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박병호vs정의윤,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어'

[정명의기자] 넥센-SK가 맞붙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였던 박병호(29)와 정의윤(29)의 '4번타자 맞대결'은 싱겁게 끝났다.

넥센과 SK가 7일 목동구장에서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치렀다. 결과는 연장 11회 승부 끝에 넥센의 5-4 재역전 끝내기 승리. 이로써 넥센은 정규시즌 3위 두산 베어스와 치르는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기대했던 양 팀의 4번타자 박병호와 정의윤은 나란히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박병호는 3타수 무안타에 볼넷 2개를 얻어내는 데 그쳤고, 정의윤도 5타수 1안타 1사구로 기대했던 장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찬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박병호가 먼저 득점권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1회말 1사 1,2루에서 첫 타석을 맞은 것. 박병호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SK 선발투수 김광현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지는 1사 만루에서 유한준이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려 박병호의 볼넷은 헛되지 않았다.

정의윤은 2회초 첫 타석에서 선두타자로 나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6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브라운의 솔로 홈런으로 1-1 동점을 만든 뒤 이어지는 무사 1,2루. 정의윤은 보내기 번트에 실패한 끝에 유격수 직선타로 아웃됐다. 그 사이 3루로 향하던 2루 주자 김강민도 미처 귀루하지 못하고 아웃됐다. SK 입장에서는 믿었던 정의윤이 오히려 공격 흐름을 끊은 셈이 됐다.

이후로도 두 선수는 인상적인 장면을 보여주지 못했다. 박병호는 3회말 우익수 뜬공에 이어 6회말과 7회말에는 삼진으로 물러났고, 연장 10회말에는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도루 실패로 아웃됐다. 정의윤도 8회초 무사 1루에서 중견수 플라이, 연장 10회초 루킹삼진에 그쳤다.

정의윤이 그나마 4-3으로 앞서던 11회초 2사 1,2루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정의윤은 한현희를 상대로 적시타가 될 법한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타구는 마운드 판을 맞고 높게 튀어올라 내야안타에 그쳤다. 2루 주자도 홈에 들어오지 못했고, SK는 이어지는 만루에서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더 달아나지 못한 SK는 결국 11회말 끝내기 실책까지 나오며 역전 패배를 당했다.

넥센이 승리했고, 박병호는 웃을 수 있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만큼의 화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정의윤은 팀 패배로 더욱 아쉬운 경기가 됐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인연 있는 양팀 4번타자의 맞대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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