기자] "겨우 한 경기 던진 건데요…" 유동훈(KIA)은 쑥스럽게 웃었다. 그의 말대로 한 경기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동훈의 호투로 팀은 4연패를 마감할 수 있었고, 든든한 마무리 투수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달 28일 잠실 두산전이었다. 8회말, 바뀐 투수 김희걸이 첫 타자 이원석에게 좌월 솔로포를 허용한 뒤 곧바로 유동훈으로 교체됐다. KIA가 9-8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상황. 유동훈은 2이닝 동안 단 1안타만 허용하고 4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자칫 5연패를 당할 수도 있었던 위기에서 보여준 유동훈의 호투는 단비와도 같았다. 특히 심동섭, 손영민, 박지훈, 김희걸 등 불펜진들이 모두 부진한 상황이라 유동훈의 이날 활약은 더욱 값졌다.

유동훈은 올 시즌 6경기서 2세이브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중이다.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마무리 한기주의 자리를 유동훈이 책임지고 있다. 유동훈은 "팀 불펜 투수들이 안 좋다. 나도 사람이다 보니, 안 좋은 상황에서 투입될 때면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긴장하지 않고 등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28일 경기 상황도 그랬다. 유동훈은 "1점 차 승부였다. 잡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곧 평정심을 찾았다. '한 타자만 집중하자'는 생각을 했다. 마운드에서 팔을 푸는데 볼이 괜찮더라. 홈이 가깝게 느껴졌다. 첫 타자 임재철을 삼진으로 잡고 자신감이 올라갔다. 내 볼을 믿고 던졌다. '칠 테면 쳐봐라'하는 마음이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 다행이다"라고 돌아봤다.

유동훈은 "나까지 무너지면 감독님 마음이 어땠겠나"라며 걱정했다.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5.59로 최하위다. 선발진은 4.72로 그나마 좀 낫지만, 구원진 평균자책점은 무려 7.05에 이른다.

유동훈은 "(한)기주가 돌아오기 전까지 마무리를 맡아야 할 것 같다. 이후에는 7, 8회에 나가지 않겠나. 마무리는 정말 매력적인 보직이다. 경기를 내 손으로 매조지한다는 것 자체가 멋진 일이다. 기주가 오기 전까지는 내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싶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2009년이 떠올랐다. 당시 유동훈은 평균자책점 0.53과 22세이브를 따내며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바지했다. 유동훈은 "2009년 기억은 지워달라"며 웃은 뒤 "이제 새로운 꿈을 향해 뛴다. 가장 큰 목표는 블론세이브를 없애는 것이다. 또 세이브와 홀드를 총 20개 이상 올리고 싶다. 방어율은 2점대 초반을 넘기지 않겠다"며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밝혔다.

유동훈의 호투 뒤에는 든든한 지원자가 있었다. 바로 부인 김윤영(32) 씨다. 교사인 김 씨는 유동훈에게 "내가 먹여살릴 테니 즐기면서 해"라며 애교 섞인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유동훈은 "아내가 내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많이 노력한다. 든든한 가장이 되겠다"며 다시 한 번 주먹을 불끈 쥐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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