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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총재, "그럼에도 K리그는 계속돼야 한다"


[최용재기자] 정몽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가 머리를 숙였다. 소문만 무성했던 승부조작이 사실로 드러나자 K리그 팬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했다. 그리고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K리그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몽규 총재는 30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의 뜻을 전했다. 또 사과문을 발표하며 승부조작 근절에 앞장서겠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정몽규 총재는 사과문을 통해 "30년간 지속된 K리그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 발생한데 대해 깊은 인식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맞아 한국축구의 명예를 걸고 내가 앞장 서 승부조작과 불법베팅 등을 발본색원하겠다. 제살을 깎는 듯한 아픔이 있더라도 모든 암적인 존재는 없어져야 한다. 연맹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승부조작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 총재는 K리그 중단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 총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경기는 계속 돼야 한다. 수사가 진행 중이고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포함됐는지는 모르지만 설사 많은 선수들이 관련됐다 하더라도 축구팬들을 위해 리그는 계속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정 총재는 "컵대회를 충분히 경쟁력 있는 대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일부 구단들이 컵대회에 전념하지 않는 사례가 있었는데 컵대회에 충분한 인센티브를 주면 이런 불법도 끼어들 틈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컵대회 역시 중단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사과문 전문

이번 K리그 승부조작 수사 사태로 국민 여러분과 K리그 팬 여러분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린데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현재 조사되고 있는 사건은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는 심각한 사태이며, 30년간 지속되어온 K리그는 물론 한국축구의 근간을 흔드는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사태를 맞아 한국프로축구의 명예를 걸고 제가 앞장서서 K리그 내부의 승부조작 시도와 불법베팅 등을 발본색원 하겠습니다.

제살을 깎는 듯한 아픔이 있더라도 축구의 기본정신을 저해하는 모든 암적인 존재는 도려내야 합니다. 어설픈 미봉책으로는 나머지 대부분의 정직한 선수들까지 매도하고 오염시키는 등 더 큰 화를 불러올 뿐입니다.

저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번 비상사태를 맞아 정부, 대한축구협회와 협력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K리그의 승부조작을 근절토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돌던 승부조작이 확인됐고, 이를 내버려 둔다면 한국축구의 공멸이라는 재앙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K리그가 승부조작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한국축구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K리그가 지금과 같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저희 연맹뿐 아니라 각 구단, 선수, 코칭스태프, 그리고 사정당국과 언론까지 모든 분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축구지도자와 관계자들의 책임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극히 일부이겠지만 어린 선수들이 별 문제의식 없이 시작한 불법행위가 한국축구의 존폐를 야기할 수 있는 행위라는 것을 초기에 인지시키지 못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한 부분이 없는가 돌이켜봐야겠습니다.

최일선에서 선수들을 관리 감독하는 지도자들은 한국최고의 축구엘리트이자 훌륭한 인품을 갖춘 분들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맞아 다함께 반성하고, K리그와 한국축구를 지키기 위해 더욱 책임 의식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과 팬 앞에 나서야하는 모든 축구관계자는 우리사회가 요구하는 이상으로 더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갖춰 타인의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번 기회에 승부조작이라는 검은 손길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않으면 언제든 같은 상황이 재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 위기를 잘 넘기고 철저한 대책을 수립한다면, 오히려 K리그가 전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를 총괄하는 단체로서 관리 잘못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어떤 비판도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러나 아직 입증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추측성 보도는 선량한 선수와 관계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줄 수 있으니, 한 번 더 고민해 주시기를 각 언론에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

지금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연맹과 각 구단 모두는 수사에 적극 협조하여 모든 비리가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저희들은 나름대로 관련자에 대해 일벌백계의 엄중한 조치를 하여, 다시는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K리그는 페어플레이 정신과 공정한 판정의 토대 위에,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 팬들을 열광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진정한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난관이 있어도 승부조작이 다시는 발붙일 수 없도록, 저의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5월 30일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정몽규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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