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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로 변신한 손현준 대구 감독…생존만 아는 상남자


강등 후보 1순위에 "살아남기 위해 노력"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운동복 차림에 수염이 덥수룩한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었다. 깔금한 정장 차림에 머리에 힘을 준 모습은 영락없는 '사령탑'이었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 승격한 손현준(44) 대구FC 감독에게 단 3개월 만에 찾아온 변화다.

손 감독은 승격 후 겨우내 선수단과 훈련에만 열중했다. 12월 중순부터 일찌감치 선수단을 소집해 단내나는 체력, 전술 훈련에 열을 올렸다. 1년 만에 다시 챌린지로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1%도 없기 때문이다.

승격 직후 "생각의 속도를 바꿔야 한다"며 선수단에 챌린지 습관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 손 감독은 관심이 폭발하는 클래식 무대를 감당할 수 있을까.

23일 서울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 열린 2017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손 감독은 "분명히 대구는 하위권에 있을 것이다. 전력이 그렇다. 하지만, 시즌 후반부로 가면 대구는 강해지리라고 본다. 시작은 어렵지만, 나중에는 중위권으로 올라가고 싶다"며 생존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다.

초반 3~4경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 첫 경기 상대가 '생존왕' 광주FC라는 점에서 부담이 상당하다. 그는 "초반 경기들을 잘 치러야 한다. 흐름만 유지한다면 좋은 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단순한 생존이라고 하기에는 배경을 살피면 손 감독의 부담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2구단 지도자 중 선수 시절이 가장 평범하다. K리그에서는 잔뼈가 굵었지만, 대표팀 경력으로 넓히면 초라하다. 그래서 스타 출신이 아닌 감독이 성공한다는 공식에 답을 내줘야 하는 부담이 있다.

또 한 가지, 대구는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축구전용구장 건립에 들어갔다. 새로운 경기장에서 뛰려면 챌린지가 아닌 클래식에 있어야 더 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1만2천석 규모의 경기장에서 팬들과 호흡하려면 클래식 생존은 필수가 아닌 절대적인 조건이 됐다.

스타 출신 조광래 사장의 원대한 목표에도 부응해야 한다. 조 사장은 "3년 내 클래식 우승이 목표"라는 깜짝 발언을 쏟아냈다. 이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 대구 지역 기업의 후원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성이 있는 발언이지만 그만큼 구단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클래식에서 버티는 것이 최우선이다.

손 감독은 "대구는 같은 승격팀 강원과 비교해 정말 조용하게 시즌을 보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클래식 속도에 적응하기 위해 선수들을 혹독하게 조련했다"며 "서로 익숙한 선수들이 '살아남자'는 목표를 함께 하기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했다. 선수단의 전술 이해도가 상당히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공격 축구를 좋아하지만, 현실을 위해 잠시 이상적인 부분은 내려놓는다. 그는 "내가 부족해서 좋은 전술을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기대했던 부분까지 올라왔다.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일 능력까지 갖췄다"며 강등 1순위가 아닌 다크호스 1순위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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