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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소 슈퍼매치 관중,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네


지속적 관중 감소 수원, 경기력 부진에 팬 분노 서울 '시너지 효과'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양팀의 상황이 관중 감소에 영향을…."

꽃샘추위에 하늘까지 흐렸던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 K리그 최고 흥행 경기로 불리는 수원 삼성-FC서울의 KEB하나은행 2018 K리그1 5라운드 겸 올해 첫 슈퍼매치는 걱정 태산이었다.

언론은 지난해까지 서울에서 뛰다가 올해 수원 유니폼을 입은 데얀의 기구한 운명에 주목하며 흥미를 유도했지만, 팬심은 냉정했다. 카드섹션이 나오는 등 응원전은 여전했어도 관중 그러모으기는 신통치 않았다. 슈퍼매치 역대 최소인 1만3천122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84번의 슈퍼매치 동안 2만명 이하 관중은 극히 드물다. K리그만 보면 2005년 6월 이후 무려 13년 만의 일이다.

슈퍼매치는 K리그 최다 관중 기록의 역사다. 역대 K리그 최다 관중 10위에는 수원-서울의 슈퍼매치가 다섯 경기나 포함되어 있다. 수용 규모가 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물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도 슈퍼매치 관중 역사가 있었다. 2012년 4월 4만5천192명으로 통산 최다 관중 순위 14위다. 충분히 흥행력이 있는 경기라는 공인을 받은 셈이다.

통산 최다 관중 99위까지 확인하면 슈퍼매치가 무려 26경기나 포함돼 있다. 99위가 지난 2016년 11월 6일 전북 현대-서울전의 3만3천706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이 3~5만 관중이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날 역대 최저 관중이 모였다. 수원과 서울이라는 흥행구단의 관중몰이라는 점에서 최악의 숫자였다.

이미 조짐은 있었다. 수원은 삼일절 전남 드래곤즈와 리그 개막전에서 8천456명을 유치했다. 3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는 7천412명으로 1천명이나 감소했다. 공교롭게도 두 경기 결과는 각각 1-2 패배와 1-1 무승부였다. 주말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충격적인 결과다.

수원이 개막 후 홈 3경기 이내 1만 관중 이상을 넘지 못했던 일은 없었다. 마지막 정규리그 우승의 기억이 있는 2008년 이후로 계산해도 올해가 처음이다. 수원은 물론 K리그 전체에도 심각한 일이다.

수원은 이번 슈퍼매치를 앞두고 2층 관중석 현수막을 제거하는 등 나름대로 기대를 했다. 슈퍼매치 33번째 승리를 기원하며 관중 3만3333명 이상 달성하면 팬들에게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호기롭게 벌였다.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충분히 그럴법했다. 주중 ACL에서는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전 4천870명, 상하이 선화(중국) 3천904명, 시드니FC(호주) 3천756명으로 5천명 이상을 넘지 못했다. 이들 경기 결과는 각각 0-1 패배, 1-1 무승부, 1-4 패배였다. 이기는 경기를 하지 못하는데 관중을 상대로 찾아오라고 호객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겉으로 관중 유치를 위해 발로 뛰고 있는 모습이 드러나지 않았다. 과거 '블루랄라'처럼 특징 있는 정책이 전혀 없다. 마치 현상 유지만 바라는 모습처럼 보였다. 실관중, 유료 관중 집계를 하면 더욱 부끄러운 관중몰이만 나오고 있다.

수원 관계자는 "이틀 전 프로야구가 미세먼지로 취소되면서 축구로 취소하지 않느냐는 문의가 많았다"며 날씨가 변수였음을 전했다. 비가 와도 축구가 열린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관중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물론 이날 기온은 영상 10도로 쌀쌀했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경기 시간 기준 20~25㎍/m³ 사이로 보통이었다.

이날 23세 이하(U-23) 코칭스태프가 경기장을 찾는 등 한국 축구에서 비중 있는 경기였지만, 행색은 초라했다. 내용과 결과물 모두 부실했다.

원정팀 서울도 슈퍼매치 최소 관중에 영향을 끼치기는 마찬가지, 올 시즌 선수단 개편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서울은 4라운드까지 인상적인 경기를 보여주지 못하며 2무2패로 부진했다.

수원전에서 이기는 모습이 필요했지만, 도전적이지 못했다. 상대가 나오기만 기다리는 소극적인 경기 운영이 팬들 앞에 그대로 나타났다. 후반에 조금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전반부터 골을 넣겠다는 의지가 없었다.

서울 역시 홈에서 관중몰이가 신통치 않다. 팬들이 황선홍 감독을 겨냥해 '황새 OUT'이라고 소리를 칠 정도로 분위기도 나쁘다. 데얀, 윤일록, 오스마르 등 지난해 팀의 주축들이 대거 떠났다. 선수단 개편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있지만, 팬들은 동의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ACL에 나가지도 않는데 경기력 개선도 쉽지 않아 보인다. 수원 최성근의 퇴장으로 수적 웃였지만, 뒤집지 못했다.

이날 수원 서정원, 서울 황선홍 두 감독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더 나은 경기를 약속했다. 그러나 한 번 떨어진 팬심이 곧바로 돌아올지에는 물음표가 붙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 전 특별 기자회견을 하는 등 특급 대우를 받았던 슈퍼매치다. '슈퍼'매치에 대한 지위를 유지하려면 팬들 위한 축구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하는 두 구단이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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