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배우 이제훈이 '남자 영화' 홍수인 충무로에서 색다른 행보를 이어온 소감을 말했다.
6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 제작 영화사 시선, 공동 제작 명필름)의 언론 배급 시사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김현석 감독과 배우 나문희, 이제훈이 참석했다.
'아이 캔 스피크'는 민원 건수만 무려 수천 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 옥분(나문희 분)과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 분)의 이야기.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상극의 두 사람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민재 역을 연기한 이제훈은 전작 영화 '박열'에 이어 이번에도 여성 캐릭터와 긴밀하게 호흡을 나누는 남자 주인공을 연기했다. 남성 인물 중심의 느와르, 범죄물이 다수 제작돼 온 한국 상업영화계에서 그의 최근 필모그래피는 더욱 눈에 띈다.
'박열'이 실존 인물인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 영화는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로부터 모티프를 얻은 캐릭터 옥분의 현재를 다룬다. 이제훈은 '아이 캔 스피크'에서 그런 옥분의 곁을 지키는 남성 인물 민재 역을 소화했다.
이제훈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새 영화에서도 여성 캐릭터를 든든히 지지하는 상대역을 그린 것, 또래 남성 배우들과 사뭇 다른 작품 행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그런 부분에 있어 욕심이 있다. 또래 남성 배우들 선배들과 조우해 연기할 수 있길 바란다"면서도 "여성 이야기, 혹은 남성 이야기를 나눠서 작품을 선택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단지 이 작품에서 어떤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할 것인지 생각한다"며 "전작에서도 이번 작품에서도 개인적 즐거움과 연기적 욕망을 통해 뭔가 보여준다기보다 영화를 보고 나서 관객들이 느낄만한 메시지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배우로서 그것을 전달하는 작은 매개가 돼서 전달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 아닐까 싶다"며 "앞으로도 그런 영화 해낼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번 영화에서 나문희와 처음 연기를 펼친 것에 대해선 남다른 감흥을 고백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브라운관, 스크린을 통해 나문희 선생님을 봐 왔다. 제 조부모, 외조부모께서 일찍 돌아가시고 멀리 사셔서 기억이 많이 없었다. 존경하는 선생님과 연기한다는 것에 설렘도 있었지만 걱정도 많았다"고 말했다.
"과연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싶었다"는 그는 "처음에 선생님을 만났을 때 저를 너무 따뜻한 눈으로 봐 주시고, 반갑다고, 어서 오라고 이야기해주셨다. 우리 할머니 같단 생각을 많이 했다"고도 알렸다.
이제훈은 "외람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선생님의 아들이나 손자처럼 선생님 옆에 있고 싶었다"며 "준비할 떄 리허설, 컷 이후에도 선생님 옆에 있고 싶었다. 함께 할 수 있어서, 그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 영화를 보니까 너무 감사한 마음이 크다. 너무 너무 행복했다"고 재차 말했다.
영화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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