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인간 배우"vs이정현 눈물소감…'청룡' 빛낸 말말말

[이미영기자] 청룡영화제 유아인은 치열했던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이었다. 상만큼 유아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귀를 사로잡았다. 유행어 "어이가 없네"부터 진정성을 담은 수상소감까지 청룡영화제를 빛냈다.

26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배우 김혜수와 유준상의 진행으로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영화계를 아우르는 인기 스타들이 모인 이날 시상식에서는 재치 넘치는 말부터 개념 소감까지, 인상 깊은 말들이 넘쳐났다.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귀를 사로잡았던 시상자, 수상자들의 말들을 모두 모아봤다.

○…김혜수 "여신? 제겐 너무 낯설어요"

올해로 22년간 청룡영화제 시상식을 진행하고 있는 김혜수가 겸손함이 담긴 '망언'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준상이 "청룡의 여인. 청룡의 여신"이라고 소개하자 김혜수가 "사실 요즘 여신들이 많지 않냐. 나는 여신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지 못했고 익숙하지 않아서 좀 낯설다"고 말한 것. 유준상은 "22번째 청룡의 여인으로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며 김혜수를 치켜세웠다.

유준상이 "최고의 파트너는 누구냐"고 질문하자 김혜수는 "모든 분들이 다 기억나고 감사하지만 아무래도 유준상 씨라고 대답 해야겠죠?"라고 센스있는 입담을 뽐냈다. 유준상은 "오늘은 내가 청룡의 여신 옆에서 청룡의 남신이 돼 잘 이끌어 가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유아인, 문정희 유행어 부탁에 "'어이가 없네'

유아인이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올라 유행어를 재현, 수많은 여성팬들의 함성을 받았다.

문정희는 "'사도'에서는 뒤주에서 고생을 하고 '베테랑'에서는 망나니 재벌3세였다. 어떤 게 더 좋았냐"고 물었다. 유아인은 "아무래도 돈을 막 쓰는게"라고 웃으며 "두 작품 모두 좋았다. 뜻깊은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유아인이 "'카트' 잘 봤다"라며 문정희 출연작을 말하자, 문정희는 "극장에서 봤냐"라고 물었다. 이에 유아인은 "요즘에는 집에서 봐도 잘 나오더라"라고 장난스럽게 말했고 문정희는 "어이가 없네"라며 유아인에게도 부탁했다. 유아인은 "이런 것을 시키시니까 어이가 없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진지희 "유아인 오빠와 연기 해보고 싶어요"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호흡을 맞췄던 진지희와 서신애는 영화 OST 무대를 소개하기 위해 함께 올랐다.

서신애가 "대학생이 됐다"고 근황을 알리자 관객들과 배우들의 놀라움 섞인 탄성을 자아냈다. 서신애는 "대학생이 되도 어리게만 봐서 걱정이다"고 깜찍한 걱정을 전했다.

진지희는 "성인이 되면 액션 영화가 해보고 싶다. 유아인 오빠와 해보고 싶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서신애는 "전 '뷰티인사이드' 한효주 언니처럼 연기 해보고 싶다. 남자친구가 유연석도 됐다가 박서준도 됐다가 러브라인이 부럽다"고 말했다. 이름이 호명된 배우들은 활짝 웃는 얼굴로 화답했다.

○…전혜진 "남편, 난 오늘 조금 늦을 것 같아"

'사도'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전혜진은 재치가 빛나는 수상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사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유아인의 축하 속 무대에 오른 전혜진은 "20대 초반부터 영화를 시작했는데, 여배우라는 타이틀이 제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고민하고 생각한 것 같다"며 "나이가 들어서인지 '사도'를 찍고 난 뒤부터 이 모든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감사히 여기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즐기려 한다. 여보 미안해. 오늘 좀 늦을 것 같다"며 "이선균 고맙습니다"라고 남편 이선균을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유아인 "부끄럽다, 성장하는 인간 배우 될 것"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남우주연상은 '사도'로 후보에 올랐던 배우 유아인에게 돌아갔다.

유아인은 "제가 이런 무대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 청심환 먹고 왔다. 제 것이라는 생각이 잘 안 든다. '사도'라는 작품으로 이렇게 상을 받았고, '베테랑'으로 올 한 해 많은 관객들이 사랑해준 덕분에 이 자리에 서있는 것 같다"고 감격 소감을 밝혔다.

유아인은 "부끄럽다. 자랑스럽고 행복한 순간보다 부끄럽고 민망하고 나서기 싫은 순간이 더 많다. 항상 부끄러워하는 일로 성장하고 다그치고 또 성장하는 인간 배우가 되겠다"고 말해 많은 배우들의 박수를 받았다.

b>○…이정현 "다양성 영화로 한국 영화 발전했으면"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현은 펑펑 눈물을 쏟았다.

이정현은 "쟁쟁한 후보 분들이 있어서 상을 받을 것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1996년 제17회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데뷔작 '꽃잎'으로 신인여우상을 받았던 이정현은 20년 만에 다시 청룡 무대에서 영예를 안게 됐다. 그는 "너무 감사드린다 '꽃잎'으로 1996년에 오고 20만에 처음 청룡에 왔다. 너무 너무 재밌게 즐기다 가려 했는데 이렇게 상까지 주시고 너무 감사하다"고 감격을 드러냈다.

이정현은 "이 기회로 다양성 영화들이 더 많이 사랑받아서 한국영화도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b>○…'암살' 최동훈 감독 "대한민국 아직 강하고 힘있다"

영화 '사도'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최동훈 감독은 짧지만 강한 수상 소감을 전했다.

최동훈 감독은 "버스도 안 다니는 시골에서 태어나 청룡 작품상을 받다니 너무 출세한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 영화를 준비하며 일제강점기를 힘들지만 용기있게 명예롭게 사신 분들에게 감동을 받았다"며 "대한민국은 아직도 강하고 힘이 남아있다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짧지만 묵직하게, 여운을 남기는 수상소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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