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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결산) 안전한 올림픽, 그 이면에는...


2008 베이징올림픽이 열리기 직전 중국 내부의 정세는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 자치지구의 분리 독립운동이 일어났고 폭탄 테러까지 터지면서 안전 올림픽에 비상이 생긴 것.

심혈을 기울여 올림픽을 준비해온 중국 당국은 급박해졌다. 중국 정부는 보안 유지를 구실로 거리 곳곳에 민간 안전요원을 배치했다. 이들은 옷소매 상의 끝에 빨간 완장을 차고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을 쳐다봤다. 언뜻 보면 그저 자원봉사를 하는 것 같지만 감시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이 사람들의 동선 파악에 철저했다.

이런 식으로 거리에 배치된 안전 요원은 평균 30m당 한 명이었다. 감시가 제 역할이 아니었지만 사실상 비슷한 임무를 수행한 자원봉사자들의 숫자까지 포함하면 베이징시를 비롯해 올림픽이 개최된 위성도시에는 안전을 담당하는 이들로 거리가 점령당했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경기장 출입은 상당히 까다로웠다. 모든 물품의 검사는 필수. 물병의 경우 뚜껑을 따지 않은 것은 현장에서 개봉하게 해 다 마시게 했다. 병뚜껑을 제거해 종이컵에 담는 한국이나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다.

몸수색에서 조금이라도 이상한 징후가 발견되면 심문을 거듭한다. 심지어는 카메라의 전원을 켜 어떤 사진을 찍었는지 확인한다. 노트북의 전원까지 켜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한다.

취재진에 대한 보이지 않는 압박도 있었다. AD카드를 목에 걸고 베이징 시내의 낙후된 곳을 들어가 취재 및 촬영이라도 하려고 치면 민간 요원이 공안에 즉시 연락을 해 제지를 했다.

경기장이나 훈련장 및 주요 시설을 방문하면 소속, 성명은 물론 이메일, 전화번호까지 적게 했다. 차량을 이용해 올림픽 시설 안팎을 오가면 잠시 멈추게 한 뒤 인원 및 목적지를 알아보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실생활에서도 비슷했다. 지하철을 이용할 때는 반드시 짐 검사를 거쳤다. 아파트 경비원이나 상가의 점원에게도 빨간 완장을 채워 낯선 이가 등장하면 절차대로 공안에 보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중국 측의 답변은 원론적이다. 자원봉사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면 "힘들고 귀찮은 일이지만 국가에서 시킨 것이니 해야 하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실무 책임자들의 답변도 비슷했다. 17일간의 '안전 올림픽'은 이렇게 치러졌다.

조이뉴스24 베이징=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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