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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재계약 고민도 전북으로 넘겼다


강력한 압박 "올해는 유난히 이야기가 없어, 떠날 시기인가 생각했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FA(자유계약선수) 대박 터트려서 (이)재성이와 함께 해외 진출하겠다."

농담 섞인 발언이었지만 거침없었던 이동국(38, 전북 현대)이었다. 시즌이 끝나면 전북 현대와 계약이 만료되지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당연히 전북 유니폼을 입고 더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일까.

이동국은 2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우승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지난달 29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통산 200골을 넣으며 전북의 다섯 번째 우승을 이끈 기쁨을 마음껏 나눴다.

발언도 거침없었다. 이동국은 제주전이 끝난 뒤 "올 시즌이 현역 생황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한다"며 은퇴 가능성을 내비쳤다. 마침, 울리 슈틸리케 전 축구대표팀 감독도 "아직도 한국 대표팀에 이동국이 뛰고 있다"며 그를 잇는 공격수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현실을 지적했다. 이동국은 자신이 후배들의 앞 길을 막는 것이 아닌가 싶어 살짝 고민에 빠진 것처럼 비쳤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현역 생활을 계속 이어 간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마흔이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평소의 지론이 다시 튀어나왔다.

그는 "현재로서는 뛰는 것이 행복하다. 아직 후배들에게 밀린다는 생각보다 더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올여름 감독님으로부터 함께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은 좋았다. 아직은 내가 필요한 선수라는 생각을 했다"며 자신의 소중함을 숨기지 않았다.

후배들을 향한 양보 대신 경쟁을 택한 이동국이다. 그래서 녹색 전사가 계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어 있다. 이동국이 올해 교체 선수로 뛰는 등 자신을 희생하며 리그 우승을 이끈 공은 확실하다.

매년 주연에서 조연으로 달라진 자신의 역할에 대해 "시즌 초반에는 매우 힘들었다. 몸을 풀다가 벤치로 들어가는 일도 많았다. 쉽게 받아들이지 못해도 표현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처지를) 다 받아들이니 쉽더라. 후반전에 골을 넣을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니 벤치에서 시작하는 것이 편하더라. 이제 선발, 교체가 상관없이 팀에서 필요한 선수가 되기 위해 뛰겠다. 한 방이 있는, 지고 있을 때 감독이 먼저 찾는 선수가 되기 위해 준비하겠다'며 환경 변화도 문제가 없다고 외쳤다.

선발과 조커 모든 역할을 하겠다는 이동국의 의지는 구단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으면서도 고민스러운 일이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데 협상 테이블이 제대로 차려지지 않은 데다 생물학적인 이동국의 나이와 기량, 고액 연봉까지 명확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복합적이면서 현실적인 고민이 섞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선택지는 다양하다는 것이 이동국의 마음이다. 언제 전북을 떠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재계약 시 보통 추워지기 전에는 했는데 올해는 유난히 이야기가 없었다. 에이전트도 구단에 들어갔지만 별말이 없었다더라. 그래서 떠날 시기인가 생각했었다"며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구단에 대해서도 명확했다. 최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즐겁게 지내고 있어도 현실적인 부분도 생각하고 있다는 이동국은 "감독님도 필요한 선수라고 하셨지만 구단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동국이 원하면 계약할 것이라는 말을 언론을 통해 들었다. 그 말을 뒤집어보면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가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가능하다. '이동국이 원하면 계약하겠다'는 말은 반대로 보면 '다른 팀에 간다면 놔줄 수도 있다는 뜻인가' 싶기도 하다"며 자신과 같이 갈 의향이 있고 없고는 구단에 달렸다고 선언했다.

전북은 내년 K리그,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A컵까지 3개 대회를 병행한다. K리그, ACL이 우선이다. 특히 ACL에서의 명예회복이 절실하다. 백승권 단장이 "내년에는 ACL에서 꼭 명예 회복에서 전북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이동국은 지난해 ACL 우승 경험이 있다.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도 얻고 있다. 구단이 어려운 순간 방패 역할을 마다치 않았다. 아직 리그 2경기가 남아 있고 시즌이 끝나지 않아 조금 시간을 갖고 보겠다는 것이 전북의 판단이지만 늦을수록 의심의 눈초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잘 알고 시원하게 구단에 선택권을 넘긴 이동국이다.

조이뉴스24 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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