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연기 10년 공효진 "이젠 '멜로퀸' 소리 들어보고 싶어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려온 듯한 기분일 거 같아요."

영화 '미쓰 홍당무'(감독 이경미·16일 개봉)는 신선한 충격을 넘어 다소 황당하기까지 하다.

온갖 콤플렉스와 착각으로 똘똘 뭉친 전대미문의 캐릭터 양미숙. 그녀는 피부과에서 연애상담을 하고, 쓸데없이 학교 운동장에서 삽질을 일삼는 등 예상치 못한 돌발행동으로 의아함을 안겨준다.

무엇보다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지는 안면홍조증과 촌스러운 패션, 신경질적인 말투, 호전적인 성격으로 인해 따돌림을 받는 불쌍한 인물이다.

그러나 영화는 관객들에게 그녀를 동정할 겨를을 주지 않는다.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쉽게 느껴보지 못했던 다른 방면의 감정을 짚어낸 것 같아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느 감정을 쫓아야할지 혼란스럽다는 게 우리 영화의 매력이죠. 웃고 있는데도 눈물이 나는 영화예요."

영화 속 비호감 캐릭터 양미숙을 연기한 배우 공효진(28)은 이번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는 영화가 주는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어 그 어느 때보다 열정을 가득 담아 연기했다.

'미쓰 홍당무'는 독창적인 웃음코드가 눈에 띄는 색다른 코미디 영화로 관객들에게 다가 설 전망이다. 또한 예측 불가능한 해프닝과 재기발랄한 대사, 다소 황당한 상황 설정은 보는 이들을 정신없게 만든다.

공효진은 "감정기복이 심한 캐릭터에 전개까지 빨라 영화가 끝나면 모두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려온 듯한 기분에 빠져들지도 모르겠다"며 "재미와 공포, 흥분의 복합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관객들이 느끼게 될 감정을 예단했다.

공효진은 여배우로서 섣불리 도전하기 힘들 정도로 망가지는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매서운 강추위 속에서 진행된 빡빡한 촬영스케줄을 힘든 내색 없이 소화했다.

"격일로 밤샘 촬영을 했어요. 정말 체력적으로 최악의 스케줄이었죠. 저예산으로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고자 감독님이 고군분투하신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었어요."

오히려 공효진은 금방이라도 화내고, 울고, 신경질내고, 토라질 것 같은 각양각색의 양미숙의 표정, 퉁명스러운 말투, 호전적인 눈빛,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동 등을 습관처럼 만들어내야 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

"양미숙의 매력은 예상할 수 없는 반응을 한다는데 있어요. 데뷔한지 10년이 돼 가는데 이제는 진화된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죠. 그래서 캐릭터에 최대한 매력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더군다나 우리 영화는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브레이크 타임이 없어요. 감정에 대한 압박이 크고 그만큼 에너지가 필요한 작업이었죠."

영화 속에서 양미숙은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서선생(이종혁 분)의 사랑을 얻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캐릭터다. 그러나 번번이 헛물켜기다. 그야말로 '삽질'인 셈. 실제로 영화 속에서는 교사인 양미숙이 서선생이 보는 앞에서 학교 운동장에서 삽질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학교 사람들의 눈이 있기 때문이구요...'라는 대사를 통해 양미숙이 삽질을 하는 이유가 나와요. 그런데 관객들은 청각이 아닌 시각으로 이미 충격을 받는 것 같아요. 정신없는 사이 내용이 흘러가버려 이를 놓치죠. 유부남 선생님과 단둘이 대화를 나누는 게 남들에게 이상하게 보일까봐 시선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이지만 되레 그런 이상 행동이 더 눈에 띈다는 걸 양미숙은 모르는 거죠."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양미숙의 캐릭터와 이 영화가 가진 무게감이 어떤 것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우리 영화의 장점은 바로 자신감이라고 생각해요. '봐라 우리의 삶은 이렇다.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라는 식이죠. 그동안 대중 영화가 다소 지루할 정도로 흐름의 속도에서 늘 비슷한 기호에 멈춰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개성 있는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를 가진 공효진. 그는 "양미숙처럼 도전할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보니까 새로운 에너지가 생긴다. 앞으로는 '멜로퀸'이나 '최고의 악역' 같은 다른 얘기를 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1999년 영화 '여고괴담2'로 데뷔한 그는 그동안 적잖은 영화에 주·조연으로 출연해 왔다. 그러나 드라마와 달리 영화에서 흥행 성적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는 "영화가 드라마보다 가늠하기가 힘들다. 흥행을 담보하는 몇몇 감독님들의 작품도 잘 안 될 때가 있다"며 "흥행에 대한 중압감은 전혀 없다. 연기할 때 만족도가 높고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사람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면 좋겠다는 나름의 기준을 갖고 작품을 선택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공효진이 가장 공을 들였던 부분은 포스터 촬영이다.

"포스터로 인해 '한 분이 오실 걸 세분이 오신다면야..."라는 생각으로 제대로 망가진 모습 보여드린 거 같아요(웃음)"

조이뉴스24 김명은기자 drama@joynews24.com, 사진 류기영기자 ryu@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연기 10년 공효진 "이젠 '멜로퀸' 소리 들어보고 싶어요"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