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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봐야죠"…김진욱 감독, 강백호 진로에 신중한 이유


"선수 의사 존중…코치 얘기만 들으면 실패 가능성 높아"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야죠"

12일 넥센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리는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김진욱 감독은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kt가 전날 뽑은 '대어' 강백호(서울고) 때문이었다.

kt는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KBO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강백호를 지명했다. 투수는 물론 타자로도 만점에 가까운 기량을 뽐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드래프트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기록만 봐도 뛰어난 선수임이 잘 나타난다. 투수로 11경기에 등판해 29.1이닝을 던지며 4승1패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했고 타격에서도 27경기 타율 4할2푼2리(102타수 43안타) 2홈런 32타점 10도루로 대활약했다. 그의 맹활약 덕에 소속팀인 서울고는 대통령배 우승을 차지했고, 그는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니혼햄 파이터즈)처럼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가 있어 벌써부터 '한국의 오타니'로 기대받고 있다.

그러나 김진욱 감독은 강백호에 대해 굉장히 신중했다. 그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봐야한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이유가 있었다.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 때문이었다.

그는 "코치를 할때도 그렇고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때의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전제를 두면서 "스태프들이 보기에 '이 친구는 A라는 길로 가는 게 맞다' 싶어, 그 길로 성장을 시킬때가 있다. 하지만 만약 그 선수가 B라는 길로 가고 싶어하는데 말을 못 한다. 그렇게 되면 결국 실패확률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스태프가 판단하면 실수가 잦다"는 한 마디로 본인의 지론을 정리한 김 감독이다. 선수에게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김 감독은 "선수가 B라는 길을 원한다면 그쪽을 먼저 해보게 하고 싶다. 안 해보고 A라는 길을 걷게 되면 B에 미련이 남고 선수 기량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생긴다"면서 "(강백호의) 인터뷰를 봤다. '겸업이 가능하면 하고 싶다'고 했는데 선수랑 이야기해보고 할 수 있다면 도전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의중이 한껏 담겼다.

물론 김 감독은 "내가 볼때는 타자로서 가능성이 있다. 준비를 잘 하면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말로 타자로서의 강백호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지금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너무 앞서간 것이다. 우리가 다 짜도 당사자가 '이게 아니다'라고 하면 그에 따라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찌됐든 선수의 의중은 존중하겠다는 뜻은 관철한 셈이다.

김진욱 감독은 강백호를 "kt 역사상도 그렇고 21세기 들어 이정도는 처음인 것 같다. 이정후도 이만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방지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다른 시선으로 표현하면 승부근성이 있는 것"이라면서 "그런 성격의 선수들이 성공한다"고 강백호의 밝은 미래를 점쳤다.

물론 선수에게 부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팀 그리고 팬들의 기대가 쏠리는 것만은 분명하다. 기대와 중압감 속에서 강백호가 어떤 김 감독의 품에서 과연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지 자못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한 가지 분명한 건 김 감독은 신인에게 해줄 수 있는 최상의 배려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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