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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뚝뚝 고창성? 요즘은 '친절한 창성씨'


올 시즌 두산 투수 고창성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비록 신인왕을 팀 동료인 이용찬에게 내주면서 아쉬움도 맛봤지만, 나름 자신의 활약에 만족하고 있다. 요즘에는 휴식과 함께 시상식장을 오가며 '시즌 뒤풀이'에 여념이 없다.

지난 10일 고창성은 '일구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신인상을 수상하며 활짝 웃었다. 많은 시상식장을 오갔지만 상복이 없었던 고창성에게는 첫 수상이다. 이날 고창성은 말쑥한 검은색 정장 차림에 빨간 줄무늬 넥타이를 메고 무대에 올라 코치상을 받은 윤석환 투수코치를 비롯해 이용찬, 홍상삼의 축하를 받으며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시상식 전, 고창성은 밝은 모습으로 생기있게 주변 사람들과 환담을 나눴다. 수상자 명단이 이미 발표된 관계로 고창성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축하한다"고 말을 건네니 "고마울 뿐이죠"라고 눈웃음을 치며 싱긋 웃어보였다.

사실 고창성은 시즌 중에는 엄숙(?)하기 짝이 없었다. 경기 전 몸을 푸는 동안 웃음기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고, 말을 붙여도 단답형으로 툭 던지고는 라커룸으로 사라지곤 했다. 팬들이 관중석에서 사인을 해달라고 소리쳐도 쳐다보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자들은 고창성이 말수가 없고 묵묵한 선수일 줄만 알았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면서 고창성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을 알아보는 팬들에게 다정한 미소를 지었고, 인사를 건네면 환하게 웃었다. 웃으며 살짝 치켜올라가는 눈꼬리는 매력적인 느낌마저 준다.

이러한 태도 차이는 고창성이 스스로 정한 소신 때문이다. 고창성은 경성대를 졸업하고 2008년 대졸신인으로 입단했다. 입단 첫해는 5경기(3.2이닝) 출장한 것이 1군 성적의 전부. 하지만 올 시즌 그는 김경문 감독의 신임을 얻으며 중간계투진에서 맹투를 펼쳤다. 출장 경기수도 64경기(74이닝)로 대폭 늘었고, 평균자책점 1.95를 마크하며 시즌 신인왕 후보로까지 거론됐다. 고창성으로서는 프로입단 후 '비약'한 최고의 시즌이 아닐 수 없었다.

이렇게 호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면에는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나름대로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중간계투 보직을 맡은 탓에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다. 언제 등판 호출이 올 줄 모르기에 고창성은 연일 선발투수의 마음자세로 몸을 풀었다. 자신에게 온 기회를 끝까지 살리겠다는 책임감으로 무장하며 항상 경기 전에는 심호흡을 하며 '전쟁'에 대비했다.

때문에 프로로서 팬들의 인사나 사인공세를 외면한 것은 미안했지만(물론 경기 후에는 '친절한 창성씨'로 변한다) 일부러 팬들까지 멀리하며 경기 전 행여나 마음이 들뜰까봐 최대한 조심했다. 인터뷰를 할 때도 최대한 웃음을 아끼며 정신력이 해이해지는 것을 막았다.

시즌이 모두 끝난 요즘 고창성은 언제나 웃음을 보여준다. 시즌 때의 부담감을 털어버리고 원래 성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웃음이 헤퍼 시즌 때의 그와는 180도 다른 인상을 받을 정도다. 하지만 피말리는 시즌에 돌입하면 고창성은 다시 '전투모드'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 겨울은 팬들이 고창성의 웃음을 만끽할 수 있는 시기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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