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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결산③]성공적 운영 뒤 K리그 희생 있었다


클럽하우스 내주며 원정 떠돌이…인프라 확충 여전히 먼 길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2002 한일월드컵과 2007 17세 이하(U-17) 월드컵에 이어 20세 이하(U-20) 월드컵까지 성공적으로 치른 U-20 월드컵조직위원회와 대한축구협회는 큰 자신감을 얻었다.

한국은 U-20 월드컵을 개최하며 FIFA 주관의 연령별 대회를 모두 유치하는 기록을 남겼다. 성인월드컵을 통해서는 한국에 잠재한 축구 열기를 확인했고 U-17 월드컵을 통해서는 유소년 축구 육성의 기반을 다지는 효과를 확인했다.

U-20 월드컵은 성인과 유스의 연결고리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는 국제 대회 유치에 대한 자신감과 동시에 국제 축구 수준과 얼마나 간격을 좁히느냐에 대한 고민까지 얻게 됐다.

무엇보다 향후 또 다른 국제대회 유치에 대한 관심과 역량을 확인하게 됐다. 정몽규 대회조직위원장 겸 축구협회 회장은 2021년 컨페더레이션스컵(대륙간컵) 내지는 2023 아시안컵 유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2030 월드컵을 중국, 일본 및 북한과 공동 개최하고자 하는 정 회장의 생각을 고려하면 앞서 국제대회를 한 번 더 치러 자신감과 대회 운영에 대한 우수성을 FIFA에 제대로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의 생각은 아시안컵보다는 컨페드컵에 좀 더 마음이 기운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안컵은 경기 수가 늘어나서 개최 비용이 많이 든다. 반면 컨페드컵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아시안컵은 2019년 인도네시아 대회부터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확대 개편·운영된다.

U-20 월드컵은 한국이 16강에서 탈락한 뒤 열기가 크게 식었다. 다른 국가들의 경기 숫자가 그리 많이 늘지는 않았다. 그나마 새로운 축구 수도로 자리 잡고 있는 전주나 은근히 축구 열기가 있는 천안 정도가 열성적인 관중 유치를 했을 뿐이다.

현실적인 축구 열기를 고려하면 아시안컵 유치에 대해서는 고민이 당연히 생겨야 한다. 1960년 2회 대회 유치가 전부다. 2015년 호주 대회 준우승 이후 아시안컵 유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한국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약소국의 경기에 과연 관중이 몰리겠느냐는 현실적인 과제도 있었다.

컨페드컵은 조금 다르다. 대륙별 강팀이 참가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전초전으로 치러지는 대회다. 6월 카타르의 더위로 인해 중동이 아닌 아시아 다른 국가에서 치르는 것이 유력해 현실적으로 접근하겠다는 것이 정 회장과 수뇌부의 판단이다. 물론 그사이 컨페드컵 형식 등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의 인프라는 여전히 확충되지 않았다는 것도 확인됐다. K리그 정상권 두 팀의 연고지인 수원과 전주의 경우 수원 삼성, 전북 현대의 클럽하우스까지 훈련장으로 활용했다. 그만큼 천연잔디 구장이 적었다는 뜻이다. 대회 기간 수원은 남해와 용인, 제주를 떠돌았다. 전북은 그나마 클럽하우스는 지켰지만, 경기장을 전주종합운동장으로 옮겨 치러야 했다.

제주 유나이티드도 조명탑이 없는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우라와 레즈(일본)와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을 치르는 등 열악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FIFA 대회 시 경기장 우선 사용 권리는 FIFA에 있다고는 하지만 조건없는 희생은 K리그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일임이 분명했다. 한 달 내내 원정 등 비정상적인 리그를 치러야 했다.

프로팀의 연습장은 여간해서는 대회와 거리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국은 달랐다. 챌린지(2부리그) 소속의 수원FC는 수원종합운동장이 연습 구장으로 지정되면서 역시 수원처럼 떠돌이 생활을 했다. 이들의 추가 비용을 보전해주는 경우도 없었다. 대전시티즌도 클럽하우스 사무실을 쓰지 못해 충북 보은으로 나가는 등 어려움이 컸다. 말이 협조지 사실상 희생이었다.

한 K리그 클럽 관계자는 "16강 이후에는 경기가 줄고 나름대로 유연하게 활용이 가능했을 텐데 FIFA는 전혀 양보가 없었다. 프로팀들은 불만을 가지면서도 참고 넘어갔다. 과연 축구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이 됐는지 깊이 숙고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직위는 나름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한 조직위 관계자는 "2팀이 16강전을 치러도 훈련장은 기본 2곳에 예비 1곳을 더 갖추고 있어야 했다. 이는 FIFA의 방침이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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