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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화합' 내세운 KBS 개편, 결국은 '트렌드'


"관대한 평가보다 준엄한 평가 기다리겠다"

[정병근기자] KBS가 21개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24개의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그야말로 '대' 개편이다. KBS 측은 소통과 화합을 개편의 포인트로 꼽았다.

17일 정오에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2015 KBS 대개편 설명회가 개최됐다. KBS 조대현 사장, 편성본부장 그리고 새 금요드라마 '스파이'에 출연하는 김재중, 배종옥, 유오성, 고성희, 대하드라마 '징비록'의 김상중, 김태우 등이 참석했다.

조대현 사장은 "지난 몇 달동안 KBS가 표류했던 시기를 겪으면서 제가 약속드린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약속이 2015년 1월1일에 프로그램을 확 바꾸겠다는 거였다"며 "방송 지표를 '광복 70년 미래 30년, 100년의 드라마'로 잡은 건 70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희망창조다. 사상 최대인 24개의 프로그램이 개편되는 가운데 힐링, 소통, 지적 호기심을 키워드로 했다.

세부 내용을 들여다 보면 1TV에서는 '인순이의 토크 드라마 그대가 꽃'(월요일 19:30~20:25), '이웃집 찰스'(가제. 화요일 19:30~20:25) 등 15개, 2TV에서는 강호동이 MC로 나서는 '투명인간'(수요일 23:10~24:30), '용감한 가족'(금요일 23:10~24:30) 등 총 9개다.

폐지되는 프로그램은 1TV 'KBS 파노라마', 'KBS 측선', '사랑의 리퀘스트' 등 13개, 2TV '생생 정보통',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 '나는 남자다' 등 8개다.

일부 프로그램은 다소 손을 봤다. 'TV쇼 진품명품'은 세트 변경과 패널 및 출연자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또 '해피투게더'는 1월 중순부터 시즌4로 업그레이드돼서 전파를 탄다. 이밖에도 '여유만만', '위기탈출 넘버원', '비타민' 등이 리모델링된다.

개편을 기준으로 1TV는 보도 28.3%, 교양 57.8%, 오락 13.9%의 비율을, 2TV는 보도 8.3%, 교양 45.3%, 오락 46.4%를 차지하게 된다. 올해 11월 부분 조정된 것에 비해 오락 프로그램 비중이 1TV 3.3%, 2TV 1.3% 증가했다.

조대현 사장은 "소통과 소통을 통한 화합을 이루고 경제적 문화적으로 번영하는 그런 시대를 만들자 그런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며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은 왜 시청자들에게 소구되고 있는가를 찾아서 3가지 키워드를 뽑았다. 힐링, 소통, 지적 호기심 3가지 가치 속에 우리의 과제들이 수렴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KBS 측은 개편과 함께 새로운 시도도 했다. 금요일 드라마 '스파이'를 편성해 50분물을 2부 연속 방송하는 것. 또 국내 최초의 한중합작 프로그램인 '어 스타일 포 유'(A Style For You. 가제)를 선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K팝 스타들이 제시하는 글로벌 스타일 쇼다.

KBS 측은 조대현 사장의 말처럼 시청자들이 최근 선호하고 있는 방송 키워드를 상당 부분 가져왔다.

다양한 인생과 운멸을 살아온 사람들의 인생을 얘기하는 '그대가 꽃'은 트렌드 아이템인 '힐링'을 내세웠고, 외국인들의 생생한 적응 스토리를 담는 '이웃집 찰스'는 최근 예능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외국인을 다뤘다. '투명인간'은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 '미생'의 예능판으로 직장인들을 등장시킨다.

'용감한 가족'은 '세계의 특색 있는 지역의 가족들과 이웃이 돼 산다'는 기획의도지만 '해외 여행'과 '동거'라는 두 가지 '핫'한 아이템을 뒤섞은 모양새다. 앞서 언급한 '어 스타일 포 유'는 뚜껑을 열어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일단은 'K팝 한류'에 상당 부분 기댄 프로그램이다.

따뜻한 메시지를 담고자 하는 노력도 눈에 띈다.

귀농인구가 증가하는 요즘 성공한 귀촌인들의 사례를 살펴보는 '도시탈출',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싱글 남녀에게 결혼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 보는 '결혼이야기', 어려운 이웃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동행' 등은 우리 사회를 좀 더 폭넓게 바라보는 장을 마련한다.

조대현 사장은 "저희는 관대한 평가보다는 준엄한 평가를 기다리겠다. 국민들이 원하는 방송이 되도록 격려와 비판을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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