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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집 불껐더니…'히딩크 광풍'에 소외된 신태용
히딩크라는 관심설에 본선 진출 성과 흐려져…'독이든 성배' 누가 만드나
2017년 09월 08일 오전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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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월드컵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가야죠. 그래야 한국 축구도 힘을 유지해요."

지난 6월 중순, 당시 백수였던 신태용(47) 축구대표팀 감독은 '조이뉴스24'와 만난 자리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의 당위성을 구구절절 설명했다. 누가 대표팀 지휘봉을 잡더라도 본선 진출은 무조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신 감독은 현역 시절 월드컵과는 인연을 맺지 못한 인물이다. K리그 통산 99골을 터뜨리는 등 골잡이였지만 유독 월드컵 앞에서는 약해졌다. 그런 그도 월드컵 진출이 한국 축구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모르지 않았다.



목표는 확실했다. '본선에 올라가는 축구'였다. 이기면 최상이었지만 지지 않아도 됐다. 자신이 좋아하는 공격 축구는 상황이 허락지 않았다. 당시 이란전을 앞두고 '경기 중 선수들이 공격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하자 "수비 진영으로 내려오라고 뜯어말리겠다"며 모험 대신 안정적인 축구를 구사하겠다고 했다..

우즈벡전을 무실점으로 끝낸 뒤 신 감독은 10~12월 총 7번의 경기 기회가 있는 것에 대해 "만약 플레이오프를 가면 10월에 경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뿐, 그 뒤는 모른다. 탈락하면 사퇴하려고 했기 때문이다"며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선 경기였음을 강조했다.

신 감독 부임 전 대표팀은 만신창이 수준이었다. 경기력은 형편없었고 선수들도 외부의 비판으로 위축되어 있었다. 본선을 이끌지 못하면 정말 한국 축구가 접해보지 못했던 큰일이 난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이 때문에 20세, 23세 이하 대표팀을 맡았던, 공격 축구를 신봉하는 신 감독의 등장에 일말의 기대감이 생겼던 것은 사실이다.

어지러운 대표팀의 현실을 신 감독은 모두 안고 정리에 나섰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시절 중도 사임한 차두리 코치의 합류 논란에도 "1주일을 따라 다니며 설득했다"며 책임을 뒤집어썼다. 그런 신 감독을 두고 팬심(心)은 "축구협회가 제2의 홍명보를 만들려고 그러나", "신 감독 뒤에 수뇌부가 또 숨었다"며 힐난과 조롱을 하는 동시에 신 감독에게 신뢰를 보냈다.

조기 소집 기회를 얻은 신 감독에게 이란전까지 주어진 시간은 열흘, 우즈벡전은 사흘이었다. 순식간에 무엇인가를 바꿔보기에는 한참 부족했다. 그래서 본선 진출은 더 극적이었다. '강제 진출'이라는 조롱이 섞였지만 분명한 것은 2위인 상태에서 지지 않고 이뤄낸 '자력 진출'이라는 점이다.

신 감독은 3차 예선 당시 코치를 역임, 선수 대다수를 알고 있다. 많아야 사흘의 소집 기간에서 할 방법도 충분히 알고 있다. 우즈벡전에서는 전체적인 틀은 안정지향이었다고는 하지만 4-2-3-1, 4-1-3-2. 3-4-3 등 포메이션 변화를 통해 우즈벡의 공격 틈을 놓치지 않고 역습을 만드는 능력도 보여줬다.

그런데 '히딩크 재단 측' 관계자의 발언에 신 감독의 소방수 역할은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됐다. "신태용은 여기까지", "신태용은 물러나라" 등 히딩크 환상에 사로잡힌 광풍은 대단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냄비 여론은 내용만 달랐지 이번에도 똑같았다.

신 감독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며 귀국해 본선 진출의 기쁨을 즐기지 못했다. 수차례 이루어낸 본선 진출로 인해 월드컵에 대한 소중함을 우리 모두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는 하지만 분명히 그는 성과를 낸 인물이다. 혹여 누더기가 된 팀을 이끌고 본선에 가서 전혀 다른 내용의 축구과 결과를 낸다면 그 때는 어떻게 여론이 바뀔지 궁금하다.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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