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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요정' 번즈 "내야 어디든 맡겨만주세요"


소속팀 후반기 상승세 이끈 원동력 중 하나로 꼽혀…타격감도 UP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수비 안정에 가장 큰 힘을 보탠 선수는 앤디 번즈다."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후반기 들어 상승세를 타며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원동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조 감독은 "번즈가 워낙 수비가 좋기 때문에 안타성 타구를 곧잘 걷어낸다"며 "문규현·신본기·김동한 등 다른 내야수들과도 손발을 잘 맞추고 있다. 이런 부분이 투수에게 많은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 얘기처럼 번즈는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다른 외국인타자와 유형이 다르다. 장타력을 갖춘 공격형 선수가 대부분이지만 번즈는 수비형에 속한다. 롯데와 인연을 맺은 것도 '수비' 보강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번즈는 "야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본격적으로 선수활동을 하면서 더 높은 레벨에서 뛰기 위해서는 좋은 수비가 필수 조건이라고 느겼고 그래고 더 열심히 (수비)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번즈가 갖고 있는 장점 중 하나는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이다. 내야 모든 자리에서 뛸 수 있다.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었지만 롯데에서는 2루수로 주로 니서고 있다. 그는 "유격수-3루수-2루수 순서로 포지션을 봤다"며 "2루수를 가장 늦게 시작한 셈이지만 큰 어려움은 없다"고 웃었다.

그는 롤 모델로 트로이 툴로위츠키(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꼽았다. 번즈는 "고교시절부터 가장 좋아하는 선수였다"며 "수비 동작 하나 하나를 다 따라했었다"고 말했다. 툴로위츠키는 지난 2006년 콜로라도 로키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콜로라도주 출신인 번즈는 연고지팀에서 뛰던 툴로위츠키를 응원했다. 같은 포지션인 유격수였기에 더 눈길이 갔다.

번즈는 두 명의 코치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토론토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메이저리거로 꿈을 키우고 있을 때 번즈를 지도했던 마이크 보리카이 수비 코디네이터와 김민재 롯데 수비코치다.

번즈는 "보리카이 코디네이터 덕분에 수비에 조금 눈을 뜰 수 있었고 김 코치는 내가 KBO리그에 적응하는데 가장 큰 힘이 됐다"고 얘기했다. 김 코치는 번즈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타자 유형별 타구 방향은 물론이고 이에 따른 수비 위치 조정까지 다양하다. 번즈는 "김 코치에게 정말 고맙다"며 "상대 선수 파악을 하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고 의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번즈는 최근 타격감도 살아나고 있다. 시즌 초반 장타를 펑펑 날렸고 당시 롯데도 상승세를 탔다. 그런데 번즈의 방망이가 고개를 숙이면서 팀도 함께 부진에 빠졌다. 번즈는 4월 중순부터 방망이가 식었다. 월간 타율은 2할4푼4리(90타수 22안타)에 그쳤다. 6월에는 부상까지 당하며 1군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그달 2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은 1할6푼7리(6타수 1안타)였다.

한 달 만에 다시 1군에 복귀했지만 방망이 실력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월간 타율은 2할7푼7리(65타수 18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번즈는 타격감을 끌어 올렸다. 롯데도 후반기 순위표에 변화가 생겼다. 7위에 자리했다가 4위까지 올라갔다. 번즈는 지난달 월간 타율 3할1푼9리(94타수 30안타)을 기록했고 9월 들어서도 14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타율 3할8리(39타수 12안타)를 유지하고 있다. 그 덕분에 시즌 타율은 2할8푼6리(392타수 112안타)까지 올라갔다.

장타 생산 능력도 있다. 그는 14홈런으로 이미 두자릿수 홈런은 넘겼다. 2루타는 34개로 팀내 부문 1위다. 번즈는 "시즌 초반에는 타격에서 부담이 많았다"며 "내가 해결해야한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런데 내가 잘못 판단했다. 우리팀에는 이대호·강민호·최준석·손아섭·전준우 등 실력이 뛰어난 타자들이 많다. 동료들을 믿고 부담감을 덜어내니 조금 잘 맞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번즈는 홈과 원정 경기 타율에 편차가 크다. 홈 경기에서는 타율 3할6푼4리(198타수 72안타)인 반면 원정 경기 타율은 2할6리(194타수 40안타)에 그치고 있다. 그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며 "사직구장에서 뛰면 더 힘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홈팬 응원에도 신이 나고 좀 더 편안한 느낌이 들긴 한다. 내년 시즌에도 롯데에서 계속 뛴다면 원정 타율도 더 올라갈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그는 안타를 치고 출루했을 때 독특한 세리머니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번즈는 "스테이크를 먹을 때 소금이나 후추를 뿌리는 특이한 자세에서 가져온 것"이라며 "유튜브(동영상 전문 채널)에도 관련 영상이 꽤 많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 뿐 아니리 넓은 수비 범위도 번즈가 홈팬으로부터 많은 박수와 함성을 이끌어내는 이유다. 그는 경기 도중 종종 우익수 손아섭이 자리한 곳까지 뛰어가 포구를 시도하기도 한다.

이유는 있다. 번즈는 "상대에게 텍사스성 안타를 내주기 싫다"며 "그리고 내 주변으로 오는 공은 모두 처리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번즈도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홈팬 응원을 받으며 포스트시즌에 뛰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경험"이라며 "그러나 아직 정규리그 경기가 남아 있고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한 것도 아니다. 정규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꼭 동료들과 함께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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