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아카데미가 선택한 영화들


작품상 '스포트라이트' 등 현재 상영 중인 영화들에 시선

[권혜림기자] 제88회 아카데미시상식이 영화 '스포트라이트'에 작품상과 각본상을 안기며 마무리됐다. 매해 국내 케이블 방송 생중계 등으로 오스카상 시상식을 지켜봐 온 국내 관객들이 반길 만한 일은 올해 최고상 수상작인 '스포트라이트'를 비롯해 여우조연상(알리시아 비칸데르) 수상작 '대니쉬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사울의 아들'이 현재 한국 극장가에서도 상영 중인 작품들이라는 사실이다. 이에 더해 브리 라슨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작품 '룸' 역시 오는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 2월29일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레버넌트'의 수상이 유력해보였던 작품상을 '스포트라이트'(감독 토마스 맥카시)가 가져가는 이변을 연출했다. 영화는 미국의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보스턴 글로브 내 스포트라이트팀이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하며 벌어지는 내용을 그린 작품.

지난 2월24일 개봉해 상영 중인 영화는 성역 없는 취재에 몸을 던지는 스포트라이트팀의 활약과 공분을 사기 충분한 이야깃거리가 어우러져 수작으로 탄생됐다. 마크 러팔로, 레이첼 맥아담스, 마이클 키튼 등 면면이 화려한 배우들의 앙상블도 빼놓을 수 없다.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뒤 감독, 제작자,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기쁨을 나눴다. 이들은 "감사하다. 우리가 해냈다"며 "이 영화는 생존자들에게 목소리를 준 영화"라며 "오스카가 목소리를 키워준 것이라 생각한다. 전 세계의 공동체, 바티칸에도 울려퍼질 목소리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알렸다.

골든글로브에 이어 아카데미에서도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브리 라슨의 연기는 오는 3일 개봉하는 '룸'(감독 레니 에이브러햄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영화는 7년 전 한 남자에게 납치돼 작은 방에 갇혀 살아 온 여성 조이의 이야기다. 조이는 세상과 단절된 채 아들 잭(제이콥 트렘블레이 분)을 낳고, 이후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모자는 탈출을 감행하기로 마음 먹는다.

영화의 본격적인 갈등은 탈출 이후 시작된다. 17세에 '룸'에 갇혔던 조이는 7년 만에 부모와 재회하게 됐다. 부모는 그리워했던 딸과의 만남에 더해 상상도 못했던 손자 잭과도 만나게 되고, 이웃과 언론의 시선은 이들에게 부담을 안긴다. 조이와 잭이 새로이 맞이한 세상에는 작은 '룸' 안에서 상상했던 자유로움 외 극복하기 쉽지 않은 담장들이 보인다.

조이 역을 맡은 브리 라슨은 그의 필모그라피 중 역대 가장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는 평을 얻고 있다. 극단적 상황 속의 모성애 연기는 물론이고, 극한의 스트레스 속에서 튀어나오는 히스테리를 그려낸 장면들은 재능에 극찬을 보내게 한다. 아들 잭으로 분한 제이콥 트렘블레이의 연기 역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능청스럽고도 사랑스러운, 한 천재 아역 배우의 탄생을 엿보는 감흥을 안긴다.

지난 2월17일 개봉해 상영 중인 '대니쉬걸'(감독 톰 후퍼)은 알리시아 비칸데르에게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긴 작품이다. '스포트라이트'의 레이첼 맥아담스, '스티브 잡스'의 케이트 윈슬렛, '캐롤'의 루니 마라, '헤이트풀8'의 제니퍼 제이슨 리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첫 오스카상을 품에 안았다.

그는 '대니쉬걸'에서 부부로 분한 에디 레드메인에 결코 뒤지지 않는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냈다. 지난 2015년 시상식에서 에디 레드메인이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면 이번엔 그가 새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여배우가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차지하는 흥미로운 우연이 완성됐다.

영화는 1926년 덴마크 코펜하겐을 배경으로, 풍경화 화가로서 명성을 떨치던 에이나르 베게너(에디 레드메인 분)와 야심 찬 초상화 화가 아내 게르다(알리시아 비칸데르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들은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부부이자 서로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파트너지만 에이나르가 자신도 몰랐던 성 정체성을 깨닫게 되면서 이들의 관계 역시 조금씩 빗나가기 시작한다.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해맑으면서도 저돌적인 화가이자 영리하고 희생적인 아내 게르다로 분해 할리우드 신성의 등장을 예고했다. 매 장면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지만 특히 에이나르가 릴리라는 여성 정체성을 획득하게 된 이후, 사랑과 혼란의 사이에 빠진 게르다의 표정들이 강렬하다.

외국어영화상 부문에서 트로피를 안은 작품은 지난 2월25일 개봉해 상영 중인 '사울의 아들'(감독 라즐로 네메스)이다.

영화는 나치의 만행이 극에 달했던 1944년을 배경으로, 아들의 죽음을 맞이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시체 처리반 '존더코만도'에 속해 있던 남자 사울(게자 뢰리히 분)을 중심으로 그의 앞에 닥친, 그리고 그를 둘러싼 처참한 사건을 따라간다. 아들의 장례를 제대로 치러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남자의 모습을 비추며, '사울의 아들'은 홀로코스트를 응시하는 새로운 영화적 시각을 제시했다.

한편 지난 1월14일 국내 개봉한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이하 레버넌트)는 감독상과 촬영상, 남우주연상 세 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지난 2015년 시상식에 이어 감독상 2연패를 기록했고 주연을 맡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데뷔 25년 만에 첫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다관왕의 영예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이하 매드맥스)에 돌아갔다. 영화는 기술 부문 트로피를 싹쓸이하며 6관왕을 기록했다. 의상상(제니 비번)과 프로덕션 디자인상(미술상, 콜린 깁슨, 리사 톰슨), 분장상(레슬리 반더월트, 엘카 워데가, 데미안), 편집상(마가렛 식셀)과 음향편집상(마크 맨지니, 데이비드 화이트), 음향상(크리스 젠킨스, 그렉 루트로프, 벤 오스모) 등 기술 부문 수상을 이어가며 다관을 달성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아카데미가 선택한 영화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