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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이창동 "화려한 유아인, 새로운 모습 보고 싶었다"(인터뷰)


"스티븐연, 벤의 공허함 잘 이해한 배우"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영화 '버닝'의 이창동 감독이 배우 유아인과 스티븐연을 캐스팅하게 된 배경을 알렸다.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버닝'(감독 이창동, 제작 파인하우스필름, 나우필름)을 연출한 이창동 감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 분)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 분)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바탕으로 한 작품.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국제비평가협회상과 벌칸상을 수상했다.

이날 이창동 감독은 영화의 주인공 종수 역 유아인, 벤 역 스티븐연을 비롯해 종수의 아버지로 깜짝 등장하는 최승호 MBC 사장을 캐스팅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답했다.

화려하고 세련된 이미지의 배우이자 그간 작품에서도 속내를 뚜렷하게 드러내는 연기들을 펼쳤던 유아인을 종수 역에 낙점한 이유에 대해 그는 "그래서 더 같이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표현을 하는 강렬한 역할을 많이 연기했는데 종수는 아무 것도 할 게 없는 사람"이라며 "그래서 오히려 같이 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승호 사장을 종수의 아버지 역에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선 길지 않은 답을 내놓으며 말을 아껴 기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감독은 "그 분에겐 실례되는 표현인데 약간 종수 아버지처럼 보였다"고 웃으며 답했다.

벤 역 스티븐연은 캐스팅 당시만 해도 한국어로 연기를 하기엔 어려운 언어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버닝'을 통해 크게 향상된 한국어 실력을 자랑했다. 극 중 대사 뿐 아니라 인터뷰 등에서 일상적인 언어를 구사할 때도 통역이 거의 필요치 않은 실력이었다.

그를 벤 역에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이 감독은 "원래는 다른 배우를 캐스팅하고 준비하다 1년이 연기되면서 (그 배우에게) 선약된 스케줄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다른 배우를 찾았다)"며 "아예 캐스팅 대상이 아니었는데 시나리오 쓴 오정미 작가의 추천이 있었다"고 말했다.

'옥자'를 본 터라 스티븐연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이창동 감독은 "홍경표 촬영감독 역시 '얼굴에 느낌이 있다'고 하더라. 다행히 추천을 받은 지 이틀 뒤 스티븐연이 한국에 들어올 일이 있었다. 3일 간 한국에 있었는데 그 사흘 간 매일 저녁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돌이켰다.

감독은 "벤이라는 인물은 관념적으로 설명할수 있어도 몸으로 이해하긴 어렵다"며 "뚜렷하게 어떤 인물이라 규정하기 어렵다. 이 친구가 그걸 잘 이해하고 있더라. 당시 스티븐연은 시나리오를 보지 않았고 하루키의 원작 단편만 읽고 왔었다"고 설명했다.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읽은 스티븐연이 '버닝'의 벤을 통해 그려질 정서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이 이 감독의 설명이다. 이창동 감독은 "그 인물을, 내가 영화에서 만들려 한 그 인물의 이야기를 듣고 잘 이해한다고 하면서 '존재론적 위기'라는 말을 쓰더라. 일종의 공허함 같은 것이었다"며 "이게 벤이라는 인물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말로 설명하기 전 몸으로 이해하고 있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창동 감독은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건 한국어였고 걱정이 있긴 했지만 그 친구의 연기자로서의 능력을 믿었다"며 "그리고 나도 최대한 잘 할 수 있게 같이 노력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답했다.

한편 '버닝'은 지난 17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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