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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결점' 김연아는 왜 평소답지 않았을까?


[이성필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3, 고려대)의 국내 복귀전은 악조건 그 자체였다. 그러나 오랜 경험이 환경적 요인을 극복하게 했다.

김연아는 5일 오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4.97점(기술점수(TES) 30.96점, 예술점수(PCS) 35.01점 감점 1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2위 최다빈(13, 강일중)이 52.21점으로 12.76점이나 차이가 난다. 사실상 우승을 예약한 김연아다. 이번 대회 1위에게는 3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2013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이변이 없는 이상 김연아의 우승은 눈 앞에 있지만 '이변'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음도 확인했다. 천하의 김연아가 첫 점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준비를 위한 활주에서 넘어진 것이다. 기본기에서 문제가 발생한, 김연아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은 시도가 불가능했다. 연기 사이클이 흐트러진 상황에서 연결 점프를 하는 것은 무리였다. 김연아도 "단독 점프였다면 하고 넘겼겠지만 (연결 점프는)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연기 초반 큰 위기를 맞았지만 그래도 김연아의 오랜 경험이 빛을 냈다. 트리플플립 점프에 트리플토루프 콤비네이션을 붙이는 기지를 발휘한 것, 김연아라 가능했던 장면이었다.

김연아는 연기를 준비하는 웜웝 과정에서는 펜스와 부딪혀 넘어지기도 했다. 트리플 러츠를 구사하려다 펜스를 확인하지 못했고, 부딪힌 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스스로 괜찮다고 다독이며 연습을 마무리했지만 충격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 펜스와의 충돌은 연기에 영향을 주기에 충분했다.

목동 아이스링크는 아이스하키가 주로 열리지만 피겨 대회를 치르기에도 문제 없다. 국제빙상연맹(ISU) 규정을 충족한다. 가로폭 61m, 세로폭 30m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ISU 의 링크 규격에 맞다. 언뜻 봐서는 달라보일 수 있지만 문제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지난 2008년 성탄절 목동에서 자선 아이스쇼를 치른 경험이 있다. 경기장 환경에는 익숙하다는 이야기다. 많은 관중에도 적응된 그다. 결국, 빙질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 빙상연맹은 이번 대회를 위해 아이스하키에 적합한 딱딱한 얼음이 아닌 피겨에 적합한 무른 빙질로 바꾸는 노력을 기울였다.

목동 아이스링크 관계자는 "빙질을 잘 유지하기 위해 제습시스템을 완벽하게 가동했고 온도 조절도 충분히 했다. 수질 관리에도 문제가 없도록 했고 링크 대관도 최대한 자제했다"라고 전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호평을 받지는 못했다. 이날 여러 선수들을 대회에 참가시켰던 한 지도자는 "목동은 피겨 대회를 치르기에 적합하지 않은 빙질이다. 대회를 앞두고 무르게 했다고는 하지만 딱딱한 성질이 남아 있는게 사실이다. 평소보다 아이들이 더 넘어졌다. 점프를 위해 도약하려다 스케이트에 이물질이 걸리곤 했다"라고 말했다.

일단 김연아는 모든 문제의 원인 분석은 뒤로하고 깔끔한 대회 마무리를 선언했다. 6일 프리스케이팅에 나서는 그는 "잘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실수를 해서 정신이 없었다. 좋게 마무리하겠다"라며 최선을 다한 연기를 약속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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