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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 "한국의 U2를 꿈꾼다"


 

"U2처럼 오랫동안 함께 음악을 하는 밴드가 되고 싶어요."

모던록 밴드 넬이 2년만에 3집 앨범 'Healing Process'를 발표했다. 지난 2002년 서태지컴퍼니의 인디록 레이블 '괴수 인디진'으로 대중 음악계에 첫 발을 내딛은 지 4년만에 3번째 음반을 완성시킨 것이다.

2년 동안 멤버들의 창작열과 땀을 고스란히 담은 이번 앨범은 불황 속 음반계에서 3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밴드 넬에게 보내는 대중의 변함없는 사랑을 증명해 보였다.

17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에 2년의 시간을 공들이는 동안 4명의 멤버들에게는 작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 6월 서태지컴퍼니에서 소속사를 현재의 울림으로 이적했으며 멤버들의 크고 작은 개인사를 비롯 드럼을 맡고 있는 정재원은 오랜 연인과 결혼에 골인, 예쁜 딸도 얻었다.

여전히 고독하고 서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록밴드 넬의 네 멤버를 만나 지난 2년 동안의 음반 작업과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들었다.

음악 이전에 우리는 친구

넬의 멤버 김종완(보컬), 이재경(기타리스트), 이정훈(베이스), 정재원(드럼)은 음악 활동 이전에 '동네친구'다. 스스로 "우리는 동네친구"라 명명하는 이들은 중고등학교를 거쳐 오랜 친분을 가진 벗들. 각자 좋아하는 악기를 다루면서 밴드를 결성했고 깊은 친분과 신뢰는 넬의 자양분이 됐다.

"우리는 남자 넷이라기 보다는 오래된 친구죠. 음악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모여서 음악을 하게 된 드문 케이스예요. 너무 오랫동안 함께 하다보니 우리만의 세계가 있다고나 할까요. 우리만의 개그 코드, 우리만의 놀이가 있어 다른 사람은 잘 이해하지 못하죠."

음악을 하며 내성적이던 성격이 많이 밝아졌다는 넬의 멤버들은 음반 활동을 하지 않는 고백기에는 곡 작업과 여행을 병행한다. 주로 스튜디오에서 멤버들끼리 머무는 시간이 많다는 그들은 힘들었던 3집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연례 행사처럼 치르던 여행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제 서로를 너무 잘 아는 탓에 서로를 대하는 방법이 있다는 넬 멤버들. 인디 음악계에서 성공적인 대중 음악계 입성을 이룬 그들의 저력에는 말을 하지 않아도 통하는 신뢰가 있는 듯 하다.

"다들 직설적인 성격이라 마음에 안 드는 건 그때그때 말로 해서 풀어버리죠. 마음에 담아두면 문제가 되겠지만 바로 지적해서 풀어버리니 지금까지 큰 문제는 없었어요."

이제 새로운 시도를 감행할 때

'서태지'라는 뗄 수 없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던 넬이 소속사를 옮기면서 많은 이야기들이 떠돌았다. 그러나 넬은 새로운 시험과 도전을 위한 변화였음을 분명히 전한다.

"일반적으로 소속사 이전을 했을 때 내부에 무슨 일이 있거나 안 좋게 헤어졌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죠. 우리도 소속사 옮기기 전에 그런 걱정을 했어요. 좋게 헤어져도 그런 얘기는 나올것이라고요. 괴수인디진 레이블의 취지는 언더 그라운드 뮤지션이 현실적인 음반 시장에서 앨범을 내고 살아 남을 수 있게 해주자는 것이었죠. 애초의 그런 목적이 이제 1차적으로 이뤄졌고, 그런 이유에서 (서)태지형도 넬이 더 넓은 곳에 가서도 할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해 주셨어요."

넬은 소속사를 옮기는 것과 음악 스타일의 변화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넬은 매 음반마다 변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다만 더 많은 시도를 감행할 때라고 힘주어 말한다.

"네명의 색깔을 잃지 않는 선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방송을 많이 하는 것도 그런 변화의 일환이죠. 스타일의 변화는 음악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고 소속사를 이전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어요."

넬의 보컬 김종완은 다양한 시도를 위해 영화 음악이나 피처링 등 시도 가능한 일들을 모두 해보고 싶다고 한다.

"영화도 음악을 왜곡시키지 않는다면, 음악과 잘 어울리는 영화라면 도전해 보고 싶죠. 다만 서로 잘 맞지 않는데 상업적인 이유로만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하고파

대중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살기 마련. 당연하고 식상한 듯 들리지만 국내 음반계에서 넬이 거느린 마니아 팬층은 넓고 두텁다.

영화 '넬'에서 자신만의 언어로 자연과 소통하는 주인공 소녀처럼 오직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하겠다는 의미로 지어진 밴드명처럼 넬은 음악이라는 유일한 언어를 통해 이야기한다.

자신들의 음악을 듣고 위로를 받았다는 팬의 말이 음악을 하는 가장 큰 힘이 된다는 넬. 지난 8년 동안 공연장에서 팬들과 만나온 그들은 변함없는 팬들의 지지에 정신적인 교감을 느낀다.

얼마 전 소규모 공연을 준비했다 여타의 제반 문제로 공연이 취소되기도 했다. 공연 취소로 인한 팬들의 아쉬움은 오는 12월 크리스마스 공연으로 풀 수 있을 듯 하다. 12월 23일부터 25일까지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리는 공연은 팬들의 진한 갈증을 해소해 줄 것이다.

어린 시절 친구로 모여 인디 음악계의 성공신화를 일궈낸 넬. 세월의 흐름에 명멸을 거듭하는 많은 뮤지션들이 아닌 오랫동안 지금의 멤버 그대로 음악을 하고 싶다는 것이 그들의 꿈이다.

세계적인 장수 그룹 U2가 역할 모델이라고 말하는 넬의 호소력 짙은 음악을 오랜 시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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