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기사회생' 김수경, 그가 달라진 이유


[한상숙기자] 기사회생이다. 은퇴 기로에 서 있던 넥센 베테랑 투수 김수경이 다시 선발 자리를 꿰차며 부활에 성공했다.

시즌 전 김수경의 구위는 1군 합류를 장담하기 힘들 정도였다. 조심스럽게 은퇴설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시련을 극복하고 그가 다시 마운드에 섰다. 김수경은 "1군에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면서 웃었다. 분명, 예전과는 다른 김수경의 모습이다.

김수경은 올 시즌 중반부터 1군에 합류했다. 이전까지는 줄곧 2군 경기장인 전남 강진에 머물렀다. 1년이 넘는 강진 생활을 뒤로하고 1군 콜업을 받은 지난 6월, 김수경은 "어떻게 해서든 1군에서 버티자"고 수없이 되뇌었다.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김수경은 "이번에 실패하면 야구를 그만둘 수도 있다는 각오로 짐을 꾸렸다"고 말했다.

김수경은 지난 해 4월 6일 대구 삼성전 단 한 경기 등판 후 2군행을 자청했다. 김시진 감독은 "너무 성급한 결정 아니냐"고 만류했지만 위력을 잃은 자신의 공에 스스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년 2개월만에 1군 무대를 다시 밟았다. 중간투수로 나선 전반기 5경기서는 승패없이 13.1이닝 동안 1실점해 평균자책점 0.68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둬들였다. 이후 선발로 낙점돼 지난달 11부터 어느덧 4경기 등판을 했다.

8월31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7이닝 동안 2피안타 5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2-1 리드 상황에서 물러났는데 마무리투수 손승락이 9회말 최준석에게 동점홈런을 맞아 비록 아깝게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김수경의 부활을 알리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정민태 투수코치는 김수경의 가장 큰 변화로 변화구 구사 능력을 꼽았다.

정 코치는 "김수경이 직구, 슬라이더 두 개만으로도 위력적이던 시절은 지났다. 이제 스피드 욕심보다 변화구 구사 능력을 키워야 할 때다. 볼 스피드는 떨어졌어도 몸쪽과 바깥쪽 변화구가 제대로 들어가니 승부가 훨씬 수월해졌다. 강약 조절 능력이 좋아졌다"고 김수경의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2∼3년 전부터 얘기했는데 이제서야 말을 듣는다"면서 껄껄 웃었다.

김수경을 움직인 것은 '간절함'이었다. "패전이든 마무리든 1군에서 뛰면 행복할 것 같았다." 통산 111승이라는 대기록을 보유한 투수에게도, 현실은 현실이었다.

어렵게 자신의 현재 모습과 직면하니 탈출구가 보였다. 김수경은 "볼 스피드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 내 공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는 느낌은 있다. 이제 그 느낌을 찾아가는 것이 내 숙제"라고 말했다.

'복덩이' 아들 유한이의 탄생도 활력소가 됐다. 김수경은 지난 5월, 결혼 4년만에 아빠가 됐다. 갓 100일을 넘긴 아들 유한이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제는 강진이 아닌 서울에서 가족의 곁을 지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믿음직한 선발,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김수경은 오늘도 공을 던진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기사회생' 김수경, 그가 달라진 이유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