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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한번볼래?]'밥 블레스 유'★★★★


네 여성 방송인의 '먹부림+고민풀이 쇼'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평균 15년의 우정을 자랑하는 네 명의 여성이 식탁 앞에 모였다. 예능가를 바쁘게 누벼 온 여성 방송인, 이영자·송은이·최화정·김숙이 그들이다. '먹부림+고민풀이 쇼'를 표방한 올리브 '밥 블레스 유'(연출 황인영)는 전국의 시청자들이 보내 온 생활 밀착형 고민들에 공감하고 때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네 방송인의 모습을 담는다.

인기 방송인들이 모여 시청자 사연을 소재로 두런두런 수다를 떠는 포맷은 더이상 그리 신선하지 않다. 이미 홍수를 이룬지 오래인 '먹방' 기획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요소가 서로 비밀 없이 가까운 '절친 4인방'의 호흡과 만나니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들의 관심은 고민에 대해 형식적이거나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에 있지 않다. 즉각적인 공감의 리액션이 그보다 먼저 돌아온다. 사연 주인공의 애매하고도 언짢은 기분을 조금이라도 괜찮게 만들어줄 만한 메뉴 아이디어가 줄줄 그 뒤를 따른다.

'이불킥'을 하고 싶을만큼 창피한 일을 겪은 날엔 값나가는 낚지볶음을 시켜 얼큰히 먹고, 비싼 돈을 썼다는 사실로 부끄러운 기억을 잊어버리라고 조언한다. 식사량이 많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고민하는 시청자에겐 집에서 고소한 멸치주먹밥을 만들어 먹거나 핸드백에 찐 감자나 고구마를 넣어 다니라는 '웃픈' 제안을 한다.

누군가 회사에서 자신의 뒷담화를 했다는 걸 알게 됐을 땐 다섯 장의 팬케이크에 메이플시럽을 듬뿍 뿌려 맛을 음미하라고, 다툰 친구에게 먼저 전화하기 망설여질 때는 너구리 라면에 계란을 풀어 먹고 전화할 용기를 얻으라고 말한다.

'아, 하면 어' '척 하면 척'이다. '밥 블레스 유'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 어느 소재나 사연 앞에서도 망설임 없이 진솔한 대화를 이어가는 네 출연진의 실제 친분과 매끄러운 호흡이다.

시청자 사연을 상담하던 중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이들의 '흑역사', 이에 민망해하면서도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돌리는 출연진의 표정은 오래도록 신뢰를 쌓은 친구들만이 빚어낼 수 있는 장면들이다. 맏언니이자 수준급 요리 실력을 가진 최화정의 집에서 이들은 기존의 '먹방' '쿡방'과는 다른 정서를 빚어낸다.

'많이' 그리고 '맛있게' 먹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킬링 파트'로 삼았다는 점은 여타 프로그램들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밥 블레스 유'의 '먹방'은 과하지 않은 포만감을 준다. 간장국수와 '스떡스떡'(가공햄과 가래떡 꼬치), 까망베르 치즈구이에 이어 낙지볶음과 솥밥, 새우튀김까지 쉴 틈 없이 무언가를 먹지만, 메뉴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소소한 대화들이 '먹방'의 피로한 질주를 적절히 막아선다. '밥 블레스 유'의 시청자들이 마치 이들 모임의 일원이 된듯 함께 먹고 함께 대화하는 느낌을 얻는다면, 이는 수다와 '먹방'의 알맞은 배합 덕이다.

능력에 비해 과소평가돼 온 여성 예능인들의 활약을 속 시원히 즐기는 재미도 있다. MBC '전지적 참견시점'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던 이영자는 '밥 블레스 유'에서도 전매특허 표현력을 마음껏 자랑한다.

최화정의 간장국수를 맛보곤 "칫솔질을 왜 해, 이거야말로 양치질이지"라며 감탄하고, "그릇 폐쇄공포증이 있어 좁은 그릇은 답답하다"고 토로하고, 한 공기의 밥을 나누어 먹는 일이 영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나도 한 공기를 받았을 때 계획이 있지 않겠니?"라고 반문하는 대목은 진심섞인 말과 표정으로 빚어내는 '이영자표 개그'의 진수다.

팟캐스트를 통해 프로그램 기획자로도 출중한 능력을 입증한 송은이는 '밥 블레스 유'의 '새싹 PD'로 통한다. 말재간으로는 당해낼 자가 없는 네 방송인 사이에서, 그는 작은 카메라를 들고 기꺼이 중재자의 역할을 해낸다. 식사만으로 4차, 5차의 테이블을 비워내는 동료들을 보며 당혹스러운 웃음을 짓는 것도 그지만, 때로 '아무말 대잔치'로 흘러가는 이들의 대화를 차분히 달래는 것도 그의 몫이다.

한편 '밥 블레스 유'는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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