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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사판', 법정 시트콤인가요…이판사판 설정·전개


황당하고 산만한 설정과 전개 난무, 갈 길이 멀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법원의 민낯과 판사의 애환을 다루겠다던 기획의도는 온데간데 없이, 황당하고 산만한 전개와 장면들이 난무했다.

지난 22일 SBS 새 수목드라마 '이판사판'이 첫 방송됐다. 꼴통 판사 이정주(박은빈)의 법원 난동부터 엘리트 판사 사의현(연우진)과의 첫 만남 그리고 판사를 상대로 한 피고인의 법정 인질극까지 다양한 내용들이 펼쳐졌다. 자극적이지만 개연성이 없어 긴장감은 없었다.

시작부터 억지스러웠다. 정주가 만원 지하철 안에서 전화 통화로 '토막살인했다', '오늘도 살인할 거다' 등의 말을 해 사람들을 도망가게 만든 것부터 지하철에서 나오자마자 가방을 날치기 당해 신발을 집어던지고 그게 차에 있던 의현에게 날아드는 등 어느 것 하나 자연스럽지 않았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정주는 법정에서 피의자의 말에 흥분해 물통을 집어던지고 그에게 달려드는가 하면 한 피고인은 법정에 혼자 남은 뒤 손에 상처를 내 피로 글씨를 써놓기까지 했다. 또 다른 피고인이 사람 가득한 법정에서 판사를 인질로 잡는 모습은 황당함의 정점이었다.

대사들도 오글거리고 상황에 맞지 않는 것들이 많았다. 정주가 자신의 가방을 찾아준 사의현이 법정 난동을 언급하자 "다시 법정에서 법복을 벗으면 내가 사의현의 여자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대표적. 달달한 포인트를 만들어내려던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뜬금 없었다.

또 법정에서 피고인이 "물 좀 빼고 오겠다"고 하는 것도 모자라 물통을 미리 처리했던 판사가 "물통은 우리가 다 치웠다"고 피고인의 말을 받아주고, 다른 판사가 당황하며 "그 물이 아니다"고 알려주는 장면은 재미는 고사하고 헛웃음만 나오게 했다.

욕심도 과했다. 법정물의 경우 큰 이야기 줄기 안에 여러 사건들의 재판을 순차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이판사판'도 그 길을 택했다. 문제는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가 제대로 소개되기 전부터 성폭행과 살인사건 재심 두 사건을 동시에 등장시켜 산만했다.

판이 깔리기도 전에 팔려는 물건들을 우후죽순 꺼내놓다가 다 바닥에 쏟아져버린 느낌이었다.

전개와 상황들이 억지스러운데 장면들마저 말끔하지 못했다. 피고인이 자신은 살인자가 아니라며 눈물로 호소를 하는데 카메라는 표정을 클로즈업하기는 커녕 인물의 뒷모습으로 빙빙 돌아 감정을 깨트리는 식이었다. 또 컷이 많아 어지러웠고 전체적인 색감마저 칙칙했다.

이제 1회가 방송됐을 뿐이고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판사판'이 갈 길은 멀어보인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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