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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피플]조승욱 CP가 말하는 '히든싱어'의 조건들


"좋은 가수와 모창자 있다면 언제든 다시"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JTBC의 간판 예능이자 최장수 프로그램인 '히든싱어'의 성공에는 프로그램의 첫 시즌부터 함께 일궈 온 조승욱 CP의 활약이 있었다. 지난 1997년 KBS 예능국 프로듀서로 출발해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뮤직뱅크' '해피투게더-쟁반노래방' 등 KBS의 유명 음악 예능들에 참여했던 그는 지난 2011년 문을 연 종합편성채널 JTBC의 개국 멤버로 제2의 연출 인생을 시작했다.

JTBC가 만만치 않은 장애물들을 뛰어넘어야 했던 개국 초기, 채널의 대중성을 높인 대표적 프로그램이 바로 '히든싱어'다. 지난 2012년 첫 방송을 시작한 '히든싱어'는 전국민이 사랑한 원조 가수와 그의 목소리를 똑같이 따라하는 모창 능력자들의 경연을 그린 프로그램. 종합편성채널 최초로 프로그램 포맷을 해외에 수출하는 성과를 이룬 것은 물론, 첫 시즌 방영 당시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을 'JTBC 최장수 시즌제 예능'이라는 영예로운 타이틀까지 얻게 된 효자 프로그램이다.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서 특별한 감각과 재능을 뽐내 온 조승욱 CP는 지난 6년 간 '히든싱어'의 전 시즌에 연출과 기획자로 참여했다. 최초의 크로스오버 오디션 프로그램인 '팬텀싱어' 시리즈의 기획도 맡았다. 새 채널의 가파른 성장세에 또렷하게 기여한 스타 PD인 셈이다. 3년 만에 새 시즌으로 돌아온 '히든싱어5'는 지난 6월 방영을 시작해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매 시즌을 준비할 때마다 '다음 시즌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말하는 조승욱 CP지만, 다섯 번째 시즌 역시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 속에 방송되고 있는 만큼 한숨을 돌린듯 보였다. 그는 "3년 만에 돌아온 만큼 시즌5 녹화 초반엔 모두 정신없는 모습이었는데, 이제 굉장히 잘 돌아가고 있다"며 "시즌을 마무리할 왕중왕전까지 잘 준비 중"이라고 밝게 근황을 알렸다.

◆"시청자들의 높은 수준, 모창 싱크로율 고민 많아요"

이번 시즌에 원조가수로 출격한 싸이와 양희은이 최종 라운드에서 압도적 표차로 우승을 거머쥐었다면, 첫 출연자인 강타를 비롯해 에일리와 바다는 감쪽같은 목소리의 모창 능력자들 앞에서 아쉽게 패배했다. 싸이 편을 두고 "너무 쉬웠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시청자들이 있었던가 하면, 바다 편의 경우 청중과 시청자들 모두 '멘붕'에 빠질만한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조승욱 CP를 비롯한 제작진들 역시 6년 전 첫 시즌 방영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한 '듣기 능력'을 자랑하는 시청자들의 수준에 늘 감탄한다. 모창 능력자들과 원조 가수의 싱크로율을 최대한 높이려 애쓸 수밖에 없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시청자들의 듣는 수준이 올라가는 만큼 우리도 모창 싱크로율을 높이는 데 있어 고민이 많았어요. PD, 작가, 보컬 트레이너 등 제작진들이 모두 수고를 많이 하고 있죠. 작가와 트레이너는 모창 능력자들을 잘 찾고 연습시키는 일에 열중해요. 특히 이번 시즌의 원조 가수들은 상당수가 모창자를 찾기 너무 어려워 미뤄둔 숙제 같은 분들이었어요. 제작진에게도 고난도 도전이었죠. 자신의 생업을 뒤로 하면서까지 열심히 뛰어들어 준 모창 능력자들 덕에 더 완성도 높은 무대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싱크로율에 있어 다소 아쉬운 반응을 얻었던 싸이 편과 양희은 편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조 CP도 익히 알고 있다. 그는 "'너무 찾기 쉬웠다'는 질타가 있었는데, 우리도 늘 아쉽다"면서도 "싱크로율이 인력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더라. 밤새 연습하고 노력하는 것에 모창 완성도가 정비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싸이 편, 양희은 편은 모시기 어려운 원조 가수들을 무대에 올려 그들의 음악 이야기를 다시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어요. 모창의 완성도가 조금 떨어졌지만 시청률도 잘 나왔고요. 승부는 늘 리얼한 상황이니, 원조 가수가 떨어질지 아닐지 예측할 수 없어요. (원조 가수가 탈락하는 상황도) 그런 면에서 흥미진진하고 재밌는 것 같아요. 매번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준비하죠."

◆"원조 가수 바다, 방송에서보다 더 많이 울었죠"

최근 방송된 양희은 편과 바다 편은 나란히 모창 능력자들과 원조 가수의 남다른 인연이 감동을 안긴 에피소드였다. 양희은의 경우 20년 전 이웃에 살았던 소녀가 자신의 목소리를 똑같이 따라하는 모창 능력자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반가움에 감격의 포옹을 했다. 워낙 눈물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바다는 자신의 노래와 함께 성장한 팬들의 사랑 고백에 펑펑 눈물을 쏟아 감동을 안겼다.

"양희은 편의 경우, 예심 때 모창능력자에게 그 사연을 들었지만 '설마 20년 전 이웃 아이를 기억하실까' 싶었어요. 그래도 인연이니 최종 엔트리에 올라가 만나면 재미있는 상황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정도로 모두 기억하실 줄은 몰랐죠. 저희도 신기했고요. 바다의 경우 워낙 감수성이 풍부한데, 사실 방송에 나간 것보다 정말 더 많이 울었어요. 팬들의 이야기가 자신의 과거 기억을 건드렸는지, 너무 많이 울었죠. 오히려 방송에서는 절제하고 편집했어요. 시간 상 모두 담지 못했지만, 정말 매 모창 능력자들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눈물을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자신의 노래를 따라 불러주고 지지해준 팬들에게 뭉클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히든싱어'는 경연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흥미롭게도 승패가 현장의 분위기를 좌우하진 않는 프로그램이다. 가수의 노래와 함께 긴 추억을 쌓아 온 팬이자, 목소리까지 똑같이 흉내낼 수 있게 된 출연자들은 그 등장과 존재 자체만으로도 원조 가수에게 뜨거운 감동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우승을 통해 목소리로 자신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것 못지 않게, 오랜 시간 자신을 응원해 온 팬들의 사랑을 온 몸으로 느끼는 일은 원조 가수에게도 남다른 경험이 된다.

"가수들이 이 무대에 설 때는 여러 생각이 있을 거예요. '히든싱어'가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스페셜 쇼'라는 것은 참 의미있는 점이지만, 그만큼 부담을 느끼는 면도 있겠죠. 대중 앞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해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막상 무대에 서고 나면 그런 시간을 통해 초심을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가수 인생을 한 번 정리하고, 다음 미래를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거죠. 이번 시즌에 출연한 가수들은 제작진에게 고마워하기도 했고, 좋은 반응들을 보여줬어요."

◆"'히든싱어', 좋은 가수와 모창할 팬 있다면 언제든 다시"

한국 대중음악계에 획을 그은 숱한 유명 가수들이 '히든싱어' 무대를 찾았다는 사실은 프로그램의 성공을 입증하는 척도다. 하지만 꼭 그만큼 제작진의 고민도 깊다. 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유명 가수를 섭외하고, 그를 따라할 모창 능력자들을 찾아 트레이닝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히든싱어'의 제작 준비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가수가 출연 의사를 전해도, 그의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낼 5명의 모창 능력자를 무대에 세우지 못한다면 한 편의 '히든싱어'는 완성될 수 없다. 이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섭외부터 싱크로율을 높일 훈련 과정까지, 조승욱 CP의 말대로 '히든싱어'는 "역대급으로 힘든" 예능 프로그램임이 분명하다.

"네 번째 시즌을 마칠 때만 해도 '다시는 '히든싱어'를 못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언젠가 돌아온다'고 말은 했지만, 준비 과정이 어려우니까요. 그 당시에도 이번 시즌의 원조 가수들은 모두 섭외 대상 가수들이었는데, 그 분들을 따라할 모창 능력자들이 과연 나타날지 알 수 없었으니까요.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시즌을 막상 시작하니 결국 좋은 가수가 있고, 그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팬들이 있는 한 '히든싱어'는 언제고 다시 할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설령 제가 아니라 다른 PD가 맡게 되더라도요. 하지만 다음 시즌이 언제가 될진 아직 잘 모르겠어요."

지난 2012년 첫 시즌을 방송한 이래, 제작진은 지난 2015년 네 번째 시즌까지 매년 '히든싱어' 새 시즌을 선보였다. 시즌5가 방영되기까지 3년의 공백은 프로그램 론칭 후 가장 긴 휴방 기간이었다.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준비를 위한 방편으로, 제작진은 모창능력자 모집 페이지를 상시로 열어두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히든싱어'에 꼭 출연하면 좋을 새 가수를 추천하는 의견도, 과거 '히든싱어'에 출연했던 가수와의 재대결을 원하는 의견도 기다린다는 것이 조승욱 CP의 이야기다.

"기존 가수들의 재대결 편도 준비하고 싶었어요. 5~6년 전 이미 출연한 가수들이라 해도 그간 자신의 디스코그래피를 늘려 온 가수도 있고, 창법과 음악성이 달라진 가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앞선 출연자들의 실력을 뛰어넘을 모창 능력자들을 찾지 못해 재대결이 성사되지 않은 면이 있었어요. 이번 시즌이 끝나면 모창능력자 모집 페이지를 상시 설치하면 어떨까 싶어요. '이런 가수가 꼭 '히든싱어'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주시면 좋겠어요. 이미 나온 가수라 해도 '내가 모창을 잘 할 수 있겠다' 싶으면 참여 의지를 보여주셔도 좋고요. 그런 분들이 쌓이고 모이면 저희가 돌아올 수 있는 힘이 될 것 같아요."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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