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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투수의 뜨거운 눈물' 박찬호가 서럽게 운 이유


박찬호(36, 필라델피아)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고사하는 자리에서 연신 눈물을 훔쳤다. 참으려고 했지만 쏟아져나오는 눈물은 박찬호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고, 국민 투수는 떨리는 목소리로 사죄의 변을 이어갔다.

박찬호는 13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공식기자회견을 열고 "제2회 WBC 대회에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최종적으로 본인의 생각을 정리했다. 이날 박찬호는 50여분간 성실하게 그 간의 과정을 설명하고 취재진의 질의 응답에 임하는 등 국민투수다운 매너를 보여줬다.

하지만 WBC 출전 고사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박찬호는 순간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곧 떨리는 목소리로 "자꾸 눈물이 난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면서 회견을 중지하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박찬호는 "솔직히 자신감이 없다. 나이도 있고... WBC에서도 잘하고, 시즌 중에 들어가서도 잘할 자신이 없다"며 "국가대표를 하면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줄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마지막에 자신감이 사라졌다"고 WBC 뿐만이 아니라 영원히 국가대표를 은퇴하는 심정을 전했다.

국가대표 은퇴와 관련된 얘기를 하면서 박찬호는 수 차례 눈물을 흘렸다. 지나간 태극마크의 영광과 향후 필라델피아에서 벌어질 치열한 생존경쟁을 언급하면서 박찬호는 북받치는 감정과 서러움을 참지 못했다.

특히 박찬호는 울먹이면서 현재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느끼고 있는 자신의 존재감을 털어놨다. 박찬호는 지난 7일 필라델피아 구단 신체검사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무사히 신체검사를 통과한 박찬호는 입단 기자회견을 예상하고, 나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하지만 도핑테스트 과정 중 팀 동료가 될 J.C. 로메로가 도핑에 적발되면서 난리(?)가 나자 박찬호의 기자회견은 아무 말 없이 그냥 취소돼버렸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자신이 여전히 당당한 메이저리거임을 알리고 싶었지만 회견이 취소되면서 박찬호는 그저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박찬호는 필라델피아 단장과 WBC 참가에 관해 진지하게 얘기를 나눴지만 돌아온 대답은 "참가를 하든 안하든 마음대로 하라. 서포트는 해주겠다"는 미적지근한 반응이었다. 박찬호는 "내가 선발 투수가 돼줬으면 좋겠는가"라고 물어도 "안되면 구원투수 하면 된다"는 힘빠진 답변만 돌아왔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거치면서 박찬호는 입단 회견도 못한 자신에 대해 서러움이 북받쳤다. 게다가 꼭 참가하고 싶었던 WBC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국가의 부름도 고사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도 안타까웠다.

때문에 박찬호는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직접 가져와서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보이며 갈아입기도 했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박찬호가 살아 있음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새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본 순간 박찬호는 울먹이면서 "여기서도 등번호는 61번이다"고 말하며 다시 한 번 북받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했다. 고국에서 한국말로 가지는 기자회견이 이토록 따뜻할 지는 몰랐기에 국민투수 박찬호의 눈물은 뜨겁기만 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 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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