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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아픈 기억 갚은 곽희주, '외눈으로 우승 쏜다'


[2008 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 FC서울 1-1 수원 삼성

결정적인 동점골을 넣으며 수원 삼성을 살린 수비수 곽희주(27)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대한 쓰라린 추억을 훌훌 벗어던졌다.

곽희주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후반 34분 마토의 헤딩 슈팅이 김호준 골키퍼에 걸려 튕겨 나오자 달려들어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1-1 무승부를 만드는 일등공신이 됐다.

경기 뒤 곽희주는 "큰 경기에서 골을 넣은 것이 처음이다. 2차전에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라며 남다른 우승 의지를 표출했다.

2003년 수원에 입단한 곽희주는 치열한 노력을 하며 이듬해 주전으로 성장, 팀의 세 번째이자 자신에게는 첫 번째인 우승을 이미 맛본 적이 있다.

곽희주는 '반쪽' 선수다. 아홉살 때 왼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었기 때문이다. 오른쪽 눈의 시력은 0.7, 경기 중 땀이라도 들어가면 일시적으로 시야가 흐려진다. 수비수에게 한쪽 눈만 보인다는 것은 치명타지만 노력으로 극복하며 수원의 중앙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곽희주는 3년 전인 2005년 4월 13일 서울과의 경기를 잊지 못한다.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13분 페널티지역 왼쪽 안으로 치고 들어오는 김동진(27, 현 제니트)과 볼을 경합하다 엉겨 넘어졌다.

최광보 주심이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하자 곽희주는 김동진이 할리우드 액션을 했다며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키커로 나선 히칼도가 성공시키며 서울은 1-0으로 승리했다.

경기 뒤 곽희주는 자신 때문에 패했다며 눈물을 흘리면서 수원 팬들이 위치한 남쪽 관중석으로 다가섰다. 김대의 등 동료 선수들이 곽희주를 위로했지만 눈물은 멈출 줄 모르고 계속됐다. 이를 본 수원 팬들도 곽희주와 함께 울었다.

패배의 후폭풍이 휘몰아치는가운데 선참 김대의는 그랑블루 홈페이지를 통해 '(곽)희주의 눈물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 이제부터 전쟁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서울과의 경기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아픔을 가슴에 새긴 채 서울만 만나면 이를 악물었던 곽희주는 지난해 5월 2일 컵대회에서 헤딩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골을 넣은 뒤 상대팀 서울 팬이 위치한 남쪽 관중석 앞에서 자신의 등번호를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했다.

서울에서 흘렸던 눈물의 기억을 절반 정도 떨쳐버리는 씻김굿이나 다름없었다. 당시 그는 "예전에 내 실수로 패했었고 마음의 짐으로 남았다. 수원 팬들에게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었다"라고 한 뒤 "등번호를 가리킨 것은 서울팬들에게 당시 경기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 나머지 절반을 이번 1차전에서 동점골을 넣으며 되갚은 곽희주는 홈으로 돌아가 우승으로 마무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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