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이원화 수원·전북, 월드컵 이후 기대감 상승

ACL 8강 진출로 K리그 집중 기회 얻어, 1, 2위 싸움 흥미진진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선수단 이원화라는 승부수를 던져 K리그1과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를 병행했던 '신 라이벌'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가 결과와 실리를 모두 챙겼다. 월드컵 휴식기 전력 보강만 확실하게 이뤄지면 후반기에 더욱 흥미로운 구도가 생성될 수 있다.

수원과 전북은 ACL 8강에 진출했다. 지난해 제주 유나이티드 홀로 16강에 올라 8강 진출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기억을 말끔하게 지웠다. 8강 대진에 따라서는 최소 1팀이 4강에 갈 가능성도 있다.

과정은 고통스러웠다. 수원은 1월 ACL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상대적으로 시즌을 일찍 시작했다. 해외 전지훈련을 포기하고 추위가 남아 있는 제주도에서 몸을 만들었다. PO 통과 후 시드니FC(호주) 장거리 원정으로 시작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서정원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도전 의식을 심어주며 두 대회를 병행했다. 보통 5월에 FA컵 32강전을 치르지만, 올해는 7월에 열린다. 온전히 두 대회에만 집중 가능한 조건이 만들어졌다.

사나흘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상황에서 서 감독은 베테랑과 신예를 적절히 섞으면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전세진(19), 김건희(23)가 경험이 많은 데얀(37)의 모든 것을 따라 배우면서 조금씩 나은 공격수로 성장했다.

전세진은 고비에서 순식간에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떠올랐다. FC서울, 전북 등 라이벌 구단과 경기 경험을 쌓으며 성장 중이다. 오는 28일 군입대하는 김건희도 울산 현대와 ACL 16강 2차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마음의 짐을 덜었다. 서 감독은 구단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반강제 유망주 우선 정책에 따라 대학팀과 연습 경기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하며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했고 꽃피우기에 성공했다.

이원화 과정에서 조원희(35), 염기훈(35), 신화용(35) 등 세 명이 1983년 트리오가 보여준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조원희는 회춘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중원에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다. 염기훈은 울산과 ACL 1차전에서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수원의 정신적 지주였다. 3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 다녀온 뒤 곧바로 수원의 제주 원정에 합류하는 초인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신화용은 고비마다 선방쇼를 펼쳤다. 울산과 2차전에서 오르샤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경기 주도권을 수원이 쥐고 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북은 시즌 시작 자체가 힘겨웠다. 1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은 국가대표에 7명을 보내주고 시작했다. 2월 ACL 준비가 순조롭지 않았지만, 이동국(39)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로페즈, 아드리아노, 티아고 등 세 외국인 공격수도 나름대로 역할을 해줬다. 천적 가시와 레이솔(일본)을 홈, 원정에서 완벽하게 잡은 것이 조별리그 통과의 힘으로 이어졌다.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16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최 감독의 과감한 결단도 있었다. 전남 드래곤즈,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신예들을 대거 투입했다. 1무1패를 거뒀지만, 5월까지 결과를 취해야 한다는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초반 K리그1에서 승점을 쌓으며 ACL에 전념 가능한 조건을 만들었다.

김민재, 김진수 등 국가대표 수비수들이 이탈했지만, 조성환과 이재성, 최보경 등 대기 자원들이 자기 역할을 묵묵히 해주면서 버티기에 성공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통했다. ACL과 K리그 2관왕이라는 대업을 이루겠다는 목표가 더 커졌다.

전북은 승점 31점으로 K리그1 13라운드까지 1위를 유지했다. 수원(24점)이 7점 차 2위로 추격 중이다. 8강은 8월 28~29일에 시작된다. 월드컵 휴식기에 리그가 중단되는 K리그1은 7월7일에 다시 시작된다. 충분히 리그에 힘을 쏟을 조건이 만들어졌다. 여름 이적 시장 선수 보강까지 예고해 두 팀의 경쟁이 더욱 재밌게 흐를 것으로 보인다.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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