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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강렬하고 냉소적인 스크린판 韓 근현대실록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블랙 코미디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파워풀하면서도 예리하게, 근사한 상업영화로 풀어냈다.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 제작 우주필름)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건대입구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영화를 공개했다.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 분)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 분)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다.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김의성, 김아중까지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가 됐으며 '관상'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캐스팅과 연출자의 이름만으로 기대를 품게 만드는 '더 킹'은 대한민국 시스템을 움직이는 거대한 권력을 그린 작품이다. '대중은 개 돼지'라는 대사로 회자된 '내부자들'이 있었다면 '더 킹'은 '정치는 보복을 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의 엔지니어링'이라는 한강식의 대사가 영화의 상징이 될 듯 하다.

영화는 권력의 중심부에 들어가 그 힘에 길들여지고 달콤함에 취해 가는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다. 초반이 블랙 코미디라면 중후반부터는 느와르와 스릴러적 장르로 색을 달리하면서 여러 결의 매력을 드러낸다. 사기꾼 아버지 밑에서 싸움질을 일삼던 고교시절부터 엘리트코스를 밟으며 검사가 돼 승승장구하는 '태수' 역은 여전히 아름다운 청춘의 향기를 풍기는 조인성이 맡았다. 그리고 순수하고 치기 넘치는 풋내기 검사를 권력의 세계로 이끌며 조련하는 '한강식'은 정우성이 맡았다.

한 남자의 가파른 성장기와도 같은 영화는 어느덧 한국의 현대사를 실제로 삽입하고 진중함 무게감을 띈다. 영화에 등장하는 역대 대한민국의 '킹'들. 누가 킹이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권력의 라인에 서기 위해 안달하는 모습은 우습지만 씁쓸하다. 우리가 몰랐던 어두운 권력의 시스템.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그들의 민낯이 스크린에 생생하게 그려지며 쓴 뒷맛을 남긴다. 134분의 러닝타임에도 적당한 완급은 웃음과 긴장감, 마치 가십을 보는 듯 말초적인 이야기들로 지루할 틈이 없다. 성동일, 고아성, 정은채 등 적은 분량에도 낯익은 얼굴들이 주는 재미도 상당하다. 정우성과 조인성,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근사한 그림과 배성우의 감칠맛나는 양념, 강렬하게 등장해 역시 강렬하게 퇴장하는 류준열이 각자의 몫을 충분히 해낸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이 펼쳐지는 현 대한민국에 찾아온 강렬한 쾌감의 '더 킹'. 영화를 보는 내내 특정인이 연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터. 이 가상의 세계 안에서만이라도 '복수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큰 미덕이다.

'더 킹'은 러닝타임 134분, 15세 관람가로 오는 18일 개봉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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