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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나, '계륵'에서 'K리그 역사'가 되기까지


[최용재기자] 몰리나는 2009년 성남 일화에 입단할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출중한 기량을 자랑하며 성남의 비상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2009년 성남의 K리그 준우승과 FA컵 준우승, 그리고 2010년 성남의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몰리나의 역할이 컸다. 몰리나는 성남의 핵심적인 공격 옵션으로 활약하며 K리그 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인정을 받았다.

2011 시즌을 앞두고 몰리나는 성남의 유니폼을 벗고 FC서울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디펜딩 챔피언' 서울은 정조국 등 핵심 멤버를 내보내야만 했지만 몰리나의 합류로 올 시즌도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그만큼 몰리나가 발휘하는 영향력은 컸다. K리그에서 이미 검증 받은 최고의 외국인 선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 유니폼을 입은 몰리나는 성남 시절의 몰리나 같지 않았다. 이미 검증 받은 몰리나지만 서울에는 적응하지 못했다. 서울의 몰리나는 부진했다. 팀에 융화되지 못했고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영향력도, 존재감도 줄어들었다.

몰리나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자 서울 역시 부진했다. '몰리나 활용법'을 고민했지만 해답을 찾지 못했고 몰리나 퍼즐은 서울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됐다. 올 시즌 초반 몰리나는 서울의 '계륵'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결국 시즌 초반 부진에 발목을 잡힌 황보관 감독이 사임을 하고 최용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서울을 이끌었다. 최 대행의 첫 번째 과제 역시 몰리나 퍼즐을 푸는 것이었다. 최 대행은 몰리나를 믿고 기다렸다. 최 대행은 몰리나가 서울에서 조금 더 편안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 서울 선수들 역시 몰리나의 역량을 믿었기에 신뢰를 끝까지 잃지 않았다.

그리고 찾아온 후반기. 전반기 부진을 면치 못했던 몰리나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동시에 서울 역시 비상하기 시작했다. 최 대행이 드디어 몰리나 퍼즐을 풀어낸 것이다. 서울은 최근 '파죽의 7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서울의 7연승에 몰리나의 역할은 컸다. 몰리나는 성남에서처럼 이제 서울에서도 팀의 중심으로 군림하고 있고 팀의 공격을 책임지며 팀의 비상을 이끌고 있다.

27일 열린 K리그 23라운드 강원전 이전 4경기에서 2골4도움을 올리며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던 몰리나. 이날 강원전에서 몰리나는 절정을 넘어 가진 역량을 폭발시켰다. 혼자 3골3도움을 기록했다. 5경기에서 무려 5골7도움을 올리는 엄청난 위력을 뿜어냈다. 특히 한 경기 3골3도움은 K리그 역사상 첫 번째로 등장한 위대한 기록이었다.

서울에서 계륵 신세로 전락했던 몰리나가 K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쓴 것이다. 최용수 감독대행을 비롯한 팀 동료들의 믿음과 배려, 그리고 몰리나 자신의 의지와 투지가 만들어낸 위대한 결실이었다.

3골3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역사에 이름을 올린 몰리나는 이 기록의 모든 공을 팀 동료들에게 돌렸다. 몰리나는 "나를 도와준 동료 선수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이 기록은 내가 너무나 힘들었을 때 나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믿어준 팀원들이 있어서 가능한 기록이었다. 나를 믿어준 코칭스태프, 팀원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와 팀원들의 도움. 그리고 몰리나 자신의 노력도 있었다. 몰리나는 "좋지 않을 때 난 단 한 번도 의기소침하고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다. 프로라는 인식을 놓은 적이 없다. 훈련할 때 120% 노력하며 땀을 흘렸다. 이런 것들이 불행했던 순간들을 행운으로 바꿔놓은 것 같다. 이런 기록을 낼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며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미래를 내다봤다고 털어놨다.

계륵에서 K리그 역사가 되기까지 몰리나에게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결국 팀 동료들의 도움과 자신의 의지로 서울의 중심 선수가 됐다. 이제 앞으로가 중요하다. 앞으로 몰리나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따라 서울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다.

최용수 감독대행은 몰리나가 아직 다 보여주지 않았다고 했다. 앞으로 더 큰 폭발력을 선보일 것이라 자신했다. 최 대행은 "3골3도움은 쉽게 나올 수 없는 기록이다. 항상 팀플레이에 집중하고 헌신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큰 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앞으로 몰리나는 더욱 폭발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다. 기대치가 크다"며 몰리나가 앞으로 더 큰 사고를 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이뉴스24 상암=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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