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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하고픈 프로 1위 목표"…'PD수첩', 명예회복 할까(종합)


역전의 용사들 뭉쳤다 "'PD수첩' 정통 정신 놓지 않을 것"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몇 년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목 말랐다. 기다렸다."

역전의 용사들이 뭉쳤다. MBC 경영진 교체와 함께 현장을 떠났던 PD들이 돌아와 새로워진 'PD수첩'을 약속했다. 'PD수첩'은 '국내 대표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라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4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MBC시사프로그램 'PD수첩'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진행을 맡은 한학수 PD를 비롯해 박건식 PD, 유해진 PD, 김재영 PD가 참석했다.

MBC는 새 경영진 선임과 함께 방송사를 대표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PD수첩' 부활에 사력을 다했고, 지난달 새 진용을 꾸몄다.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을 밝히며 'PD수첩'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인 한학수 PD가 새 진행자로 낙점됐다. 또 복직된 강지웅 부장을 중심으로 '치과의 비밀'을 보도했던 박건식 PD, '북극의 눈물'을 제작했던 조준묵 PD, '휴먼다큐 사랑'의 거장 유해진 PD, 하우스 푸어를 집중 조명한 김재영 PD 등이 함께 한다.

한학수 PD는 "감개무량하다. 그리고 반갑다. 12년 만에 'PD수첩'에 복귀하게 되면서 마음이 무겁고, 책임감이 백배, 천배다. 초심을 갖고 하나하나씩 잘하다보면, 우리가 갖고 있던 신뢰의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가리라 생각된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또 "무리하게, 급하게 가지 않고 우리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새롭게 시작하는 PD수첩'이 잘 될수 있게 격려하고, 따끔하게 질책해달라. 언제든지 시청자들의 이야기를, 호된 꾸지람을 들을 각오가 돼있다"라며 "단지 부활하는 것이 아니라, 한걸음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우리 스스로를 갖춰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건식 PD는 "7년 만에 돌아왔다. 그동안 제작을 못해서 상당히 두렵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유해진 PD는 "세번째 'PD수첩'에 합류하게 된다. 2005년에 'PD수첩'을 할 때 휴먼다큐를 만든다고 해서 'PD수첩'을 떠났다. 노동 강도가 제일 센 프로그램이라 걱정이 된다. 초심을 갖고 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전했다.

김재영 PD는 "MBC가 사회적 기능을 못하는 사이, PD수첩'의 빈자리를 다른 매체에서 채운 것도 사실이다. 저널리즘의 새 지평을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PD수첩'은 MBC, 그리고 더 나아가 국내 언론을 대표하는 시사고발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시절 광우병 사태와 4대강 사업 관련 방송을 했다가 PD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해직되거나 비제작부서로 배치됐다. 'PD수첩'의 명맥은 이어졌지만, 이전 경영진 체제에서 핵심 인력에 누수가 생기며 비판의 칼날은 무뎌졌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그 사이 SBS '그것이 알고싶다' 등이 탐사보도프로그램의 강자로 자리잡았다.

제작진은 'PD수첩'에 대한 사명감으로 다시 뭉쳤다. 한학수 PD는 "90년대 사번들이 자원을 해서 'PD수첩'에 왔고, 저 또한 자원을 해서 'PD수첩'에 왔다. 'PD수첩' 프로그램 제작이 힘들고, 송사에 휘말리기 쉽다. 3D 업종이지만, 결의를 갖고 프로그램을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 절박함이 저에게 있었다"고 말했다.

오는 9일 한 PD가 진행할 첫 방송은 지난해 3월 한국인 8명과 필리핀인 16명을 태우고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에서 침몰된 스텔라 데이지호 사고다. 국정원 관련 아이템도 준비하고 있다.

한학수 PD는 스텔라 데이지호 사건을 첫 아이템으로 선정한 것과 관련 "국민의 안전에 대한 아이템이다. 다른 무엇보다 지난 몇 년간 우리의 안전,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시스템의 결여, 그리고 국민의 안전보다 기득권의 보호를 위한 대처에 대해 분노했고, 사회 모든 분들이 함께 느끼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 있었던 이 사건을 통해서 국민들의 안전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다.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가. 우리가 바라는 정부는 무엇인가. 그거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스텔라 데이지호는 지난해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다뤘던 주제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한 PD는 "우리가 다루지 않았으면 그것은 다룬 것은 아니다. 그런 심정으로 다루고자 한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다뤘고 열심히 잘 했고 동업자로서 애썼다고 말했다고 싶다. 세월이 6개월이 지났다. 남미에 직접 가서 취재를 했다. 그 이상을 전달하지 않는다면 무슨 아이템을 하는 보람이 있겠나. 우리 스타일대로, 세월이 지난 만큼 조금 더 새로운 내용으로 찾아뵙겠다. 그것에 대한 평가는 온전히 시청자들의 몫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국정원과 관련된 아이템도 준비하고 있다며 "몇 년간 후퇴해왔던 민주주의에 대해 묻고자 한다. 민주주의가 왜 이토록 한국사회에서 후퇴했는가. 왜 한겨울에 촛불을 들어야 했는가. 민주주의의 문제에 대해 제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PD수첩' 제작진은 "아이템의 방향은 이런 두 가지 맥락을 심화 시키고, 확장해 나갈 것인가. 우리의 핵심 가치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라며 "'PD수첩'은 흥미 위주보다 공적 담론을 소중하게 다룰 것이다.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계속 기울일 것이다. 'PD수첩'의 정통 정신이자 이같은 기조를 놓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PD수첩'은 기존의 장점을 살리되 트렌드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낮은 시청률과 더불어 젊은 세대들과의 소통 문제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PD수첩' 제작진은 "지난 1,2년을 돌아보면 JTBC 태블릿 PC 보도와 팽목항에서의 보도가 가장 영향력이 높았다. 테크닉이라 아니라 집요한 취재가 있었다. 'PD수첩'도 진지하고 강한 아이템,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지점에 물고기가 많이 산다. 서늘함을 유지하는 것이 젊은 시청자들에게 많이 다가가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학수 PD는 "첫술에 배부르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가 준비한 실탄이 나올 것이다. 첫 편이 취향에 안 맞더라도 2편,3편, 4편으로 가면 취향에 맞는 것이 나올 것"이라며 "올 연말에는 '제보하고 싶은 방송프로그램 랭킹 1위'를 가져오고 싶다. 실현하고 싶은 각오를 말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 시일 내에 다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조금씩 시청자들이 여유를 가져줬으면 좋겠다. 너무 급히 보여주려고 하면 실수하게 마련이다. 과도한 의욕이 실수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학수 PD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몇 년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목 말랐다. 기다렸다"고 힘주어 말했다. 새로운 'PD수첩'에 다시 봄날이 올까.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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