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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에 1~3부리그 총집합…진정한 FA컵 됐다


목포시청 이변 연출로 흥미진진, 대진에 따라 결승도 가능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프로와 아마추어 최강을 가리는 FA컵은 이변을 기대하는 맛이 있다. 하부리그 팀이 상위리그 팀을 이기는 극적인 장면이 나온다면 더욱 그렇다.

최근 FA컵은 우승팀이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가져가는 추세로 인해 클래식 팀이 주전을 총동원해 나서는 대회로 변화했다. 이변이 쉽게 나오지 않는 이유다.

특히 2013년 K리그 승강제 시행 이후 지난해까지 FA컵 4강에는 모두 클래식 팀이 진출했다. 이변을 허락하지 않으면서 아시아 무대로 손쉽게 갈 방법을 외면하지 않은 것이다.

역대 FA컵 4강에 프로팀이 가장 적은 것은 2005년이었다. 당시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소속의 울산 현대미포조선과 한국철도가 4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보여줬다.

그러나 FA컵의 권위가 그리 크지 않았던 시절이라 주목도는 떨어졌다. 해외 리그에서 하부리그 팀이 이기고 결승까지 올라오는 사례들이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K리그 승강제로 클래식과 챌린지((2부리그)로 분화되고 내셔널리그가 3부리그 성격을 띠면서 FA컵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그 결과 올해는 4강에 클래식 2팀(수원 삼성, 울산 현대), 챌린지 1팀(부산 아이파크), 내셔널리그 1팀(목포시청)이 진출했다.

4팀 중 단연 목포시청이 눈에 띈다. 2010년 창단 이후 첫 4강 진출이다. 내셔널리그 팀 전체로는 2008년 고양 KB국민은행 이후 9년 만의 일이다.

목포시청은 9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FC(챌린지)를 3-0으로 완파했다. 누구도 지난해까지 클래식에 있었던 성남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고 박성호, 김동찬 등 공격진도 최상이었기에 이변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선발진에도 김두현, 오장은, 장학영 등 베테랑이 즐비했다.

하지만, 현역 시절 전남 드래곤즈에서 명성을 떨쳤던 김정혁 감독은 선수들에게 담대하게 싸우라 주문했다. 김 감독의 말에 힘을 받은 선수들은 거침없이 밀고 들어갔고 전반에만 3골을 터뜨렸다. 후반 성남의 이창훈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목포시청의 승리는 더욱 값졌다.

김 감독은 "역습 한 번이 나오더라도 골을 넣자"며 "(하프타임에) 45분으로 만족하지 말자. 뒤집히면 정말 바보 아니냐"고 선수들을 독려한 효과를 제대로 봤다고 말했다.

부산 아이파크도 과거 클래식 시절 매번 0-0 또는 1-0의 짠물 승부 상대였던 전남 드래곤즈를 상대로 3-1로 이겼다. 주전 공격수 이정협이 코뼈가 부러져 수술을 받은 상황에서 대구FC에서 영입한 레오가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등 전남을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올해 FA컵은 32강부터 대구, 인천, 포항 스틸러스, 전북 현대가 일찌감치 탈락하는 이변의 기운이 감쌌다. 16강에서도 강원, 서울이 탈락해 더 도드라졌다. 8강에서도 상위리그 팀이 무너지면서 진정한 FA컵이 됐다.

4강 대진 추첨은 내달 이뤄지고 준결승은 10월 25일이다. 대진 추첨에 따라 하부리그 팀이 결승에 오르는 일도 가능하다. 지난 2000년 프랑스 4부리그 팀 칼레가 결승까지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한 '칼레의 기적'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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