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U-20]일본 16강행 만든 청소년들의 '뜨거운 우정'


도안 "다친 오가와 위해 뛰었다"…우정서 비롯된 투지가 만든 극적 16강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일본의 극적인 16강 진출 배경에는 청소년들의 우정이 있었다.

일본은 지난 27일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D조 3차전에서 이탈리아와 맞붙었다.

이날 경기에서 패배하면 승점 3점으로 집으로 돌아가야하는 상황. 이탈리아에 상대적인 열세가 점쳐진 가운데 일본은 전반 5분 만에 핀치에 몰렸다.

전반 3분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B(2부리그) 아스콜리에서 13골을 합작한 안드레아 파빌리·리카르도 오르솔리니 듀오의 그림 같은 호흡에 골을 내준 것. 2분 뒤 세트피스 상황에서 두 번째 실점까지 겹치며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도안 리쓰(감바 오사카/일본)가 죽어가던 일본을 살렸다. 전반 22분 슬라이딩 슈팅으로 만회골을 넣었다.

후반 6분엔 이날 경기 최고의 골을 터뜨렸다. 이탈리아 수비 4명 사이로 환상적인 드리블 후 발바닥으로 공을 굴려 골키퍼의 타이밍을 뺏는 엄청난 골을 터뜨렸다.

결국 이 두 골이 일본을 살렸다. 극적 무승부로 경기를 마쳐 승점 4점이 된 일본은 A조 아르헨티나를 승점에서 1점 앞섰고 B조의 독일에 총 득점수에서 1골 웃돌며 극적인 16강행을 확정지었다.

경기가 끝난 후 도안은 두 번째 골에 대해 "전반부터 상대 수비의 스피드가 느리다고 생각했다. 내 몸 상태가 좋았던 것도 있었다"면서 "이치마루 미즈키의 패스가 조금 앞쪽으로 오는 것을 보고 '아 앞으로 가라는건가'는 메세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드리블을 시도했다"고 웃었다.

이치마루와 도안은 감바 오사카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커온 사이다. 어릴 적부터 그라운드에서도 축구 외의 부분에서도 우정을 다지고 있는 둘이다. 둘 모두 서로를 "인간으로서 신뢰할 수 있는 사이"라고 말할 정도.

축구에서의 호흡도 마찬가지다. 이날 경기에서도 오른쪽 측면에서 이치마루와 도안은 수 차례 이탈리아 수비를 허무는 2-1패스를 주고 받았다. 소속팀에서 다져진 패턴이 정확히 맞아들어가는 장면도 많았다.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하쓰세 료(감바 오사카)도 같은 클럽의 동료라 파괴력이 배가됐다. 이 셋이 일본의 전체적인 흐름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이날 일본의 팀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장면도 나왔다. 도안이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갑자기 '9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어보이는 세리머니를 펼친 것.

이 '9번'은 지난 25일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무릎 부상으로 쓰러진 오가와 고키(쥬빌로 이와타)의 것이었다. 오가와는 정밀검진 결과 전방 십자인대 파열 및 무릎 반월판 손상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다. 앞으로의 축구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는 큰 부상.

도안은 이런 오가와를 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둘은 이 세대의 대표팀 공격진영에서 일본을 이끌었던 파트너이자 합숙 기간 동안 늘 방을 같이 쓰고 있는 '룸메이트' 사이이기도 하다. 각별할 수밖에 없다.

도안은 "경기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진 않았다. 많이 하면 오가와도 심적으로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오가와를 위해 싸우겠다고 마음 먹고 경기장에 나왔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경기장에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그걸로 친구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고 또 (나도 오가와도) 감동할 수 있는 경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우정 어린 발언을 남겼다.

이날 경기를 벤치에서 본 오가와도 도안의 세리머니에 격한 감동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저 골을 넣고 내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어주는 걸 보고 정말 기뻤다. 그리고 그 골을 넣은 것이 도안이라 더욱 기뻤다"라고 '룸메이트'에 대한 고마움을 쏟아냈다.

부상에 대해선 "도쿄 올림픽이 3년 정도 남았다. 이 대회는 나에게 있어 너무 중요하고 또 인생을 걸고 싶을 정도로 중요한 대회"라며 "그렇기에 차라리 지금 이 타이밍에 부상이 온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최고의 선수들도 모두 부상이 있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고 웃어넘겼다.

일본 20세 이하 대표팀의 주축인 이 세대는 사실 일본 내에서 크게 기대받는 세대는 아니다. 하지만 2020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세대라는 점에서 성과가 필요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16강 진출은 확실한 결과물이다. 이날 무승부는 일본으로서 무척 극적인 성과였다. 그리고 이들 청소년들의 뜨거운 우정이 더욱 값지게 다가온 경기이기도 했다.

조이뉴스24 천안=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U-20]일본 16강행 만든 청소년들의 '뜨거운 우정'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