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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불쾌지수와 드라마 시청률은 비례?


'시청자 불쾌지수와 시청률은 비례한다?'

'욕 먹는 드라마=성공'이라는 드라마 공식이 2008년 안방극장에서도 여지없이 통하고 있다.

극단적인 캐릭터나 비정상적인 상황 설정, 시대에 역행하는 스토리 구조 등으로 시청자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작품들이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시청자의 불쾌지수가 높을 수록 시청률도 높다'는 법칙을 입증하고 있다.

올 봄 종영한 KBS 일일드라마 '미우나 고우나'를 비롯해 현재 방영중인 SBS 주말드라마 '조강지처클럽'과 KBS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 등이 '욕 먹는 드라마'로 낙인 찍히면서도 승승장구하는 드라마 대열에 합류했다.

◆'너는 내 운명' '조강지처클럽'…2008년 '욕 먹는 드라마' 전성시대'

전형적인 홈드라마를 기본 토대로 한 '너는 내 운명'은 최근 시청률이 30% 중반대까지 올라서면서 인기 행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너는 내 운명'은 시청률과는 무관하게 최근 기획의도에서 벗어난 스토리 전개와 몰상식한 설정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여주인공인 새벽에 대한 설정이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자극적으로 변질되면서 시청자들의 화를 돋구고 있는 것.

극중 나영의 죽음이 새벽(윤아 분)과 무관치 않다는 설정이 시청자들의 비판의 핵심이다. 태풍의 동생 나영이 행인을 피하려다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 행인이 바로 앞을 못 보는 새벽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새롭게 투입된 안과 의사이자 나영의 애인이었던 경우(최원영 분)가 새벽을 교통사고의 가해자로 몰아부치는 것과 관련, 시청자들은 '장애인을 모독하고 있다'며 비난을 쏟고 있다.

KBS 2TV '엄마가 뿔났다'와 시청률 1위를 다투고 있는 '조강지처클럽'도 '욕 먹는 드라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조강지처클럽'은 시대를 역행하는 발상과 극단적인 설정으로 시청자들의 불만을 끊임없이 유발하고 있다.

내연녀와 살림을 차린 아들은 감싸고, 쫓겨난 며느리에게 모든 원인을 돌리는 시어머니 양순(김해숙 분)과 자신도 새 살림을 차린 입장에서 전 부인 화신(오현경 분)에게 막말을 일삼는 남편 원수(안내상 분)의 태도는 도가 넘었다는 평이다.

특히 최근에는 내연녀 모지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원수, 재혼을 앞두고 있던 전 남편 길억(손현주) 앞에 나타나 훼방을 놓는 정나미(변정수 분), 우유부단한 모습의 길억 등이 시청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이처럼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의 성격과 도를 넘은 극단적인 대사로 '조강지처클럽'은 시청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지적도 잇따른다.

'너는 내 운명'의 전작인 '미우나 고우나'도 시청률에서는 성공 가도를 달렸지만 시청자들의 비난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미우나 고우나'는 극 종반으로 치닫으면서 극단적인 설정이 난무했지만 이와 반대로 시청률은 40%대를 기록하며 지상파 3사 프로그램 가운데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었다.

당시 '미우나 고우나'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주는 밝고 건강한 홈드라마를 만들겠다"는 기획의도와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며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극중 나선재(조동혁 분)는 드라마의 '악의 축'으로 권력에 눈이 멀어 각종 기업 비리를 저지르는 극단적인 캐릭터로 그려졌다. 어른들에게 철없이 행동하는 수아(유인영 분)나 시어머니 이종순(김혜옥 분)의 배려심 없는 대사 등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시청자 습관이 '욕 먹는 드라마' 만든다

이처럼 '욕 먹는 드라마'들이 연달아 승승장구하는 기현상은 '자극적인 드라마'에 익숙한 시청자들의 습관 때문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권력욕과 배신, 출생의 비밀, 결혼 반대 등 진부하고 상투적인 장치가 많으면 많을 수록 시청률은 올라갔다.

지난 2006년 종영한 SBS '하늘이시여'는 자신의 친딸을 의붓아들과 결혼 시키려는 어머니(한해숙 분)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급기야 종영을 앞두고는 주인공들의 행복을 방해하는 인물들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하나씩 죽어나가면서 '미스터리 공포물'이라는 눈총도 샀다.

'소문난 칠공주'에서는 며느리의 친구를 놓고 아버지와 아들이 연적관계에 놓이는 비도덕적 설정이 눈쌀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드라마는 '욕 먹는 드라마'라는 오명에도 시청률은 '쑥쑥' 올라갔다. 시청률이 올라가면 관행처럼 연장에 연장을 거듭했고, 그만큼 내용도 억지상황 설정이 더해지는 현상이 되풀이 됐다.

한 방송 관계자는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시청자들이 여전히 자극적인 내용을 좇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드라마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이런 시청자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고 애써 말했다.

욕을 하면서도 이들 드라마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반복적인 시청을 하는 시청자들, 시청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드라마의 제작진들.

아이러니한 이들의 관계가 '자극적이고 욕 먹는 드라마'가 안방극장의 주도권을 잡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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