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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닝요의 따뜻한 편지, 부리람전 승리의 비타민으로!


[이성필기자] K리그 외국인 선수들은 팀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수원 삼성만 해도 라돈치치, 스테보, 에벨톤C가 시즌 전체 9골 중 7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주도하고 있다.

팀 내 비중이 크다 보니 선수들의 태도가 거만해지는 경우도 있다. 라돈치치의 경우 인천 유나이티드와 성남 일화에서 뛸 때 다루기 힘든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수원으로 이적 후 온순한 양으로 변신해 착실하게 선수 생활에 집중하고 있다.

전북의 에닝요도 비슷하다. 입단 초기 잦은 흥분으로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도 아쉬움을 남겼다. 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동료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K리그 경력이 쌓이면서 팀플레이의 맛을 알았고 이젠 전북에 대한 애정으로 중무장했다.

지난 4일 전북이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원정경기서 2-0 승리로 반전의 계기를 만든 과정에는 에닝요의 숨은 공이 컸다.

전북은 1, 2차전에서 광저우 헝다(중국), 가시와 레이솔(일본)에 모두 1-5로 대패하며 큰 충격을 받았다. 지난해 준우승팀의 기억은 온데간데 없었다. 아시아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칭송받던 에닝요도 상대한 팀들에 속한 용병들과 비교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에닝요는 흔들리지 않고 팀만 생각했다. 부리람전을 앞두고 에닝요는 처져 있던 전북 선수단을 깨웠다.

한글 사용이 힘든 에닝요는 포르투갈어로 작성한 편지를 한국의 지인에게 번역을 부탁했다. 이를 다시 받은 에닝요는 꾹꾹 숨겼다가 경기를 앞두고 인쇄해 선수들에게 모두 전달했다.

편지에는 지난 패배들을 모두 잊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말로 가득했다. 전북이 지난해 K리그 챔피언임을 잊지 말자는 것, 그는 "이미 일어난 일들은 되돌릴 수가 없다. 하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라고 진심을 담은 말로 동료의 마음을 흔들었다.

특히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호주 출신의 희망 전도사 닉 부이치치의 말을 인용, "지금 당신은 힘든 시간을 맞이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날 힘이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내 친구여, 나도 그 느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인생은 쉽지가 않네요. 하지만 적들을 극복하고 나면, 우리는 강해지고,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에 감사할 것입니다"라며 가슴을 울리는 편지를 썼다.

전북 관계자는 "선수들 모두 예상치 못한 에닝요의 편지에 많이 놀랐다. 그렇지만, 편지에 감동했고 이것이 승리로 이어지는 데 큰 역할을 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야말로 전북을 일으켜 세운 에닝요의 짧지만 강한 편지 한 통이었다.

에닝요가 전북 선수단에 전달한 편지 내용

제가 한국말을 못하기에 안드레에게 번역을 부탁하여 이렇게 글로 오늘 동료 여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합니다.

어렵지만 지난 일들을 잊었으면 합니다, 이미 일어난 일들은 되돌릴 수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우린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오직 우리만이 진정한 전북으로 다시 돌이킬 수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강한 팀, 챔피언 전북FC요.

아래 글은 제가 좋아하는 분의 글입니다, 동료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내용이어서 이렇게 보내드립니다:

"지금 당신은 힘든 시간을 맞이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날 힘이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내 친구여, 나도 그 느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인생은 쉽지가 않네요, 하지만 적들을 극복하고 나면, 우리는 강해지고,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에 감사할 것입니다."

희망 전도사 닉 부이치치(Nicholas James Vujicic)의 글.

오늘은 우리에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입니다.

저 에닝요의 친구, 동료이자 형제들인 전북 선수분들에게 자신감, 투지, 팀워크와 믿음을 응원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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