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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시청률보다 귀한 연기를 얻다(인터뷰)


배우 김하늘은 '흥행 실패'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배우였다.

데뷔 이후 드라마든 영화든 기대치 이상의 성적을 내왔다. 그녀처럼 부침없이 꾸준한 성적을 기록해 온 여배우는 손꼽을 정도다. 거기에는 김하늘의 '영리함과 현명함'이 있었다.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지 알고, 캐릭터에 자신의 색을 잘 덧입히는 재능이 있었다. 멜로와 코미디,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고 청순, 발랄, 도도한 느낌을 자유자재로 오갔다.

그렇게 조금씩 자신의 영역을 넓혀온 김하늘이지만 드라마 '로드 넘버원'은 기존 김하늘의 틀을 다시 깨는 작품이었다. 청순가련하고 달콤했던 그녀는 강인한 여인, 강인한 어머니가 됐다. 전쟁의 참상 속에서 바다 같은 품으로 연인을, 조국을 안았다.

김하늘 스스로도 버거웠던 수연이었다. 그러나 김하늘은 "해냈다"고 말했다. 시청률은 비록 기대에 못 미쳤지만 '로드 넘버원'의 수연을 택한 것은 김하늘에게 현명한 선택이었다.

◆"'로드넘버원', 본방사수하고 있어요."

사전 제작드라마였던 '로드 넘버원'의 모든 촬영을 마친 김하늘은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갔다. 어머니와 함께 교외로 드라이브를 가고,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떤다.

그러다 매주 수, 목요일이 되면 TV 앞에 앉아 '로드 넘버원'을 본방 사수하고 있다. 장우와 수연의 절절한 사랑이 안타깝고 애절하고 먹먹해 혼자 울기도 한다.

김하늘은 자신을 '열혈 시청자'라고 표현했다. 그에게 '로드 넘버원'의 감상평을 물었다.

"배우로서의 기대감, 그리고 그 안에서 열정과 애정을 갖고 했기에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객관적일 수 없을 것 같아요. 스태프들을 신뢰하고 그 누구보다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가졌던 배우로서, 박수치고 싶은 마음이 솔직한 생각이예요. 어떤 작품보다 최고라고 생각해요. 애틋한 감정이 여전히 남아있어서 몰입해서 보고 있어요."

김하늘은 그러나 기대만큼의 시청률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속상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영화를 하건 드라마를 하건 저 혼자만 즐기려고 하는 건 아니니깐요. 원하는 연기를 화면에서 보여줄 때 나 이외의 사람과 공감하고 호흡하고 싶어요. 교감을 얻지 못하는게 아쉬운거죠. 시청률이 안 나오는 이유가 있을테지만 작품의 완성도가 수치로 빗대어지고 평가되는 것은 아쉬워요."

◆"수연 연기하고 나니 몇 단계 성숙해져..."

김하늘은 수연이라는 캐릭터가 그 어떤 작품보다 힘들었으며 그래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이제는 배테랑 연기자인 그녀지만 매 신을 긴장감으로 대했고 어떤 신에서는 연기의 한계도 느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수연이는 모성애와 자기 희생이 강한 여인이예요. 전쟁 속에서 자기 가족을 품어야 하며 연인을 기다려야 하죠. 그 모든 것들이 저한테는 가슴 안타깝고 찡하고 크게 와 닿았어요. 초반에는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매 신이 두려웠어요. 매일 아침 기도를 하고 이미지를 머릿속으로 그려봤을 정도로 정말 잘하고 싶었던 캐릭터였던 동시에 버거운 인물이었죠. 그런 것들을 겪고 나니, 한 단계가 아니라 몇 단계는 성숙한 것 같아요."

극중 수연의 모유 수유신과 애절한 베드신 등도 화제가 됐다. 여배우로서 쉽지 않았을 장면이건만 김하늘은 "아직 뒷부분에 (화제가 될만한 신은) 더 있다"며 웃어넘겼다.

김하늘이 제일 힘들었던 장면은 그런 노출신보다는 감정의 넓이와 폭을 연기하는 신이었다고. 특히 소지섭을 가슴으로 안는 장면은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다.

"전쟁의 공포로 인해 패닉 상태인 장우를 재회했을 때, 엄마같이 품는 신이었어요. 몸이 아니라 가슴으로 안아야 해요. 일반적인 연인 상황에서 안아주는 느낌과 달라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몰라 굉장히 힘들었어요. 몇 번을 찍어도 그 이상 안 나오는 거죠. 연기에 대한 회의를 느꼈죠. 지금 다시 하라고 해도, 글쎄요. 잘 할 수 있을까 싶어요."

"◆트렌디 연기 깨기 쉽지 않았지만..."

사실 김하늘은 '트렌디하다'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 중 하나였다. 그리고 '로드 넘버원'은 그런 김하늘의 기존 이미지를 뛰어넘는 작품이었다. 김하늘에게도, 대중에게도 그것은 '변화'였다. 김하늘은 그래서 "그 어떤 작품보다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트렌디한 드라마 위주의 작품을 했었고 감독님도 '트렌디 안에 갇혀있는 연기를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을 만큼 제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제 연기가 트렌디에 갇힌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선택할 때 '꼭 트렌디 틀을 깨야지' 하는 것은 없었지만 제 내면에 아마 그런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요."

김하늘이 보여준 연기로 그녀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치도 높아졌다. 벌써부터 김하늘이 차기작에서는 어떤 인물을 연기할지 궁금증을 드러내는 이들이 많다.

"어떤 작품을 해야할 지 잘 모르겠어요. 부담감도 있고. 또다시 수연 같은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진짜 너무 어려울 것 같고(웃음). 김하늘이라는 이름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치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작품을 하든 제 이름이 당당해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 책임감이 생겼어요."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김일권 객원기자 phot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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