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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7년 특별인터뷰]성남 밖 신태용 이야기 ③호주에서 '형님 리더십'을 배우다


[최용재기자] 성남 일화에서 화려한 현역시절을 보낸 후 신태용은 성남과 이별을 고했다. 2004년의 일이었다. K리그 무대에서 은퇴한 신태용. 그의 발길이 향한 다음 행선지는 호주였다.

신태용은 호주로 날아가 퀸즐랜드 로어FC와 계약을 맺었다. 2004년 창설한 호주 A리그는 2005년 처음으로 리그를 시작했다. K리그의 전설 신태용이 호주 A리그의 출범과 함께 한 것이다.

신태용은 "2005년 호주 A리그가 처음으로 시작되는 해였다. 당시 호주 리그에서 해외 용병들을 영입하려 노력했고 한국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래서 나의 에이전트가 프로필을 전해주니 테스트 받으러 오라고 해서 호주로 갔다. 2경기를 뛰었는데 적극적으로 구애가 들어와 계약을 했다"며 호주에 첫발을 내디뎠던 기억을 되새겼다.

K리그 최고 스타, 최고 연봉을 받았던 신태용이었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K리그에서 받았던 연봉의 1/3 정도를 받았다고 했다. 신태용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호주 선수들 평균 연봉의 5배가 넘는 큰 금액이었다. 신태용은 자신의 마지막 현역시절을 호주에서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가족들도 환영했다.

신태용은 "퀸즐랜드는 성남에서 받았던 연봉의 1/3을 준다고 해서 솔직히 실망을 많이 했다. 돈은 크게 중요하지 않아 마지막으로 한 번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영어를 배울 수도 있고 해서 결정을 내렸다. 나중에 알았는데 내가 받은 연봉이 호주 선수들의 5배가 넘는 연봉이었다. 퀸즐랜드가 나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준 것이었다. 큰돈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태용의 '호주 드림'은 없었다. 신태용은 발목 부상이 재발하면서 단 1경기 출장에 그쳤다. 선수로서 퀸즐랜드에서 해낸 것은 없었다. 그렇지만 퀸즐랜드는 신태용을 포기할 수 없었다. 신태용에게 코치직을 제안했고 신태용은 받아들였다. 지도자 신태용의 시작이었다.

신태용은 "나이가 있고 발목 부상이 재발해 1경기 뛰는 것이 전부였다. 더 이상 선수생활은 무리라 생각해 현역은퇴를 했다. 그런데 팀에서 코치를 해달라는 제안이 왔고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지도자로서 첫 발걸음을 뗀 호주 시절을 떠올렸다.

이후 2009년 성남 일화 감독으로 다시 성남의 품으로 돌아오기까지 신태용은 퀸즐랜드 코치로 활약했다. 퀸즐랜드 코치로 활약하는 동안 신태용은 큰 업적을 이루지는 못했다. 하지만 많은 배움을 얻었다. 지금 성남 감독 신태용을 만들어준 의미 있는 배움이었다. 수직이 아닌 수평적인 리더십. 바로 성남의 화려한 비상을 이끈 신태용의 '형님 리더십'. 그 시작이 호주였던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호주에서 코치로 있으면서 내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호주에서는 지도자들이 권위의식을 버리고 위에서 아래로 명령하는 것이 아닌 수평적인 관계를 보였다. 호주에서 이런 수평적인 마인드를 배웠다. 코치가 감독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감독과 함께 좋은 전술, 아이템을 짰다. 또 내 일이 끝나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국은 내 일이 끝나도 사생활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수평적 리더십이 지금 성남을 이끄는데 핵심 철학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호주에 있으면서 인식이 바뀌었다. 지금 성남 감독으로서 호주에서 배운 그런 마인드를 적용시키고 있다. 형님 리더십이라 불리는데 이런 리더십이 탄생한 곳이 바로 호주였다"며 성남 감독 신태용의 출발점이 된 곳이 호주였다고 밝혔다.

성남 밖 신태용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지으려 한다. 영덕의 골목대장이 축구영재로 성장했고, 성남의 최고스타로 이름을 뗠쳤으며, 국가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호주로 가 의미 있는 배움을 받고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향한 곳이 친정팀 성남이다. 역시 성남과 신태용은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운명이다.

이제 한동안 성남 밖 신태용 이야기는 들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나온 많은 날들을 압도할 새로운 축구 인생이 신태용 앞에 놓여 있다. 성남의 전설을 넘어 성남 지도자로서 신태용 감독이 펼쳐나갈 새로운 전설들을 기대해본다.

<끝>

조이뉴스24 성남=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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